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둔 MBC 월화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극본 김반디, 연출 박원국)의 인기 요인 중 하나로 주연만큼이나 빛났던 조연들의 활약을 꼽는다.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메워주는 조연들의 개성 만점 연기가 시청률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배우 김민규(32)도 도드라지는 조연 중 하나였다. 김민규가 연기한 상도 여객 버스 기사 김선우는 사건의 발단이 되는 인물로 극 초반 비중 있게 등장했다. 지난달 28일 드라마 종영 후 스타뉴스와 인터뷰한 김민규는 "의미 있는 작품을 같이 하기 돼 영광스러웠다"며 "액션신이 많았는데 사고 없이 잘 끝나서 안도감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극 중 김선우는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하고 부당해고를 당한 버스 기사였다.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 체불 임금 시위 현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김선우의 모습은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김)선우는 자기 일에 고달픔을 느끼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가진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었던 것 같아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인물이라, 오히려 연기하기 더 어려웠어요. 특별함을 찾기보다는 평범함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보여야 할지 고민을 많았죠."
아직 미혼인 그는 김선우를 연기하기 위해 아버지의 모습을 되돌아봤다고 털어놨다. 버스 기사의 묵묵하고 먹먹한 삶을 담아낸 책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도 정독하며 캐릭터 연구에 몰두했다.
김민규는 "저자인 버스 기사님도 가장이시더라"며 "버스 기사님들의 고충이나 개인적인 기록들이 세세하게 적혀 있어서 연기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김민규는 고등학생 역할도 소화했다. 근로감독관 조진갑(김동욱 분)이 고등학교 체육교사였던 시절, 당시 제자였던 김선우의 모습이 드라마 중간중간 삽입됐던 것.
"전 작품에서도 종종 했었기 때문에 큰 이질감이 들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힘들었어요.(웃음) 10년 넘은 일이라 기억이 잘 안 나거든요. 다행히 (류)덕환이 형이나 (김)경남이 등 동창으로 나온 배우들이 저와 같은 고충을 겪고 있어서 '으쌰으쌰' 했던 것 같아요."
작품 안에서 김선우는 철저히 '약자'였다. 학창 시절엔 상습적으로 학교 폭력을 당한 피해자였고, 사회에 진출해선 임금 체불과 부당해고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비정규직 근로자로 그려졌다. 작금의 현실에서도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되는 것들이다. 김민규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학교 폭력을 직접 경험한 적은 없지만, 대학교 다닐 때 학우에 대한 어려움이 있던 고등학생 친구를 만난 적이 있어요. 그때는 위로의 말만 건넸던 기억이 나는데, 막상 이번에 드라마를 하고 나니 '그 정도 차원에서 그칠 일이 아니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한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적 접근이 필요한 문제라는 인식이 생겼죠."
비정규직의 고충도 제법 공감하고 있었다. 야구장 인형 탈, 꽃집, 신문 배달, 공사장, 아파트 경비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통해 얻은 경험은 김선우가 처한 현실을 이해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생계수단으로 일을 하지만 어떤 보장이 안 된 채로 일하다 보면 불안감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개인이 갖는 불안감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는 것 같아요. 여러 사회 문제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목소리를 내고 메시지를 던지다 보면 차츰 인식이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인터뷰②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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