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저 분노할 줄만 알았을 뿐 무엇도 해주지 못했다.'
자막을 뒤로 김승우의 뜨거운 눈물이 비쳐졌다. 비단 김승우 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대다수가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꼈을 것이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 독도 방문을 통해 우리 국민들에게 다시금 독도의 존재에 대해 각인시켰다. 한창 일본과 독도 문제로 시끄러운 이때에 '1박2일'의 이번 방문은 진한 감동과 함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가 독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이날 여행은 새벽부터 이뤄졌다. 전날 경북 안동에서 멤버들이 세계 각지에서 온 재외동포들과 복불복게임 등 '예능'에 충실했던 '1박2일'은 갑자기 이들에게 독도행을 통보했고 버스에서 불편한 잠을 자며 강원 동해시 묵호항으로 이동했다. 독도행 배가 떠나는 곳이다.
이때까지 멤버들이나 재외동포들은 그저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여행의 피로도 있겠지만 독도행에 대해 그다지 큰 감동을 느끼지는 않는 것 같았다. 재외동포들 역시 말로만 듣던 독도란 곳에 간다는 '신기함'이 커보였다.
하지만 독도가 이들의 시야에 나타나는 순간. 멤버들, 재외동포들 그리고 시청자들의 가슴에는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묵호항에서 3시간의 항해 끝에 도착한 독도는 '홀로섬'이라는 이름처럼 동해 망망대해 위에 홀로 외로이 떠있었다. 멤버-재외동포들의 감동은 여기서 극에 달했다. 눈물을 흘리는 이도 있었다. 김승우와 주원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고, 이제껏 독도에 무관심했던 것을 반성하기도 했다.
주원은 눈물을 훔치며 "이제까지 독도에 대해 너무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승우의 눈물에 제작진은 "그저 분노할 줄만 알았을 뿐 무엇도 해주지 못했다'는 자막을 내보내기도 했다.
어찌 멤버들만의 '반성할 일'일까. 이 자막에 가슴 먹먹한 시청자들이 많았을 것이다. 멤버-재외동포들이 보여준 '독도는 우리 땅 우리는 대한민국인'인 티셔츠 퍼포먼스나 이어진 대형 태극기 퍼포먼스보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눈물이 주는 감동이 더했다.
'1박2일'의 이번 독도 방문은 일본이 방위백서에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라 8년째 주장하고,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박종우 선수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었다 메달 수상이 보류되는 등 독도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 와중에 방송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방송 직전인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이 건국 이래 처음으로 국가원수로서 독도를 방문, 일본과 마찰을 빚는 상황에서 이어져 더욱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1박2일'의 독도 방문은 지난 7월 27일~28일에 걸쳐 이뤄졌고 앞서 언급한 사안들보다 앞선다. '이슈'에 편승한 것이 아닌 '1박2일'만의 '독도 사랑'인 것이다.
이날 방송 후 시청자들은 주요 포털 게시판과 각종 SNS를 통해 "정말 감동적이었다", "홀로 떠 있는 독도의 모습에 눈물이 밀려왔다", "독도에 대해 많은 생각과 반성을 하게 했다", "독도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겠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어쩌면 대통령의 '전격 독도 방문'보다 '1박2일'의 이번 여행이 국민들에게 주는 감동과 반성이 더 클지도 모른다. 그게 '1박2일'의 힘이고, '국민예능'의 가치이자 존재 이유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