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호 PD가 없는 '무한도전'이라니"
MBC 장수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팬들이 '멘붕'에 빠졌다. 지난 4일 프로그램의 연출자인 김태호 PD가 프로그램을 떠나는 것을 논의 중이라는 것이 알려지자 시청자들의 반응을 뜨거웠다.
김태호 PD는 '무한도전'을 만들고, 13년째 지켜온 사람이다. 그는 단순한 예능프로그램 연출자가 아닌, 크리에이티브한 '무한도전'을 이끌고 지킨 인물이다.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에서 가지는 상징성은 상상 이상이었다. 많은 팬들이 '김태호 없는 '무한도전'은 상상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김태호 PD 없는 '무한도전'은 현실이 돼 가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이 시즌제를 선언하고,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 김태호 PD가 프로그램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MBC측은 "3월 말 봄개편을 맞이하여 '무한도전'이 일정기간 휴식을 갖고 시즌제로 가느냐, 아니면 기존 제작진에 휴식을 주고 새 제작진이 이어가느냐 등 여러 방법을 놓고 '무한도전' 멤버들과 회사가 논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김태호 PD는 프로그램을 떠나겠다는 자신의 뜻을 이미 사측에 전달했고 함께 프로그램을 지키던 작가진도 함께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무한도전'의 차기 연출자로 낙점된 최행호 PD가 새로운 작가진들과 팀을 꾸리고 있다는 전언.
'무한도전' 팬들로서는 떠나겠다고 말한 김태호 PD가 서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시즌제로 바꾸고 쉬다가 지금 제작진과 멤버들이 같이 가면 안되느냐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김태호 PD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김태호 PD는 10년 넘게 '무한도전'을 지키며, 스스로가 계속 도전했다. 늘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고, 늘 제대로 완벽하게 하고 싶어했던 김태호 PD는 토요일에 한 편의 예능을 내놓기 위해 1주일을, 한달을 그리고 1년을 고민했다. 그의 SNS에는 치열하게 고민하고, 지치고 힘들어 했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
주변 관계자에 따르면 김태호 PD는 항상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 스트레스가 많았고, 그로 인해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항상 새로운 것을 고민하는 김PD이기에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보여줄 것이 없다는 것에 대한 걱정도 컸을 것이다.
김태호 PD는 최근 기자에게 "사실 '무한도전'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을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잖아요"라며 "오래된 프로그램이고 항상 같은 사람들이 일을 하는 프로그램이라 새로운 것보다는 하던 것을 하는게 익숙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던 김태호 PD와 '무도'의 멤버들 모두 어느 정도는 '새로움'에 대한 한계를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무도'속 김태호 PD의 존재감은 그 어느 출연자보다도 크다. 그렇기에 PD가 바뀌는 것에 대한 영향도 다른 프로그램과 비교할 수 없다. 변화의 바람 속에서 항상 토요일을 책임지던 국민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13년 만에 갈림길에 섰다.
지금까지 한국 방송가에서 그 누구도 10년 넘게 한 프로그램을 연출한 전례가 없다. 13년째 '무한도전'을 지킨 김태호 PD는 이미 예능계에 한 획을 그었다.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을 지킨다면, 팬들로서는 고마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가 '무한도전'을 떠난다고 해도 박수를 쳐야 한다. 김태호 PD가 지금의 '무한도전'을 놓아야 대신 제2의, 제3의 '무한도전'이 만들어 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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