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정우성부터 웹툰 작가 조석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자기님들이 '유퀴즈'에 출격했다.
29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직업의 세계' 특집으로 꾸며졌다. 영화배우 정우성, 호텔 도어맨 권문현, 디지털 장의사 김호진, 웹툰 작가 조석 등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첫 자기님으로 호텔 도어맨 권문현이 출연했다. 그는 "제가 시골에서 고생을 아주 많이 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농사도 지어보고, 가축도 길러보고, 벌도 길러보고 모든 일을 다했는데 먹고 살 길이 막막했다. 주물공장에서 손에 피가 나도록 근무도 해봤다. 친구의 친구가 '호텔이라는 곳에 면접을 보지 않겠냐'고 하더라. 신선하고 편하고 좋을 것 같아서 한 번 해보겟다고 면접을 갔다. 5~6일 뒤에 연락 와서 출근할 생각이 있냐고 했다"라고 말했다.
권문현은 자기님은 정년퇴직을 한 뒤 다시 일을 하고 있다고. 그는 "다시 일을 시작할 땐 즐겁더라. 일 자리 있다는 자체가 즐겁고 나갈 수 있는데가 있다는 자체가 즐겁더라. 가족들이 다 좋아했다. 매일 출근할 때 아내가 아직도 현관문 바깥에서 '잘 다녀오라'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인사 해준다. 너무 으쓱한다. 나이 먹어서 직장을 다니니 아내가 서포트 해주는 것 같아서 좋다"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자기님으로 출연한 건 배우 정우성이었다. 정우성은 "코로나19 때문에 콘셉트가 변형이 됐다. '유퀴즈' 초반에 길을 걷다가 (시민들과) 우연히 만나서 '정말 따뜻하고 세상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많구나'라고 공유할 수 있었다. 그때 너무 재밌게 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별로냐'는 유재석의 물음에 "코로나19로 인해서 프로그램이 안타깝다"라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또한 '잘생겼다'는 말에 대해 "오랫동안 속마음은 언제나 똑같고 감사하다. 그런데 '네 알아요', '짜릿해', '늘 새로워'라고 농담을 하니까 재밌게 봐주셔서 편하게 넘어간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우성은 영화배우라는 직업에 대해서 '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영화가 다루는 건 우리 모두의 일상의 단편이다. 우리 모두가 어떻게 보면 꿈속에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일상을 반짝 반짝하게, 가치있는 것에 대해서 영상화 시키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천직인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배우 아니었었으면 뭐 했을 것 같아요?'라고 하면 모르겠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덤볐던 거 같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나서 저에게 천직이 된 거다. 천직이었기 때문에 주어진 건 아닌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정우성은 배우가 된 후 미안한 사람으로 가족을 꼽았다. 그는 "어렸을 적에 빨리 사회로 뛰쳐나왔고, 엄마는 연민의 대상이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우성은 영상편지를 통해 "엄마를 볼 때마다 한 여성으로서의 삶이 저렇게 힘들기만 해도 될까 그런 마음으로 봤던 것 같은데 참 수고 많으셨다. 앞으로는 좀 더 큰 사랑과 존중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여생을 보내시길 바란다"라고 어머니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국내 1호 디지털 장의사 김호진이 세 번째 자기님으로 등장했다. 디지털 장의사란 의뢰인의 잊힐 권리를 구현하기 위해 온라인상의 부정 게시물, 허위 사실 보도, 악성 댓글을 삭제해 주는 직업이다. 김호진은 "한달에 200건에서 300건의 의뢰가 들어온다. 100건 미만은 원 단위, 100건 이상은 월 단위다. 건당 계산할 때는 3만 원에서 300만 원까지다. 연령층으로 봤을 때 10대, 20대, 30대, 40대 순으로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 그러나 청소년들에게는 무료로 해주는 대신 사회 봉사 20시간으로 대체한다. 사명감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의뢰를 할 때 울기만 한다. 본인이 한 달에 용돈 5만원 받는데 한 달에 만원 씩 할부로 내겟다는 친구들도 있고, 어떤 친구는 2년 뒤에 성인이 되는데 아르바이트 해서 갚을테니 급하게 먼저 삭제해달라고 한다. 그걸 어떻게 돈을 받겠나"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에 거액의 의뢰를 거절한 경험에 대해 언급했다. 김호진은 "최근 N번방 사건인데, 그 방에 있었던 사람이다. 직업, 직장, 이름 등 신상 정보가 오픈이 됐다. 가족에게 피해가 가니까 삭제를 해달라고 하더라. 한 건에 1억 원을 준다고 하더라. 의뢰를 받을 수 없어서 바로 거절했다"라고 말했다. 삭제 과정에 대해서는 "디지털 장의사는 4차 산업에 포함되어 있는 직종이다. 부정적인 것인지 부정적이지 않은 것은지 일일이 분석해서 삭제한다. 삭제 요청을 할 때도 거기에 맞게 문구도 다 일일이 작성한다. 손이 많이 가는 인력 중심의 비즈니스라고 볼 수 있다"라고 전했다.
네 번째로 등장한 자기님은 웹툰 작가 조석이었다. 조석은 "'마음의 소리'가 몇 주 전에 완결이 났다. 마감에 쫓기지 않는 것도 너무 신기하다. 만끽하고 있다고 해야하나? 되게 섭섭하거나 우울할 거라고 생각을 했었다. 도리어 그런 감정은 제 주변 분들이 느끼는 것 같다. 전 생각보다 '너무 깔끔한데'라는 기분이 든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마지막 화를 올리면서 '아 예전보다 못 웃기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박수 받을 거라는 생각을 아예 못했다. '그냥 욕만 안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었다. 걸어가는데 뒤에서 박수 소리 들리는 기분이었다. 만화가로 살면서, 웹툰 작가로 살면서 웹툰을 하나 완성하는 기분이 들어서 너무 좋다. 기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조석은 자신의 직업 만족도에 대해서 최상을 나타냈다. 그는 "너무 좋다고 하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영화를 보면 너무 좋을 때 나쁜 생각이 든다. 좋은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 같다고 말로 표현을 많이 한다. 이 세계관에서 내가 만든 캐릭터들이 작동하는 걸 보는 게 너무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다. 휴대 전화에 육성하는 게임하는 것처럼 계속 만지는 것과 똑같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은퇴사도 읊었다. 멋있는 버전과 그냥 버전 두 가지로. 조석은 "세상에 재밌는 게 많은데 만화 그리는 걸 그 중에서 가장 재밌어 했던 저한테 잘했다고 해주고 싶다. 그냥 은퇴사면 은퇴하기 싫었는데.."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생각보다 만화가가 정년이 없다. 연재처가 없으면 은퇴하게 되는 거다. 이 나이에 이렇게 될 줄 몰랐는데 나 더 그릴 수 있는데"라고 덧붙였다.
한편 앞선 제헌절 특집 당시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 자기님이 언급했던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의 진범을 잡은 황상만 형사 자기님도 출연했다. 그는 약촌오가리 살인 사건의 진범을 잡은 영화 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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