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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성큼..해외여행 예능 재개? PD들이 본 전망 [★창간17]

'위드 코로나' 성큼..해외여행 예능 재개? PD들이 본 전망 [★창간17]

발행 :

윤성열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달라진 제작 환경 /사진='백종원의 골목식당', '트롯신이 떴다', '라디오스타' 방송 화면 캡처
코로나19 사태로 달라진 제작 환경 /사진='백종원의 골목식당', '트롯신이 떴다', '라디오스타' 방송 화면 캡처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해 1월 20일. 어느덧 1년 8개월여의 세월이 흘렀지만 국내는 물론 전 세계가 코로나19 유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국내 확진자 수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2000명대를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방송가도 촬영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쉽사리 잦아들지 않을 거라는 전망은 있었지만 '일상의 정상화'가 이렇게 어려울 줄 예상이나 했을까. 스타뉴스가 지난해 5월 방송업계 관계자들을 상대로 설문을 진행했을 당시에도 코로나19 시국이 올해까지 이어질 것이라 전망한 관계자는 15명 중 3명에 불과했다.


그 사이 방송가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특히 시대 변화에 민감한 예능은 화상 연결로 방청객을 대신하거나 야외 버라이어티보다 스튜디오 토크, 사연 중심의 포맷에 집중하는 등 다양한 보완 방안을 모색했다.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세는 꺾이지 않고 있지만 백신 접종 건수가 늘어나면서 방역당국은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위드(With) 코로나' 체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영국, 싱가포르 등은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 중심의 방역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 가능할까

'위드 코로나' 시대는 방송가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새로운 방역 전략과 체계로 현장 상황이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데 공감하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 가능성에 대해선 생각이 갈렸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연출상 제약이 많이 따랐던 촬영 현장에 조금은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머지않아 자가격리 조치 등으로 사실상 불가능했던 해외여행 예능이나 방청객을 현장에 동원하는 이벤트도 방역지침 준수 아래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스페이스래빗 유일용 제작본부장은 "방송가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는 시점보다 미리 앞서 그에 맞는 방송기획을 준비할 것"이라며 "관객이 들어오는 대형쇼는 물론 여행 예능프로가 물밀듯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분명 그에 따른 여론이 나뉠 수도 있지만 방송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경제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위드 코로나' 체제 전환에 방송가가 예의주시하는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좀처럼 종식되지 않는 상황에서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방송가도 최근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촬영이 중단되는 등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제작진이 방역 강화를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매니지먼트사가 섞여 있는 업계 성격상 어떤 경로로든 코로나19가 퍼질 수 있는 현실이다.


티캐스트 조서윤 제작총괄국장은 "현재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델타 변이'와 동절기가 다가오면서 사실상 제작진은 매일매일이 불안하고 살얼음을 걷는 심정으로 제작을 이어가고 있다"며 "어찌 보면 노이로제 혹은 파라노이드(편집증)가 걸릴 정도로 촬영이나 편집 시 방역 수칙에 어긋나는 장면을 방지하기 위해 노심초사하면서 제작하다 보니, 스트레스도 더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논란으로 비판을 받은 '보이스킹' /사진='보이스킹' 방송 화면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논란으로 비판을 받은 '보이스킹' /사진='보이스킹' 방송 화면

"당분간은 글쎄..비대면 유지" 신중론도

지난 6월 종영한 MBN 서바이벌 프로그램 '보이스킹'은 90여 명의 경연 참가자들이 마스크 없이 무대 위에 오른 모습을 여과없이 방송해 거센 질타를 받았다. TV조선은 지난 9월 자사 예능 프로그램 '뽕숭아학당' 출연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자 방송 종사자들의 백신 우선 접종을 요청했다 역풍을 맞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중한 입장도 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비대면 시대에 걸맞은 프로그램들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것. SBS 박성훈CP는 "정책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이뤄져도 현실적으로 100% 완벽한 코로나 종식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의 복귀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결국 예능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가치를 잘 반영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여행 예능 등이 돌아올 수는 있겠지만, 전반적으로는 개인화되고 비대면화된 사회 분위기와 정서에 대한 깊이있는 공감에 기반한 프로그램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국장도 "아직도 거의 1년은 코로나19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제작을 할 수 밖에 없을 듯하다"며 "아마도 외국 여행이나 대규모 관객(방청객)이 동원되는 장르나 소재는 당분간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리만족을 위해 국내 여행이나 '먹방'은 당분간 계속 인기 장르로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광고 시장이 위축된 만큼 채널간, 프로그램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어서 방송가 전체적으로, 더 많은 프로그램이 파일럿 형태로 짧게 론칭되고, 오로지 승자만이 살아남는 시청률과 연계된 편성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레귤러물보다는 시즌물이나 파일럿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조금은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방역 특권' 논란..모호한 방역지침 개선해야

방송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느슨한 방역 의식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방송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에게 '방역 특권'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연예인들이 방송 출연 중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예외 조항이 있지만, 코로나19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만큼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유 본부장은 "스태프들은 현재 코로나19 사전 검사는 물론 무조건 마스크를 쓰고 촬영을 진행하고 있지만 출연자들은 표정과 원활한 대사 전달을 위해 한 공간에서 부득이하게 마스크를 벗고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얼마 전에 논란이 되긴 했지만 방송 출연자 백신 우선 접종 의견이 제작자로서 충분히 공감이 간다"고 전했다.


박CP는 "방송 제작 현장에서 기준으로 삼을만한 지침이 모호한 편"이라며 "제작진은 어떤 상황에서도 방송 중단만은 피해야 한다는 직업적 사명감과, 비대면 제작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방송 제작의 현실적 여건 사이에서 늘 어려운 판단의 기로에서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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