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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尹 당선인 출연 후 역풍..폐지 요구→정치 싸움[안윤지의 돋보기]

'유퀴즈' 尹 당선인 출연 후 역풍..폐지 요구→정치 싸움[안윤지의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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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일 '유퀴즈'에 출연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일 '유퀴즈'에 출연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열심히 프로그램을 쌓아올렸던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이 한 순간에 무너질 판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출연 건으로 시청자들의 반발을 샀던 '유퀴즈'가 방송 후엔 더 큰 역풍을 맞았다.


지난 20일 방송된 '유퀴즈'에선 '한 순간에 인생이 바뀐다'란 주제로 여러 인물을 다뤘다. 가장 먼저 등장한 인물은 윤 당선인이었다. 이전과 다르게 다소 삭막하고 삼엄한 환경 속에서 진행된 촬영분은 정제된 분위기였다. 유재석은 "사실은 여기가 지금 보면 알겠지만 분위기가 보통이 아니다. 굉장히 삼엄하고 '유퀴즈'에서 보지 못한 분위기다. 우리도 상당히 당황스럽긴 하다"라며 "솔직히 얘기 드리면 부담스럽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다"라고 거듭 자신의 감정을 내비쳤다.


윤석열은 "(출연 의지와 참모진의 추천) 반반이다. 국민들이 많이 보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 한번 나가보라고 해서 나오게 됐다"라며 당황해하는 유재석에 "안 나올 걸 그랬나요"란 대답을 남겼다. 이후 그는 자신의 취향, 사법고시 시절 등을 회상하며 과거 이야기를 전했다.


약 20분 분량의 인터뷰 영상이었지만, '유퀴즈' 측도 조심스러웠던 걸까. 지난 방송분 예고편은 물론, 윤 당선인 출연 회차인 150회엔 포털사이트에 어떤 설명도 제공되지 않았다. 심지어 공식 영상에도 윤 당선인 출연 영상분은 게재돼 있지 않다. 윤 당선인의 출연 사실이 알려진 뒤로 시청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들의 주된 의견은 정치인의 출연이 프로그램 취지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유퀴즈'는 본래 거리에서 인터뷰를 진행, 시민을 만나는 예능이었다. 즉석에 인터뷰가 요청되는 만큼, 돌발 상황은 자주 발생했으며 그로 인한 생동감은 어느 프로그램에서도 따라갈 수 없는 트레이드 마크였다. 이를 꾸준히 쌓아온 '유퀴즈'는 매니아층을 형성하며 tvN의 장수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유퀴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됨에 따라 포맷을 약간 변경했다. 전문직 종사자, 모델, 배우 등 여러 직업에서 대단한 기록을 세운 인물을 만났다. 거리 예능 '유퀴즈'의 최대 위기였던 코로나19는 아주 현명한 방법으로 돌파한 것이다. 이는 지난 1월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나눴던 '유퀴즈'의 박희연CP도 "코로나19 후 이런 생동감은 느낄 수 없지만 초대되는 분들에 대한 내면의 이야기, 우리가 되게 가슴에 와닿고 울림이 있는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걸 잘 발전을 시키는 것 같다"며 인정하는 바였다.


/사진제공=tvN
/사진제공=tvN

이렇듯 타 예능프로그램과 다르게 인간사에 초점을 맞춘 '유퀴즈'는 탄탄하게 자신만의 길을 나아갔다. 따뜻하고 힐링을 선사하는 '유퀴즈'의 분위기는 윤 당선인의 출연으로 한 순간에 달라졌다. 유재석 뿐만 아니라 제작진들 까지도 어색하고 딱딱한 모습을 보였고 티키타카가 되는 예능식 인터뷰 보다도 질의응답에 가까운 수준의 방송이었다. 실제 현장은 달랐는지 모르겠지만, 편집된 영상을 보는 시청자들 입장에선 충분히 불쾌감을 가질만한 요소다.


또 '유퀴즈'가 역풍을 맞은 건 이 뿐만이 아니다. 21일 미디어오늘은 문재인 대통령 측이 '유퀴즈' 출연 의사를 밝혔으나 프로그램 측에서 고사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된 내용 속엔 CJ ENM 측에서 "사실 무근"이라고 한 답변도 존재했다. 그러나 이날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 의전 비서관 탁현민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당선자의 출연 여부와는 별개로 청와대를 상대로 한 CJ의 거짓말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라며 대통령과 청와대 이발사, 구두수선사, 조경 담당자들의 프로그램 출연을 문의했으나 제작진은 숙고 끝 CJ 전략지원팀을 통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다'는 요지의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폭로했다.


그는 "당시 프로그램 담당자와 통화한 기록이 있고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J가 (출연을)요청받은 바 없다고 언론에 거짓말을 한 것은, 그 거짓말 자체 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라며 "우리가 제작진의 거절을 군말없이 받아들인 것은 그 프로그램을 존중해서였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이전 정부에서는 그 당연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라고 덧붙였다.


뒤 이어 김부겸 국무총리도 출연을 타진했다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뉴스1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께 코로나19 4차 유행 전 단계적 일상회복을 준비하며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김 총리의 '유퀴즈' 출연을 검토했다. 하지만 제작진 측은 앞서 문 대통령에 대한 거절 의사를 밝힌 것과 같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김 총리의 출연 요청을 거절했다고 전해졌다.


결론적으로 '유퀴즈'의 윤 당선인 출연은 시청자들의 분노와 폐지 요구, 더 나아가 정치 싸움으로 번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정당하다고 봤다. 정 평론가는 "출연자의 색은 제작진이 결정하는 부분이다. 여기에 시청자들이 섭외와 관련 '어울리지 않다'라고 비판할 수 있는 입장도 맞다. 기존 해왔던 방송의 흐름이나 방향성이 윤 당선인 출연과 적절치 않다고 볼 수 있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평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단순히 당선인의 출연 사실을 비난했을 땐 과도하게 예민하지 않았나 싶지만, 추후 문 대통령과 김 총리의 출연 제안을 거절했단 내용들이 알려졌다. '유퀴즈'는 일반인과 길바닥 인터뷰를 진행 하다가 사회 명사들이 출연하는 일반 토크쇼로 전향했다"라며 "이 때문에 정치인도 당연히 출연 가능하다. 그러나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가 제공돼야 하는데 대놓고 한 쪽만 못 나오게 한다면 꽤 사회적으로 논란 될 여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유퀴즈'와 유재석은 이번 논란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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