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평론가 김갑수의 황영웅 두둔 발언이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다. 오히려 더욱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
김갑수는 6일 방송된 유튜브 '팟빵 매불쇼'에서 패널들과 함께 학폭 논란에 대해 사과한 황영웅의 MBN '불타는 트롯맨' 자진 하차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허재무가 "'불타는 트롯맨' 1위였던 황영웅이 데이트 폭력, 학교 폭력, 군 생활 문제로 논란을 낳았는데 이제서야 하차했다. 폭력 전과가 알려진 후에도 방송은 강행이 됐다"라며 "황영웅을 감싸던 제작진이 역풍을 맞는 느낌이다. 논란 속에서도 1차전에서 최종 1위를 차지했다. 황영웅은 여론을 돌리려고 1위를 하면 우승상금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최욱은 "억울하면 강행하든가, 폭력이 사실이면 사과해야 하는데 하차하면서 제작진에게만 사과했다. 반쪽짜리 사과도 아니고 0쪽짜리 사과"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런데 김갑수는 "황영웅 이슈에 관심이 없다가 방송, 기사를 보고 재미있는 포인트를 발견했다. 그래도 황영웅을 옹호한다는 팬들이 거세게 저항하는 글들이 있었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이고 "옹호 팬덤들이 고연령층이었다. 폭력에 대해 10대, 20대와 감수성이 다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갑수는 "폭력의 정도가 지금 10대들이 학교에서 느끼는 민감함과 다르다"라고 말을 잇고 "나도 폭력적이던 시절을 살았다. 온갖 폭력을 본 사람들에겐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데, 지금 학생들은 모든 것이 봉쇄돼 있다. 분출구가 없다 보니 평소에 내재된 분노가 학폭에 쏠리면 반응이 커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김갑수는 "저는 상대적으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됐다. 정순신 아들과 너무 대비됐다. 정순신 아들 건은 화가 많이 났다. 이건 제도 폭력이고 권력형 폭력이다. 분개해야 한다"라면서도 "하지만 추상적이어서 분노가 포착이 안 된다. 주먹질은 포착이 많이 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거칠게 살아온 놈은 연예인이 되면 안 되나 생각이 든다. 상상을 초월한 범죄자라면 얘기가 다르다. 살인 전력을 숨겼다든지 유아 성범죄를 저지른 자가 활동을 한다고 하면 곤란하다 싶은데 황영웅은 주먹질을 한 사람이다. 그런 애들은 많다"라고까지 말했다.
김갑수는 "분노가 어떤 취약한 사람들을 향해 쏟아질 때 국가 폭력이나 제도 폭력 등에 이런 것들에 대해선 둔감하다. 눈앞에 보이는 주먹질에 대해선 말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라며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연예인 중에 주먹 좀 쓴 사람들이 있다. 민감함은 옹호하지만 잘못 산 걸 노래로 부르고 괴롭힌 애들 찾아가 보상해주고 살면 안 되는가. 온 동네 화살을 맞으니 얘가 대응을 못 한다. 온 매스컴이 떠들었는데 무죄인 경우도 많다"라고 답했다.
황영웅은 "익명의 커뮤니티 고발 문서 하나로 악마로 몰리는 사례를 많이 봤다. 제가 보기에 황영웅은 억울하지 않다. 폭력적이었던 건 사실인 것 같은데 이 사람이 영원히 사회활동을 못 할 정도의 악행을 저지른 수준인가에 대해선 이견이 많다"라며 "반성도 하고 재능을 마음껏 발휘해 사회적으로 올바른 행동을 하는 걸 지켜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갑수의 말대로 실제로 황영웅이 '불타는 트롯맨'에서 하차했음에도 황영웅 공식 팬카페 파라다이스에는 황영웅을 위한 여러 총공 일정과 '스타 서베이' 투표 정보가 공지사항으로 올라와 황영웅과 황영웅이 부른 노래 '안 볼 때 없을 때' 이 두 문구를 네이버 검색어로 총공해 띄우자는 공지까지 올라올 정도로 황영웅을 향한 지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불타는 트롯맨' 우승 후보로 꼽혔던 황영웅은 생방송 결승 1차전 무대까지의 결과에서마저도 홀로 500점대를 돌파하며 1위를 차지했지만 2016년 폭행 전과, 학폭, 자폐아 괴롭힘, 데이트폭력, 군대문제 등 수많은 사생활 논란으로 대중에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하면서 7일 방송되는 '불타는 트롯맨' 결승전 2차전 불참이 확정됐으며 오는 4월 29일과 4월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진행 예정인 '불타는 트롯맨' 전국투어 콘서트 서울 공연 무대에도 서지 않는다.
최욱의 말대로 황영웅은 "결승에 들어간 상황에서 나로 인해 피해를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지난 방송에 참여하면서 너무나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를 믿어주신 제작진, 동료 여러분들께도 죄송하고 부족한 나를 응원해 주신 여러분께도 이것이 맞는가 괴로웠다"라고 토로했고 "사실이 아닌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저를 믿어주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꼭 바로잡고 싶습니다"라는 글도 덧붙이면서 자신을 향한 의혹에 반박할 여지가 있음도 내비쳤다.
황영웅의 전격 하차 발표 속에 황영웅을 지지하는 댓글들은 여전히 적지 않았다. 팬들은 "진짜 이건 아니라고 봅니다 볼트 제작진 콘서트 간다 좋아했는데 꿈이냐 생시냐? 그럼 단독 콘서트라도 하세요 영웅님 이대로 끝은 아닌거죠? 제발요", "이건 안됩니다 무슨 어린시절일가지고 노래도 못하게 이게 안됩니다", "악플러가 사람 길을 막고" 등의 글들도 등장했다.
일단 '불타는 트롯맨' 마지막 방송에서 황영웅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게 됐지만 그 이후의 행보는 또 다른 이야기다. 황영웅이 '불타는 트롯맨' 이후 새로운 행보를 준비함과 동시에 자신의 여러 의혹에 대해 반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도 하다. 여기에 황영웅을 지지하는 팬들까지 굳건히 충성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연예계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 학폭 이슈를 바라보는 새로운 국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런 가운데 이번 김갑수의 방송에서의 이 발언은 적지 않은 파장이 될 수 있다. "이 사람이 영원히 사회활동을 못 할 정도의 악행을 저지른 수준인가"라는 의문을 가지며 "황영웅은 주먹질을 한 사람이다. 그런 애들은 많다"라고 언급한 것의 의미는 '너무 마녀사냥하지 말고 봐줄 수 있는 거 아니냐'에 더해 사실상 당시의 학폭 분위기가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는 건가.
물론 황영웅의 잘못이 없다고 얘기하려는 뜻으로 말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황영웅을 두둔하려는 자세를 취한 것 역시 분명히 피해자들에게는 그렇게 공감이 되는 주장으로 볼 수 없을 것 같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용서를 구한다고 모두, 무조건 그것을 받아들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황영웅이 프로그램을 자진 하차한다고 피해자에 대한 용서를 구했다고 스스로 결론을 내린 거라면 더더욱 문제는 심각할 수밖에 없다.
"민감함은 옹호하지만 잘못 산 걸 노래로 부르고 괴롭힌 애들 찾아가 보상해주고 살면 안 되는가?" 과연 피해자들을 앞에 두고서도 아무렇지 않게 저 말을 할수 있는지 묻고 싶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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