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판하며 패스트트랙 강행에 대한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알렸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하루 동안에만 일어난 일들만 해도 이 나라의 의회 민주주의는 짓밟히고 또 짓밟혔습니다. 국회의장의 어제의 행동들은 국회의 품격을 나락으로 떨어뜨렸습니다. 비록 여당 출신이지만 국회의장의 그러한 언행은 야당 의원이 저마저도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문희상 의장님의 부적절하고 불합리한 처신, 매우 유감입니다"라는 글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나경원 원내대표는 "저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궤멸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당이 한때 '보수 궤멸'을 외쳤습니다. 보수 궤멸이 아니라 대한민국 궤멸이 현 상황의 본집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는 법을 만드는 곳입니다. 그런 국회의 수장이 또 그런 국회의 일원인 국회의원이 버젓이 법을 어기면서 '날치기 통과'를 획책하고 있습니다. 야합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원내대표가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국회의원 개인의 양심과 소신을 부정하고 꺾습니다"라며 문희상 국회의장뿐 아니라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까지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은 우리 국회의 소중한 전통과 뿌리부터 무너뜨리고 있습니다."라며 "국가의 기본 틀이 깨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물러날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까지 투쟁하고 맞서 싸울 것입니다"라며 입장을 마무리했다.
한편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 24일 오전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 사보임 문제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국회의장실을 방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갈등을 빚었다. 이때 문희상 의장이 임이자 의원의 얼굴에 손을 갖다 대며 성추행 논란이 일었고, 임이자 의원은 '정신적 쇼크'로 문희상 의장은 '저혈당'으로 병원으로 향했다.
다음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입장 전문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힘겹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당 의원, 당직자, 보좌진들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께서 마음 졸이며 이곳 국회를 바라보고 계십니다.
“정말 이러다 통과되는 것 아니냐”라는 위기가 확산됩니다.
우리의 투쟁은 결코 외롭거나 공허하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들리지 않는 응원과 지지가 있음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어제 하루 동안에만 일어난 일들만 해도,
이 나라의 의회민주주의는 짓밟히고 또 짓밟혔습니다.
국회의장의 어제의 행동들은
국회의 품격을 나락으로 떨어뜨렸습니다.
비록 여당 출신이지만, 국회의장의 그러한 언행은,
야당 의원인 저마저도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문희상 의장님의 부적절하고 불합리한 처신, 매우 유감입니다.
저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궤멸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당이 한 때 ‘보수 궤멸’을 외쳤습니다.
보수 궤멸이 아니라 대한민국 궤멸이 현 상황의 본질입니다.
그 궤멸은 이른바 ‘4대 위기’를 통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헌법유린, 법률위반, 관습무시, 합의파기입니다.
첫째, 우리 헌법질서가 철저히 유린되고 있습니다.
강한 대통령 권력을 견제해야 할 삼권분립의 체계가 무너집니다.
연동형 비례제, 결국 지리멸렬, 사분오열의 야당 만들어서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국회를 무력화시키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입법부 마비 전술입니다.
공수처 설치해서 사법부, 입법부 감시, 통제하겠다고 합니다.
문재인 정권의 불로장생의 권력을 찾아 헤매다
공수처라는 불로초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정권 말 터져나올 정권 부패를 덮기 위한 ‘권력형 보험’입니다.
철저한 중립과 균형을 통해
의회의 독립성, 자율성을 지켜야 할 국회의장이
청와대 비서실장만도 못한 정권 하수인을 자처합니다.
독립린 헌법기관으로서의 권위를 땅바닥에 내팽겨치고
추락한 국회에서 허상뿐인 국회의장의 존엄만 외쳐댑니다.
저들은 궁극적으로 ‘개헌독재’를 꿈꾸고 있습니다.
자유를 삭제하고, 재산을 빼앗고, 비판을 봉쇄하려는 것입니다.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쳤던 87년 민주화 정신이
개헌강행 독재야욕에 의해 꺾이고 있습니다.
둘째, 가장 먼저 법을 지켜야 할 사람들이 법을 어기고 있습니다.
위원 본인이 원치 않는 사보임은 허가해선 안 된다고,
우리 국회법 48조는 분명히 명시하고 있습니다.
국회는 법을 만드는 곳입니다.
그런 국회의 수장이, 또 그런 국회의 일원인 국회의원이
버젓이 법을 어기면서 ‘날치기 통과’를 획책하고 있습니다.
야합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원내대표가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국회의원 개인의 양심과 소신을 부정하고 꺾습니다.
셋째, 우리 정치를 지켜온 관습과 불문율이 철저히 무시당합니다.
민주주의는 결코 법만으로는 지켜나갈 수 없습니다.
사회 구성원이 민주주의를 존중하고 지키려고 할 때
비로소 민주주의 정신은 유지될 수 있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한마디로 국민이 주인되는 것입니다.
국민은 투표를 통해 주인이 됩니다.
선거는 곧 국민 주권의 실현입니다.
그러한 선거의 룰이 바로 선거제도입니다.
선거제도를 다수의 횡포로 바꾸고 고친다면,
민주주의는 깨집니다. 그때부터 내란이 시작됩니다.
바로 이것이 다른 어떠한 법률이나 정치적 결정과는 달리,
철저히 선거제만큼은 여야 합의에 의해 했던 이유입니다.
우리당과 보수우파 정당이 절대 다수일 때도
선거제만큼은 소수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습니다.
왜냐, 당장의 정치적 이익과 권력 유지를 위해서
민주주의를 파괴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수적 우위를 앞세어 소수를 무시하는 정치 행위가
바로 민주주의의 타락과 ‘중우정’의 원인입니다.
다수의 횡포는 곧 ‘독재 민주주의’에 지나지 않습니다.
관습과 불문율을 외면하는 여당과 일부 야당은
우리가 어렵게 지켜온 의회민주주의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여당 출신이어도, 국회의장은 중립과 균형을 지키려
애써왔던 것이 바로 우리 국회의 지난 전통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국회의장은
여당의 불만과 비판의 대상이 되곤 했습니다.
그만큼 정치적으로 흔들림이 없어야 하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문희상 국회의장은 그런 우리 국회의 소중한 전통을
뿌리부터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넷째, 합의와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파기합니다.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합의에 기반해서 운영하자고 했습니다.
선거제 개편은 권력구조 개편과 함께 검토하자는 합의도
지금 와서는 휴지조각처럼 됐습니다.
김관영 원내대표, 사보임은 없을 거라고 약속했습니다.
오신환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겠다고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스스로 약속을 저버렸습니다.
단 하루 만에 본인의 약속을 뒤집는 모습, 경악스러웠습니다.
권력의 노예가 된 한 정치인의 안타까운 몰락을 지켜봤습니다.
헌법유린, 법률위반, 관습무시, 그리고 합의 파기.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의 기초 질서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바탕부터 깨지고 있습니다.
국가의 기본 틀이 깨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물러날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까지 투쟁하고 맞서 싸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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