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꺼비 소주'를 많이 팔아야 하나? '아이유 소주'를 많이 팔아야 하나? 제조사와 자영업자의 속사정은 어떨까
하이트진로가 지난 달 소주 '참이슬 후레쉬' 알코올 도수를 0.4도 낮춘다고 밝혔다.
올해만 두번째로 '참이슬 후레쉬' 도수를 기존 16.9도에서 16.5도로 낮춰 새롭게 출시했다. 참이슬의 알코올 도수는 지난 2019년 3월 17도로 낮아진 이후에 지난해 5월 16.9도로 더 낮춘 바 있다.
소주업계에서는 최근 소비자들이 낮은 도수 소주를 선호함에 따라 소비자 음용 패턴을 고려해 도수를 점점 낮추어 왔다. 특히 지난 해부터 저도주를 앞세워 홈술족 과 혼술족 시장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현재 참이슬 오리지널의 경우 20.1%인데, 참이슬 후레쉬가 처음 출시했을 때 만해도 오히려 오리지널 제품보다 높았다. 하지만 저도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는 현재까지 내려오게 되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K씨(55세)는 '소주하면 하는 과거 독주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순한 소주가 대세가 되며 오히려 애주가들에게는 술을 더 마시는 악영향도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하이트진로는 2019년 4월 16.9도로 선보인 뉴트로 콘셉트 소주 '진로이즈백(이하 진로)'의 알코올 도수도 2년만인 지난 3월 16.5도로 낮췄다. 젊은 MZ세대 소비자층에서 진로 수요가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는 16.5도짜리 진로와 16.9도짜리 참이슬 후레시 투트랙 전략을 이어오다 이번에 참이슬 후레시의 알코올 함량을 낮추면서 두 제품의 도수는 같아졌다.
소주시장을 대표하는 참이슬 후레쉬와 진로이즈백의 도수가 같아지게 되자 자영업자들의 불만도 나오게 됐다.

현재 주류업계에 따르면 참이슬 후레쉬의 도매 출고가(1박스)는 4만6700원이며, 진로이즈백의 출고가는 4만4700원이다. 참이슬 후레쉬 출고가가 진로이즈백보다 4.4%(2000원) 비싼 셈이다.
자영업자 A씨는 "같은 회사 소주 제품이고 도수도 같지만 우리 식당입장에서 도매상으로부터 받는 소주 가격은 차이가 나 진로이즈백을 판매하는 것이 더 이익이다"고 말한다.
참이슬 후레쉬와 진로이즈백 두 소주가 도수가 같아지게 되며 자영업자 입장에서 혼란이 발생한 셈이다.
소주의 경우 원가의 대부분이 주정에서 발생하는데, 알코올 도수를 내리면 주정 값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참이슬 후레쉬가 이익에 더 기여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류업체가 도수를 낮추면 주정(酒精) 사용량이 줄어 제품 제조원가를 줄일 수 있고, 출하량도 증가해 매출과 이익이 모두 늘어난다.
일각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후레쉬와 진로이즈백의 가격 정책을 동일하게 책정하기로 결정한 후 가격 조정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후레쉬 가격을 낮추기 보다 진로이즈백 가격을 높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진로이즈백 가격을 인상하면 하이트진로의 이익은 더 늘어나게 된다. 진로이즈백의 월평균 판매량은 약 100만박스로 한 달에 20억원, 1년에 240억원의 이익이 더 발생한다는 전망도 있다.
서울 강남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출이 지난해보다 반토막 난 상황에서 소주 공급가 오른다는 루머가 있다며 이중고, 삼중고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류 도매업체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진로이즈백 가격을 올린다고 했다가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으로 원점에서 다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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