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영화 '주먹이 운다'

'매 맞는 복서' 최민식이 실컷 맞고 돈도 떼어 먹히는 수모를 당했다. 12일 영화 '주먹이 운다'(감독 류승완·제작 시오필름)의 경기도 분당 촬영현장에서 매 맞는 복서 태식으로 분한 최민식이 '얍삽남'에게 실컷 맞고 '매값'도 떼어 먹히는 연기를 펼쳤다.
하루 전에는 미니스커트의 여성과 힘센 남자에게 맞고, 이날은 '얍삽남'에게 또 다시 두드려 맞은 최민식. 이제 '맞는 연기'에는 이골이 났을 법한 그를 정작 힘들게 한 것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다.
체감 온도가 영하까지 떨어진 이날 얼굴에 물을 뿌리고 촬영에 임한 최민식은 찬 공기에 목이 쉰 듯 거친 기침을 해댔다. 테이크가 끝날 때마다 실내에서 몸을 녹였지만 어느새 뺨과 손은 붉게 부풀어 올랐고, 카메라에 입김이 잡히는 바람에 여러 번 NG도 났다.
마지막 장면에 등장한 임원희 역시 입이 얼얼해지는 고통을 참고서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빨아야 했다. 컷 사인이 떨어질 때마다 냉기를 쫓으려는 듯 "허어~ 허~" 하는 숨소리를 내는 임원희의 코믹한 표정에 스태프와 구경하던 시민들도 웃음을 지었다.

#1. 매 맞고 돈은 떼이고
방금 손님을 받아 피곤해진 태식(최민식)에게 '얍삽하게 생긴' 한 남자가 걸어온다. 태식은 이리저리 피하려 하지만 남자는 태식을 톡톡 때리며 약을 올린다. 태식이 성질을 참지 못하고 주먹을 뻗으려 하자 남자는 순간 움츠러들고, 결국 주먹을 뻗지 못한 태식에게 미친 듯이 펀치를 날린다.
타임벨 소리에 겨우 살아난 태식이 한숨을 돌리고 있을 때 염장을 지르는 남자의 한 마디. "아저씨 카드 안 되죠?"
결국 잔돈이 없다며 내민 9천원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태식은 웃는 듯 우는 듯 허탈한 웃음을 짓는다.

#2. 아이템 괜찮은데?
하루 일을 끝마치고 숨을 돌리는 태식. 땀에 젖은 글러브를 벗고 목을 축인다. 한숨을 쉬며 밤하늘을 올려다 보던 태식은 노래를 흥얼거린다.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그때 뒤에서 슬며시 다가온 원태(임원희)는 아이스크림을 빨며 말을 던진다. "아이템 괜찮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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