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극장가에 '수능 특수'는 없었다.
10월과 11월은 통상적으로 극장가의 비수기. 그러나 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영화관으로 몰려드는 수능 시즌은 대개 다른 주보다 30% 이상 관객이 증가하는 시기다. 때문에 많은 영화사나 홍보사들은 수능을 맞아 특별 마케팅을 벌이며 영화를 집중 홍보하곤 한다.
그러나 지난 17일 대학수학시험능력평가가 치러진 뒤 극장가는 다른 때와 다름없이 한산한 모습을 연출했다. 수능이 끝난 직후 주말인 지난 20일과 21일 서울 극장가를 찾은 관객은 모두 31만2000여명. 수능 당일에도 극장을 찾은 수험생 관객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같은 수치는 예년에 비해 30% 이상 줄어든 것. 11월 5일이 수능시험이었던 지난해에는 직후 주말 관객이 전주에 비해 35%가량 폭증해 44만여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수능 바로 앞 주말과 다음 주말의 관객 수가 별 차이가 었었다.
이를 두고 관계자들은 수험생들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대형 화제작이 없다는 점을 수능 특수가 사라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지난해 수능시즌에는 매트릭스 시리즈의 완결편 '매트릭스3-레볼루션'이 개봉되며 인기몰이를 했고 '위대한 유산', '영어완전정복', '황산벌' 등 한국영화 화제작들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개봉 3주차에 접어든 '내 머리속의 지우개'가 힘이 달리는데다 이렇다할 대작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
관계자들은 이밖에 사회 전반적인 불황으로 수험생이나 관객들의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졌다는 점을 거론했다. 수능 당일 치러진 한국과 몰디브의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전도 수험생들의 극장행을 가로막은 이유로 지적됐다. 이 경기는 당시 35%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전 국민의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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