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대반지를 파괴하러 모르도르로 가는 프로도의 심정이었다."
영화 '괴물'(제작 청어람)이 봉준호 감독이 SF괴수영화에 처음 도전하면서 겪었던 마음 고생을 영화 '반지의 제왕'에 빗대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은 8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괴물'의 제작보고회에 참석, 3년여에 걸친 제작기간 동안 많은 반대·의심과 싸워야 했다고 털어놨다.
지금은 지난 칸국제영화제에서 큰 호평을 받고 700만 달러 이상의 해외 판매실적을 올리면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지만 처음 영화를 제작했을 때는 '웬 이무기 영화냐?', '영화 경력에 오점을 남기지 마라'라는 이야기까지 들었을 정도라고.
봉준호 감독은 전작 '살인의 추억'의 스태프를 대부분 다시 불러들여 작업한 것도 이같은 의심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관객을 선택하기 전에 선택해야 할 대상이 바로 배우와 스태프"라는 봉 감독은 "저 자신도 처음 시도해보는 장르여서 나를 대책없이 믿어줄 것 같은 우군과 작업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얼마나 절박한 심정이었는지 촬영 전 스태프 및 배우들과 함께 MT를 갔을 때는 술을 마시고 '절대반지를 파괴하러 가는 프로도의 심정'이라는 멘트를 날리며 프로도 옆에 샘이 있었던 것처럼 여러분들이 내 샘이 되달라고 이야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절절한 호소가 있은 뒤 몇몇 사람들로부터 '감독님의 샘이 되겠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어보인 봉준호 감독은 "영화를 완성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제게는 큰 의미"라며 벅찬 감흥을 표시했다.
영화 '괴물'은 한강변에 나타난 괴생물체와 매점을 하는 소시민 일가의 눈물겨운 사투를 그린 작품. 오는 7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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