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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조금은 심했던 초절정 영화카피

2006 조금은 심했던 초절정 영화카피

발행 :

김관명 기자

상업영화가 자기 영화 홍보에 공을 들이는 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가 뭐라 할 사람이 없다. 아니, 요즘 시대엔 홍보 마케팅 제대로 못하는 게 오히려 팔불출이다. 애교만점의 닭살형 자화자찬 홍보문구부터, 침소봉대 근거희박에 절로 눈살이 찌푸려진 막가는 카피까지. 올해 기억에 남는 '조금은 셌던' 영화포스터 카피와 홍보자료 문구를 뽑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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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살형 "애교로 봐주세요"


설경구 조한선 주연의 '열혈남아'는 두 톱스타 팬클럽 시사회에서 아주 닭살스러운 홍보카피를 뽑아냈다. 영화 시사회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일본 팬들의 반응을 종합정리한 것. 대부분의 영화 홍보카피는 영화홍보대행사가 맡는데 분명 이 카피를 쓰면서 당사자도 닭살이 돋았음이 분명하다. "'열혈남아'에 쏟아지는 일본 팬들의 찬사!! 한국어 몰라도 느낌은 통해요!"


'가문의 부활'과 '한반도'도 이런 닭살형 자화자찬 카피 주자에서 빠질 수 없다. '가문의 부활'은 극중 봉명필(공형진)의 액션을 무려(?) 토니 자 주연의 '옹박'에 비유했다. "'옹박'은 가라~ 이제 '봉명필'이 온다!"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는 7월 개봉을 전후해 '미션 임파서블3' 등 할리우드 영화의 강세를 겨냥, 다분히 민족주의적이고 올림픽적인 카피를 만들었다. "한국영화 정상탈환 쾌거! 각 극장 추가 프린트 요청 쏟아져!"


하지만 자화자찬 닭살 카피의 지존은 역시 올초 개봉한 전지현 정우성 이성재 주연의 '데이지'가 아닐까. 영화 예고편 공개에 맞춰 '예고편 주연배우 캡처유행, 대박조짐!' '한국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영상!' '한 편의 오케스트라의 협연을 감상한 느낌' 등의 초절정 닭살카피를 쏟아냈다.


이밖에 "천지를 뒤흔들 세기의 대결이 시작된다"(묵공) "듣도 보도 못한 놀라운 본 예고편 공개"(구미호가족) "눈물+감동=행복, 관객들 이구동성"(우행시) "박지빈, 천재소년 배우의 등장"(아이스케키) "괴물, 전세계 관객들을 사로잡다"(괴물) 등 영화카피들의 닭살행진은 영원한 현재진행형이다.


무임승차형 "우리와 상관은 없지만.."


잘 나가는 영화나 배우를 어떻게든 자신의 영화와 결부시킨 '무임승차형'도 눈에 띈다. 특히 인지도가 낮은 외화의 경우, 네티즌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여 '이런 이런 영화 캐릭터로는 어떤 국내스타가 1위'라는 식으로 관심을 끌어모으는 것이 이런 유형에 포함된다.


한국영화 중에서는 백윤식 봉태규 주연의 '애정결핍 두 남자'가 백윤식의 아들 백도빈을 마케팅 포인트로 끌어들였다. 주연배우 백윤식이 '범죄의 재구성' '타짜'에 이어 '애정결핍 두 남자'에 출연했으며, 그의 아들 백도빈도 '너는 내운명' '괴물' '타짜'에 출연, 흥행영화에는 이들 부자가 있다는 사실을 '친절히' 환기시킨 것. 그래서 나온 카피가 '이제 극장가는 백 부자가 접수한다' '흥행영화 안에 우리 부자 이름 있다'이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정우성 김태희 허준호 주연의 '중천'은 판타지 대작임을 내세워 '반지의 제왕'과 맞비교에 나섰다. 한국형 판타지 대작 '중천'과 할리우드형 판타지 대작 '반지의 제왕'을 놓고 네티즌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 해서 영화사측이 인용한 네티즌 멘트가 바로 "'반지의 제왕' 저리가라! 스펙터클한 대서사시 중천, 완전 대박 기대작입니다.(네티즌 누구누구)"


김상경 박용우 주연의 '조용한 세상'은 두 배우의 전작 지명도를 십분 활용했다. "'살인의 추억' 김상경의 분노 & '혈의 누' 박용우의 카리스마가 만났다." 이밖에 "뮤지컬 영화의 괴물이 나타났다"(삼거리극장) "'누가 그녀와 잤을까?' 안에 '가문의 부활' 있다"(누가 그녀와 잤을까) "이한위, 대한민국의 숀 펜"(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마파도 할매들도 울고간 '무도리' 예고편 대공개"(무도리) 등도 남의 명성에 살짝 기댄 대표적인 홍보문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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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초신경 자극형 "일단 읽어보시라니깐요"


"김해숙, 살인자를 아들로 맞아들여?!" 영화홍보카피가 아니라면 당장 사회면 기사가 될 만한 내용이다. 하지만 이 자극적 카피는 김래원 김해숙 주연의 '해바라기'측이 일반시사회 반응을 토대로 뽑아낸 홍보카피. 자신의 아들을 죽인 사람을 양아들로 맞아들인 영화설정에서 착안한 것이다.


지강헌 사건을 극화한 이성재 최민수 주연의 '홀리데이'는 지강헌과 관련된 사건사고식의 홍보문구를 거의 시리즈로 만들었다. 사회적 논란이 영화흥행으로 이어진 '실미도' 학습효과인 셈이다. "지강헌 사건 탈주범 3명, '홀리데이' 보고싶다" "'홀리데이', 대구교도소 시사회 불허 통보" "'홀리데이', 마지막 탈주범 심경고백!" "'홀리데이', 마지막 탈주범 교도소 인터뷰 무산" "'홀리데이', 당시 실제 경찰관 소감 남겨 화제"..


이밖에 "'스페셜 뮤지컬 동영상 '똥싸는 소리' 대공개"(삼거리극장) "아찔하고 위험한 섹시파티 Oh~Hot!!"(누가 그녀와 잤을까) "만나도 눈치 못채게 만나란 말이야 이 미친 놈아~!!"(연애참) "내 껀, 큰~~디"(잘 살아보세) "썰어 담궈 묻어"(가문의 부활) "즐기면서 사는 고딩들의 fun뻔하고 Sex시한 로맨스"(다세포소녀) 등 '고전적인' 눈길끌기용 홍보문구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이젠 영화카피나 홍보문구에도 '관람등급'을 매겨야할 형편이다.


신조어 창출형 "이 말 모르시면 안돼요"


"완소 영원님..저 우행폐인 되지 싶네요." 이것이 무슨 말일까. 강동원 이나영 주연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우행시)은 네티즌들의 신조어를 적확하게 포착, 카피로 활용했다. 즉 '완전 소중'을 줄인 인터넷 은어 '완소'에, 주연배우 강동원 이나영을 묶은 '영원', 이제는 영화 원제목보다 줄인 제목이 더 익숙한 '우행시'를 결합시킨 것. 이어지는 카피는 닭살형이다. "2006 감동 기대작 '우행시', 개봉전 네티즌 기대감 폭발!!"


하지만 올해 영화마케팅에서 등장한 대표 신조어를 꼽으라면 역시 '흔들녀'가 아닐까. '다세포 소녀'의 여주인공 김옥빈이 교복차림으로 섹시댄스를 추는 영상이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이를 영화사측이 다시 "문제의 '흔들녀' 동영상 최초공개" "'흔들녀2' 공개후 영화 홈피 서버 다운" 식으로 활용한 것이다.


한편 한국영화가 하도 조폭과 양아치에 올인하다보니 이와 관련된 신조어 카피도 양산됐다. 내년 1월 개봉예정인 김석훈 주연의 '마강호텔'은 구조조정을 당한 조폭의 이야기. 해서 이 영화가 내세운 카피는 '1월, 서민형 조폭들이 몰려온다'. 송강호가 가정에서는 딸 걱정에 여념없는 평범한 '형님' 역할을 맡은 '우아한 세계'는 '생활누아르'라는 아주 기발한 신조어를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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