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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피기 좋은날', 섹시하되 야하지 않은

'바람피기 좋은날', 섹시하되 야하지 않은

발행 :

전형화 기자
사진

섹시하되 야하지는 않다. 노출하되 파격은 없다. 베드신은 가득한데 웃음을 준다.


오는 2월8일 개봉하는 '바람피기 좋은 날'(감독 장문일ㆍ제작 아이필름)은 톱스타 김혜수와 윤진서가 바람으로 일탈을 꿈꾸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심의가 반려될 정도로 야했던 예고편과 18세 등급을 받았다는 점으로 뭇 남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29일 서울극장에서 기자 배급 시사회를 가진 '바람피기 좋은 날'은 이같은 기대를 반영하듯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 시사회를 두 번에 걸쳐 진행했다.


마침내 공개된 '바람피기 좋은 날'은 그러나 파격을 피했으며, 불륜 코드를 최대한 가벼운 터치로 담았다. 두 배우의 노출을 잔뜩 기대했던 사람들이라면 영화가 전하는 발랄함에 어리둥절할 수도 있다.


바람 피우는 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는 유부녀 이슬(김혜수)과, 대화 없는 남편과 아이 키우는 단조로운 일상에 지친 유부녀 작은새(윤진서)는 인터넷 채팅을 통해 각각 어리버리한 대학생(이민기)과 저돌적인 증권맨 여우두마리(이종혁)와 만남을 갖는다.


외딴 모텔을 찾은 두 커플이 할 일은 또 무엇이 있을까. 연하남을 키워 잡아먹는 재미를 톡톡히 즐기는 이슬과, 잠자리보다 이야기에 더 관심이 있는 작은새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육체적 대화를 시도한다.


하지만 즐거운 꿈도 결국은 끝이 나는 법. 남편에게 불륜 현장을 들킨 이슬은 경찰서에 끌려가던 중 탈출을 감행하고, 여우두마리에 점점 더 탐닉해가던 작은새는 결국 이별을 통보받는다.


"제 물건 엄청 커요" "그럼 지금 꺼내봐" (이민기-김혜수)


"정말 나쁜 여자는 줄 듯 하면서 안주는 여자에요" "정말 하고 싶을 때 하면 더 좋아요"(이종혁-윤진서)


'바람피기 좋은날'은 절반이 베드신으로 채워져 있지만 정작 야한 것은 대사 뿐이다. 침대에서는 인디언 놀이가 진행되며, 사랑을 나눌 때 기승전결이 뚜렷한 이야기를 귓전에 대고 들어야 한다.


바람을 피우다 들켜도 경쾌하다. 액션영화처럼 추격신이 등장하고 자동차 폭파 장면까지 연출된다. 삶에 권태를 느낀 30대 여성의 사랑을 바람이라는 코드를 통해 들여다본다는 설정 때문인지, 영화에서 바람은 불장난이 아닌 장난처럼 묘사되며 다른 불륜 소재를 다룬 작품처럼 선악으로 단죄하지도 않는다.


그러다보니 애당초 밝은 캐릭터인 김혜수는 별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일탈을 꿈꾸는 윤진서의 캐릭터 전개에는 허점이 드러난다. 이야기에 집착하던 작은새가 야외정사를 강행하도록 바뀌는 데 설명이 부족하다.


'바람피기 좋은 날'은 두 바람난 유부녀의 만남을 힘든 여성들의 연대로 그려 단순한 섹스 코미디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섹스와 노출에 초점이 맞춰지는 게 이 영화의 안타까움이라면 안타까움이다. 18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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