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서장원(24)은 중견 탤런트 서인석의 아들이라는 점이 뒤늦게 알려지며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그를 먼저 주목하게 한 것은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를 놀라게 했던 '용서받지 못한 자'였다. 그는 부조리한 군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끝내 좌절하는 엘리트 대학생 승영 역으로 섬세한 연기를 펼친 그를 영화계의 새 재목으로 꼽은 이들도 여럿이었다.
이후 1년 만에 촬영에 들어간 두 번째 작품 '포도나무를 베어라'(감독 민병훈)는 1년이나 표류하다 최근 힘겹게 개봉을 확정지었다. 갈등에 빠진 신학생 수현으로 분한 그의 첫 단독 주연작이니 기뻐 들뜰 만도 하건만 "처음부터 믿음이 있었다"며 담담한 모습이다.
뜨거운 기대를 뒤로한 채 느릿느릿 자신의 고집대로 필모그래피를 채워가고 있는 그는 전혀 조급함이 없어 보였다.
"상업영화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안한 마음은 없어요. 신중하고 싶을 뿐이에요. 천천히 제가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한 살 먹으니까 미래를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돼요. 경직돼 있던 게 많이 풀렸다고 할까요. 성숙해진 느낌이죠."

행보만이 느릴 뿐 그는 욕심도 포부도 크다.
최근 서장원은 "세계 10대영화제를 다 돌아보겠다"고 각오를 세웠다. '용서받지 못한 자'로 시작된 국제영화제와의 인연이 이번에도 변함없었던 탓이다. 첫 작품으로 부산국제영화제와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했던 그는 '포도나무를 베어라'로 부산영화제에 이어 체코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을 확정지었다.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제영화제와 인연이 있긴 있나봐요. 이런 게 운명인지 모르지만. 부산국제영화제도 세계 10대 영화제에 들지 않을까요? 그럼 벌써 3개잖아요. 배우로서 저는 이제 시작이니까, 장기적으로 베를린에도, 베니스에도, 모스크바에도 다 가보고 싶어요."
아버지를 연상시키는 곱상한 얼굴과 꼬리가 살짝 올라간 눈매는 그를 더욱 예민하고 얌전하게 보이게 한다. 서장원은 "하나의 컨셉트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일 뿐, 시간이 지나면 인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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