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헤니가 '입양아'가 된 까닭은?

영화 '마이 파더'는 주한미군이 되어 친아버지를 찾아나서는 입양아와, 살인혐의로 사형수가 된 친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리는 휴먼 드라마다.

혼혈 스타 다니엘 헤니가 입양아 역할을, 중견 배우 김영철이 친아버지 역할을 각각 맡아 현재 60% 가량 촬영을 마쳤다.

연출자 황동혁 감독은 미국에서 영화를 유학하며 칼 윤 주연의 단편영화 '미라클 마일'로 호평을 받으며 입양 혹은 입양아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2004년 칸 국제영화제 초청작이면서 2005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도 상영됐던 '미라클 마일' 이후 또 다시 입양아의 이야기를 그리는 황동혁 감독은 다니엘 헤니를 캐스팅한 까닭에 대해 "입양아 등 미국내 소수자들이 겪는 소외감과 정체성의 혼란 등을 다니엘 헤니 역시 경험했을 것이다고 믿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석 달 동안 촬영을 이어온 것도 "이를 확인하는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입양이라는 소재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온 까닭은.

▶고모가 미국 입양아이다. 고교 시절 고모가 처음으로 가족을 만나러 왔을 때 기억이 많다.

-극중 입양아가 주한미군으로 설정됐다.

▶실제로 고모가 주일미군이었다. 입양아들 중에는 시민권이 바로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군인이 되면 혜택과 지원을 많이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미국내 소수자들이 군이 되는 경우도 많다. '마이 파더'의 주인공 역시 그런 이유에서 군인이 됐다.

또 군대는 자기 자신을 바꿀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미국에서 곱게 자란 캐릭터지만 어쩔 수 없는 공허감으로 한국으로 가는데 그냥 가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바꿔 온다는 설정을 넣기 위해 군인으로 잡았다.

-극중 친아버지는 사형수이다.

▶극단적 설정이다. 입양아의 이야기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나 상봉 프로그램이 영화보다 더 슬프다. 그것보다 더 슬플 수 없다. 단순한 만남을 그리는 이야기가 아니라면 아버지 캐릭터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형수가 되기까지 과거 속 미스터리나 비밀을 넣고 싶었다. 극적 재미를 준다는 것도 포함됐다.

-김영철, 다니엘 헤니와 작업하는 것은 어떤가.

▶신기하다. 김영철은 아버지 연배, 다니엘 헤니는 동생 같다. 또 김영철은 순수 한국인 혹은 임금의 이미지나 아버지의 모습을 많이 간직해왔다. 다니엘 헤니는 외국에서 태어나서 자랐다. 이처럼 상반된 이미지의 두 사람과 재미있는 경험을 하고 있다. 한국과 영어를 섞어가며 연출하고 있다. 지금은 그것도 자연스러워졌다.

-다니엘 헤니를 캐스팅한 배경은.

▶처음엔 누구에게 이 역할을 맡길 지 고민이 많았다. 사실 다니엘 헤니는 '내 이름은 김삼순' '봄의 왈츠' 등의 드라마에서 잘 생긴 로맨틱 가이였다. 매력적이다.

하지만 '마이 파더' 속 캐릭터를 외모가 너무 잘 생긴 다니엘 헤니에게 맡긴다는 게 맞는 걸까 하는 생각도 했다.

6년 정도 미국 유학 생활을 하며 입양아들 혹은 코리안 아메리카나 등 소수자들이 주류사회에 편입되지 못한 채 소외의 상처를 안고 사는 경우를 봤다. 그런 아픔이 그들 가슴 속에 다 있다.

혼혈인 다니엘 헤니 역시 한국에서 로맨틱 가이의 역할을 맡겨 그럴 뿐 그 내면에선

인간 다니엘 헤니가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입양아들이 실제 겪는 소외감과 정체성의 혼란 등을 그도 분명 경험했을 것이라는 봤다. 지금까지 작업은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끼는 기간이었다.

황감독의 말에 다니엘 헤니는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묻고 답을 구하게 된다"면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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