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스파이더맨3'가 강력한 흥행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23일 또 하나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가 개봉한다.
영화계와 극장가에 따르면 두 영화는 무려 전국 1200여개의 스크린을 '점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스크린 싹쓸이' 논쟁이 다시 한 번 점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현재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가입한 스크린은 1705개관. 아직 가입하지 않은 상영관 및 극장을 포함하면 이보다 조금 많은 수의 스크린이 영화를 상영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파이더맨3'와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의 국내 수입배급사 소니픽처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 코리아에 따르면 '스파이더맨3'의 경우 주중 600여개관에서 상영 중이다.
또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는 670여개관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경쟁작인 한국영화 '밀양'의 경우 300여개 개봉관에서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스파이더맨3'와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라는 2편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전국 스크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물론 '스파이더맨3'의 흥행 장세와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에 대한 관객의 관심과 이를 반영하는 극장의 상영 프로그램 배치 전략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스크린쿼터 축소 이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극장 및 상영관 장악이라는 충무로의 우려는 더욱 현실화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영화 관계자들은 최근 '스크린쿼터 축소 이후 한국영화의 현황'에 관한 토론회에서 스크린쿼터 축소로 제도 준수에 대한 극장의 부담이 사라졌다는 점에 대한 우려와 위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와이드 릴리스 배급 전략과 홍보 마케팅 비용 투자에 있어 상대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대한 극장의 쏠림 현상도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거기서 나온다.
많은 영화 관계자들은 "다양한 영화를 관람할 관객의 권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더욱이 소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상영관을 장악한다면 한국영화 상황에 대한 위기감은 더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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