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곽경택 감독이 영화 '사랑'에서 주연배우 주진모와 박시연의 음주 연기(?)를 유도했다고 밝혀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곽경택 감독은 5일 오후 5시 부산 해운대 피프 빌리지 야외무대에서 가진 펑 샤오강 감독과의 오픈토크 도중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이끌어내기 위해 술을 마신다"면서 이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곽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서로 솔직해져야 한다. 빠른 시간에 솔직해지기 위해서는 술을 마신다"면서 "'사랑'에서 주진모와 박시연이 고교시절 옥상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에서 둘 다 소주 한 병씩을 마셨더니 연기 감정이 살아나더라"고 말했다.
이어 곽 감독은 "또 영화에 출연한 이휘향의 경우 아예 촬영장에 소주를 들고 나타났다. 연기를 하면서 취한 연기와 정말 취해서 하는 연기는 다르더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 분도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연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곽 감독의 이 같은 이야기를 듣던 펑 샤오강 감독은 "그런 침대에서 찍는 장면도 그렇게 하냐
"고 물어 좌중을 폭소케했다. 이에 곽 감독이 "그래서 베드신이 적다"고 재치있게 답하자 다시 펑 감독은 "그런 장면을 찍을 때 불러달라"고 말해 또 한 번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날 오픈토크는 재치있게 자신의 영화관을 밝힌 펑 샤오강 감독 덕에 시종 유쾌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2년 전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펑 샤오강 감독과 심사위원을 맡으며 인연을 맺었다.
한편 곽경택 감독은 "'사랑'이 '친구'의 속편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솔직히 시나리오를 쓰면서 그런 지적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곽 감독은 "그런 질문을 받게 되면 '네'라고 대답하려 했다. 다른 이야기를 하려 했지만 그런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이야기를 하려 했으니 판단은 관객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곽 감독은 "감독을 하겠다고 결심한 데는 선생님 한 분의 공이 컸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뉴욕에서 영화를 공부한 곽 감독은 "그곳에 가서도 딱히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생각이 절실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선생님 한 분의 영화에 대한 열정을 보고 감동했으며 그 분에게 잘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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