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Logo

'와인 미라클', 와인영화? 지레 겁먹지 마세요

'와인 미라클', 와인영화? 지레 겁먹지 마세요

발행 :

김건우 기자
사진

'와인 미라클'은 와인에 관한 영화다. 하지만 처음부터 지레 겁먹을 필요 없다. '신의 물방울'처럼 끝없이 열거된 와인 이름도, '디캔팅' 같은 와인 기술도 나오지 않는다. 영화는 1976년 새내기 와인이 전 세계를 뒤흔든 역사적 사건을 차분하게 그린다.


1976년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이 영국인 스티븐 스페리에의 주도로 진행된 블라인드 시음회에서 세계 최고로 꼽힌 프랑스 와인을 꺾고 레드와 화이트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캘리포니아 와인은 장인 정신과 깊이가 없는 와인으로 취급 받았다.


영화는 '어떻게 캘리포니아산 와인이 수상할 수 있었는가'에 초점을 맞추지만 단순히 그들의 장인 정신에 주목하지 않는다. 그들이 포도를 어떻게 기르고 어떻게 보관하고 이런 내용들은 영화에 크게 담겨 있지 않다. '와인 미라클'은 화이트 와인 '샤토 몬텔리나'를 만든 실제 주인공 바렛 부자와 그들이 맺는 인간관계를 심도 있게 다뤘다.


완벽주의와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짐 바렛(빌 풀만 분)과 달리 아들 보 바렛(크리스 핀 분)은 야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소비해간다. 두 사람은 와인에 열정은 있지만 '캘리포니아 와인'에 대한 고정관념 앞에 좌절한다. 영화가 보여주는 그들의 모습은 농부들의 마음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힘들게 자란 포도만이 더 달콤한 향과 맛을 품듯이 캘리포니아 태양 아래서 삶의 의미와 무게도 충실이 익어간다. 사람 내음이 은은하게 풍기는 습한 바람 속에서 바렛 부자는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천재적 와인제조가 구스타보(프레디 로드리게스 분)와 인터 샘(레이첼 테일러)의 우정과 사랑은 영화의 또 다른 활력소다.


영화는 차분한 전개 속에 '샤토 몬텔리나'가 최고 와인으로 평가 받는 사건을 그려 긴장감을 더했다.


짐 바렛이 혼신을 다해 만든 와인이 맛은 좋았지만 색깔이 갈색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이 브라운 와인은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포도 속의 천연 갈색 효소가 산소와 완벽하게 차단될 경우 나타는 현상. 지금도 여전히 신의 경지라 불리는 브라운 와인에 당황하고 해결해가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영화의 원제인 '보틀 쇼크'(Bottle Shock)는 와인을 병에 담거나 옮기는 과정에서 부주의로 인해 향이나 맛이 변했다가 시간이 흐르면 돌아오는 일시적인 현상을 뜻한다.


영화는 실제 '샤토 몬텔리나'가 완성되는 농장에서 촬영됐다. 지금도 캘리포니아 농장에서 와인제조를 하고 있는 실제 인물 바렛 부자는 영화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황량해 보이는 포도밭에서 일몰을 기다리며 와인 한잔에 행복감을 느끼는 신은 영화의 명장면이다.


'해리포터' 시리즈에 스네이프 교수로 출연한 알락 릭맨, 미국 드라마 '고스트 앤 크라임'에서 드발로스 검사를 맡은 미구엘 산도발 등 눈에 익숙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11월 13일 개봉, 12세 관람가.


주요 기사

연예-영화의 인기 급상승 뉴스

연예-영화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