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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슬픈 극장가, 100만 영화 한편도 없었다

추석 슬픈 극장가, 100만 영화 한편도 없었다

발행 :

전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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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음식만큼 다양한 상차림을 내놨던 올해 추석 극장 대첩이 끝났다. 최대 1000만 시장까지 내다봤던 올 추석연휴지만 성적표를 받아본 관계자들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추석을 앞둔 16일 개봉한 10여편의 영화 중 연휴기간 동안 단 한편도 100만명을 넘어서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24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추석영화들이 대거 개봉한 16일부터 연휴 마지막날인 23일까지 '무적자'가 93만 5444명을 동원해 이 기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그렇다고 '무적자'가 계속해서 추석 흥행 왕좌를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같은 날 개봉한 '시라노'가 뒤를 바짝 쫓고 있기 때문이다. '시라노'는 같은 기간 동안 90만1695명을 동원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라노'는 23일에는 '무적자'를 제치고 1위에 올라 순위 변동도 예상된다.


'무적자'가 1위를 지키든, '시라노'가 1위를 탈환하든 이번 추석영화들은 씁쓸한 기운을 감추지 못하게 됐다. 일주일 가까운 연휴 기간 동안 개봉 영화 중 단 한 편도 100만명을 동원한 영화가 없기 때문이다.


한 주 앞선 9일 개봉한 '해결사'만이 140만명을 동원했을 뿐, 3위인 '레지던트이블4'는 78만명, '퀴즈왕'은 41만명, '그랑프리'는 12만명에 그쳤다.


이런 불길한 조짐은 연휴 시작부터 감지됐다. 연휴 시작인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주말에 관객이 예년보다 늘지 않았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추석 연휴 시작인 17일부터 19일까지 박스오피스 1위부터 3위인 '무적자'와 '레지던트이블4' '시라노'는 각각 30만 9831명, 29만 5224명, 26만 5553명에 그쳤다. 1위부터 10위까지 관객을 합해도 160여만명이 안된다.


이는 추석 전주인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박스오피스 1위부터 10위까지 기록과 비슷하다. 하지만 지난해 추석 연휴 10월 2일부터 4일까지 1위부터 10위 영화가 211만명을 동원한 것에 비해서는 50만명 가량 적은 수치다.


영화계에선 올해 추석 연휴에 기대가 컸다. 연휴가 긴만큼 1000만명 가량이 극장을 찾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 '타짜'와 '가문의 영광3'가 각각 684만명과 346만명을 동원한 2006년이 재현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때문에 추석연휴를 앞둔 16일 '무적자' '그랑프리' '시라노' '퀴즈왕' 등 무려 10편의 영화가 개봉했다. 각 배급사들은 스크린을 확보하기 위해 전쟁을 치렀다. 시장을 키우기보단 나눠먹기로 공멸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컸다.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다.


이는 추석 당일 물폭탄이 떨어진데다 귀향객과 해외여행객이 늘고, 영화 외에 다른 여가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는 탓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원인은 화제작이 그만큼 적은 탓이다.


지난해 추석 기간 1위부터 3위인 '내사랑 내곁에'와 '불꽃처럼 나비처럼' '써로게이트'는 주말을 낀 명절 연휴 3일 동안 각각 50만명과 40만명, 33만명을 불러 모았다. '무적자' 등 올 추석영화들이 그만큼 관객의 눈길을 끌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그나마 한국영화가 위안을 삼을 건 추석코미디영화가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는 것이다. 추석 기간 동안 매년 코미디 흥행작을 내놓으며 재미를 봤던 한국 영화는 2007년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했다. 한국영화는 2007년부터는 '본 얼티메이텀' '맘마미아' 등 할리우드영화에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올해는 '무적자'가 1위를 차지한데다 '시라노'가 추석연휴 동안 로맨틱코미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장진 감독의 '퀴즈왕'은 41만명에 그쳤지만 3억5000만원으로 제작한 것을 고려하면 선전한 셈이다.


한국 추석영화는 2006년 '타짜'가 684만명을 동원한 이래 500만명을 넘는 영화가 자취를 감췄다. 올해는 10%대 점유율을 기록중인 영화만 5편으로 2007년과 2009년의 관객 나눠먹기가 재현됐다. '무적자'와 '시라노', '레지던트 이블4'가 연휴 8일 동안 동원한 관객은 261만명에 불과하다.


추석연휴가 끝나고 성적표를 받아든 한국영화계는 이런저런 반성의 시간을 보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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