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가 끝난 9월의 마지막. 극장가에는 삶을 둘러싼 고민과 고단한 일상을 그린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코미디, 스릴러, 드라마 등 각기 다른 장르로 관객들을 유혹하는 이들 영화들. 금주 개봉하는 영화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위장 취업 백수의 캐릭터 코미디…'방가? 방가!'
영화 '방가? 방가!'는 따뜻한 웃음과 감동의 캐릭터 코미디다. 영화는 취업난에 시달리다 못한 백수 방태식(김인권 분)이 극히 동남아스러운 외모를 앞세워 부탄인으로 위장취업에 성공한다는 신선한 설정으로 88만 원 세대, 외국인 노동자 등의 사회문제를 다룬다.
물론 코미디 영화답게 심각하지는 않다. 외국인 노동자의 문제를 다뤘음에도 극악무도한 악당은 등장하지 않고,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착한 캐릭터들이다. 육상효 감독과 김인권, 김정태 등 믿음을 주는 배우들은 차별받고 냉대 받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불편한 진실마저 친근하고 따뜻하게 그려냈다. 오는 30일 개봉.
◆세 번의 살인으로 그려낸 20년…'살인의 강'
영화 '살인의 강'은 중학생 시절 절친했던 두 친구 동식(신성록 분)과 승호(김다현 분)가 첫 사랑의 죽음 이후 겪게 되는 잔혹한 운명과 비극을 담은 영화다. 주한미군이 윤락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윤금이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으며, 영화 속 세 번의 살인사건을 통해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한국 사회의 단면을 그렸다.
영화는 개인의 비극을 바탕으로 시대의 비극을 그린다. 동식과 승호는 검사와 어부로 서로 다른 길을 걷지만 결국 살인사건과 얽히며 파멸로 치닫는다. 군사정권 시절의 주먹구구식 수사와 사람을 죽이고도 죄 없이 풀려나는 미군의 모습은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하기에 충분하다. 오는 30일 개봉.
◆마음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기…'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완벽해 보이는 삶을 살고 있는 저널리스트 리즈(줄리아 로버츠 분)를 통해 삶과 인생의 의미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8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문득 권태로움을 느낀 그녀는 이혼과 여행을 경험하며 성장한다.
그녀의 삶의 터전이었던 뉴옥과 화려한 풍광의 이태리, 평화로운 인도와 푸른 바다의 발리까지. 진정한 행복을 찾아 4개국을 향하는 그녀의 발걸음을 쫓는 것으로 관객들은 잠시나마 고단한 현실을 잊고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는 30일 개봉.
◆돈이 지배하는 더러운 세상…'빗자루, 금붕어 되다'
영화 '빗자루, 금붕어 되다'는 고시원을 배경으로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른 중년 남자의 일상을 그렸다. 유해진의 동생 유순웅을 비롯해 김재록 최유진 등 비전문 배우를 캐스팅했으며, 지난 2008년 11월 그리스에서 열린 제49회 데살로니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관심을 모았다.
영화는 달동네 고시원에 기거하는 50대 남성 장필(유순웅 분)의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그려냈다. 순수한 장필은 돈을 빌려준 청년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고 여자에게 사기를 당하는 등 돈이 지배하는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상처받는다. CCTV를 통한 영화의 시선은 범죄에 빠져드는 그의 모습마저 차가운 시선으로 담아낸다. 오는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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