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킬힐처럼 아찔하고 매혹적이다. 구두 공장을 살리려는 찰리와 부츠 디자이너로 변신한 드랙퀸 롤라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킹키부츠'가 국내 관객을 찾았다.
'킹키부츠'는 지난 해 4월 뉴욕 브로드웨이 초연 후 작품상, 음악상, 안무상, 편곡상 등 토니상에서 무려 6관왕에 오른 작품. 2014년 그래미어워드에서는 베스트뮤지컬앨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라카지', '헤어스프레이' 등 인기 쇼뮤지컬을 연출한 제리 미치레이 안무와 연출을 맡았다. '킹키부츠'의 작곡과 작사를 맡은 팝스타 신디 로퍼는 이 작품으로 토니상 작곡상을 받았다. 국내 초연은 김동연 협력연출, 양주인 협력 음악감독, 이현정 협력 안무가 참여했다.
프라이스 앤 선의 새 사장이 된 찰리 역에는 김무열, 윤소호, 지현우가 캐스팅 됐다. 자신감 넘치는 드랙퀸 롤라 역은 오만석과 강홍석이 맡았다. 프라이스 앤 선에서 일하며 찰리에게 힘이 되는 로렌 역은 정선아와 최유하가, 공장의 거친 남자 돈 역은 고창석과 심재현이 연기한다. 찰리의 약혼자인 니콜라는 '위키드'의 네사로 열연한 이예은이 낙점됐다.
3대째 남성 구두를 만들고 있는 노스햄프턴의 프라이스 앤 선, 그곳은 아버지의 인생이자 자부심이다. 구두 만드는 것에는 관심이 없던 찰리는 런던으로 떠나고자 하지만, 아버지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위기에 처한 프라이스 앤 선을 떠맡게 된다. 그는 로렌의 충고로 틈새시장을 찾고자 하고, 드랙퀸인 롤라를 우연히 만나며 드랙퀸을 위한 강한 굽과 아름다운 디자인의 부츠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디자이너로 변신한 롤라와 밀라노 슈즈 쇼를 위해 전력을 다하는 찰리의 도전은 험난하기만 하다. 반짝이는 의상과 가발, 짙은 화장을 한 롤라를 공장의 마초남 돈은 마뜩찮게 여기고, 사사건건 시비를 건다. 밀라노 쇼에 집착하는 찰리는 약혼녀 니콜라와도 소원해지고, 공장 사람들과도 갈등을 빚는다. 프라이스 앤 선의 킹키부츠를 밀라노에 소개하려는 이들의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관객은 이들의 여정을 신나는 음악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신디 로퍼가 담당한 '킹키부츠'의 음악은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팝 넘버부터 발라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20분을 채운다. 음악 이상으로 흥을 돋우는 것은 바로 롤라와 함께하는 엔젤들. 화려한 의상을 입고, 아찔한 킬힐을 신고 무대 위에서 신나고 섹시한 안무를 선보이는 엔젤들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Mnet '댄싱 9' 출신 한선천은 여자 못지않은 미모와 몸매로 환호를 받기에 충분하다.
'킹키부츠'는 충무아트홀의 가로로 넓지 않은 무대에 분리와 이동이 가능한 무대 장치들로 효율적으로 사용했다. 사장실과 화장실 등 다양한 공간으로 변모하는 2층 구조물과 이동 가능한 계단, 공장의 생산라인으로, 때로는 트레드밀처럼 쓰이는 컨베이어벨트 등 크고 작은 무대 장치와 소품들이 공장의 분위기와 화려한 롤라, 엔젤들의 공연 장면을 담아낸다.
열정이라고는 없다가 공장을 살리기 위해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찰리, 남다른 취향으로 아픔을 안고 살던 롤라, 능청스럽고 통통 튀는 매력의 로렌, 상남자 돈까지 많지는 않지만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적재적소에서 제 역을 다한다. 김무열, 오만석, 지현우, 고창석 등 TV, 스크린에서도 활약하는 스타들은 물론 정선아, 윤소호, 최유화, 강홍석 등 실력 있는 뮤지컬배우들까지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내년 2월 22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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