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Logo

'메이드인 차이나' 명확한 주제의식..투박한 포장

'메이드인 차이나' 명확한 주제의식..투박한 포장

발행 :

김소연 기자

[리뷰] '메이드인 차이나'

/사진=영화 '메이드인 차이나' 포스터
/사진=영화 '메이드인 차이나' 포스터


영화 '메이드인 차이나'(감독 김동후·제작 김기덕 필름)는 참으로 명확한 영화다. 하지만 이 주제의식을 드러내는 과정은 투박하고 거칠다 못해 어리숙하다.


'메이드 인 차이나'는 제목 그대로 중국산, 장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수은이 기준량 이상이 발견돼 수출한 장어 전량이 폐기처분 될 위기에 처한 중국인 첸(박기웅 분)이 장어 3마리를 갖고 몰래 밀입국해 재검사를 요구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그리고 한국인들이 갖는 중국산에 대한 차가운 시선과 냉대로 주제를 그려냈다.


이 과정에서 첸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검사원으로 근무하는 미(한채아 분)를 만나게 되고, 애절한 로맨스까지 선보인다.


큰 줄기만 본다면 흥미롭다. 중국산을 멸시하면서 상표를 가린 채 불법 유통되는 수은이 잔뜩 든 장어를 국내산인줄 알고 먹는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꼬집는 것도 통쾌하다. 하지만 내용을 풀어가는 힘이 부족해 이야기가 흐트러졌다.


첸을 피하고 경계심을 풀지 않았던 미가 아무렇지 않게 집에 그를 초대한다. 함께 술잔을 기울이긴 했지만 취해보이지 않았던 미는 대뜸 첸에게 달려들고, 그 둘은 잠자리를 함께한다.


두 사람의 시작이 어색하긴 하지만 어쨌든 이후 첸은 미의 집에서 함께 산다. 미가 일을 나가는 동안 첸은 장도 보고, 미가 소개해준 곳에서 일도 한다. 미를 위해 정성껏 저녁까지 준비하며 신혼부부 분위기를 풍기기도 한다.


그렇지만 두 사람의 훈훈한 모습은 거기까지였다. 미는 첸은 좋아하지만, 첸이 사온 중국산 음식엔 거부감을 드러낸다. 첸은 이런 미에게 "나도 중국산"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한다. 중국산에 대한 선입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에피소드지만, 첸과 미의 관계부터 이야기가 날뛰기 시작하니 이 장면 역시 세기만 할 뿐 강력한 설득력을 얻기엔 역부족이었다.


이후 미는 첸을 통해 중국산에 대한 인식이 바뀐다. 그리고 첸을 무시했던 사람들에게 "너희들도 다 썪었다"며 자본주의의 부조리를 직접적으로 소리친다. 영화의 주제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클라이맥스가 될 수 있었던 이 장면 역시 지나치게 직설적이고 작위적인 설정으로 이질감만 더했다.


'메이드 인 차이나' 시사회를 마친 직후 김동후 감독은 "김기덕 감독과 김기덕 필름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데, 그런 것 없이 영화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기덕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제작한 영화 중 '영화는 영화다', '풍산개' 등 흥행에 성공하거나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던 작품들과 달리 '메이드인 차이나'에서 발견된 아쉬움은 크게 느껴진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중국어 자막에서 수시로 등장하는 오타는 본격적으로 영화에 집중도 하기 전에 몰입도를 깨뜨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여기에 곳곳에서 드러난 세밀하지 못했던 전개 방식은 뚜렷한 주제의식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엉성하게 느껴지는 요소로 작용했다.


6월25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주요 기사

    연예-영화의 인기 급상승 뉴스

    연예-영화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