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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윤제균·최동훈..中으로 간 까닭은?

류승완·윤제균·최동훈..中으로 간 까닭은?

발행 :

전형화 기자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류승완, 윤제균,최동훈/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류승완, 윤제균,최동훈/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한국영화의 중국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초창기 시행착오 끝에 막대한 손해를 입고 철수했던 것과 달리, 한국에서 흥행한 영화들을 합작영화 형태로 리메이크하는 방식으로 중국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CJ E&M은 12일 중국 상하이 중화 예술궁에서 'CJ E&M 한중합작영화 라인업' 발표회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CJ E&M은 '베테랑'과 '장수상회' 리메이크와 '쿵푸로봇' 등 한중합작영화 라인업을 공개했다.


'베테랑'은 중국배우 쑹홍레이가 주연을 맡으며, '장수상회'는 청즈웨이가 감독을 맡는다. '쿵푸로봇'은 윤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며, 김용화 감독의 덱스터 스튜디오, CJ E&M, 중국의 완다 픽쳐스가 참여한다.


이 밖에 CJ E&M은 '써니' '악의 연대기' 등 자사가 투자,배급한 영화들을 중국에서 리메이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상하이 국제영화제는 한국 영화계의 중국 진출 신호탄이나 다름없다. 하지원은 오우삼 감독의 '맨헌트' 출연을 발표했다. 그간 하지원은 이병헌과 함께 '맨헌트' 출연을 놓고 오우삼 감독과 미팅을 했었다. 이병헌은 여러 사정으로 출연을 고사했다.


이민호는 한중합작영화 '바운티 헌터스'로 상하이영화제에 참석했다. 빅뱅의 멤버 탑은 중국영화 '아웃 오브 컨트롤'로 여주인공 장백지와 레드카펫에 섰다.


최동훈 감독은 상하이영화제에서 여러 제안을 논의하기 위해 현지를 찾았다. 최동훈 감독은 상하이영화제 직전 마카오에서 준비하는 국제영화제에 어드바이서 형식으로 초청됐었다.


그간 한국영화계는 세계 두 번째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었다. 2000년대 초반 '무사' 김성수 감독이 나비픽쳐스를 중국에 별도로 설립, 현지 진출을 모색했었다. 여러 한중 합작영화들도 기획됐었다.


하지만 내수시장 관리에 엄격한 중국 당국의 벽을 좀처럼 넘지 못했다. 합작영화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좀처럼 수입을 한국으로 가져올 수도 없었다. '미스터고'가 대표적인 예다.


배우들은 한류붐을 타고 중국영화에 출연하고, CG업체 등 후반 작업업체들은 폭증하는 중국 수요에 따라 성공을 거두곤 했다. 김용화 감독이 세운 덱스터 스튜디오가 좋은 사례다. 때문에 중국 영화시장에 한국영화계가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안병기 감독 등이 중국에서 공포영화 '필선' 등을 연출해 좋은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고용된 연출자에 가깝다.


이런 점에서 CJ E&M의 한중합작영화 발표는 주목할 만 하다.


그동안 CJ E&M은 줄곧 중국 시장을 두들겨왔다. 멀티플렉스 체인 CGV를 중국에 계속 세우는 한편, 한중영화제를 기획해 중국과 관계를 맺어왔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상하이 등 1선 도시 진출에 성과가 없자 서남권 공략에 나섰다. 2006년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1호점, 2009년 상하이에 2호점을 연 이후, 같은 해 우한에 개관한 3호점부터는 2~3선 도시를 집중 공략했다.


그러는 한편 2009년 '소피의 연애매뉴얼'을 시작으로 한중합작영화 제작에 나섰다. 이후 2013년 자체 기획한 '이별계약'이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 역대 중국 로맨틱 코미디 톱10을 기록하며 성공을 거뒀다. 2015년 개봉한 '20세여 다시 한번'은 약 3억 6500만 위안(약 640억원)의 박스오피스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한·중 합작영화 최고 스코어를 기록했다.


이런 성과를 발판으로 한국에서 성공한 영화 중 중국에서도 통할 만한 영화를, 합작 형태로 만든다는 장기전략을 세운 것. 이런 합작영화는 중국에선 중국영화로 개봉된다. 자국 시장 보호에 철저한 중국 당국은 수입영화는 극장 부율을 20퍼센트로 책정하지만, 자국영화는 44퍼센트를 준다. 중국영화로 만들어져 중국시장에 진출해야 하는 이유다.


CJ E&M이 중국에서 합작영화 형태로 성과를 내자 다른 투자배급사들도 비슷한 길을 모색하고 있다. NEW는 중국 화책미디어와 합자법인을 설립해 '뷰티 인사이드' '더 폰' 등 한국에서 성공한 영화들을 중국에서 리메이크 준비에 한창이다.


메이저 투자배급사들이 중국에서 합작영화를 기획, 제작하는 건 장점과 단점이 있다.


중소 제작자들이 개별적으로 중국과 합작영화를 기획하면서 생겼던 숱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엽기적인 그녀2'는 합작영화로 중국시장을 겨냥했다가 한국과 중국, 양쪽 시장을 모두 놓쳤다. 시나리오 검열 과정에서 여러 재미있는 요소들이 삭제 된 데다, 중국 수입 배분 계약에도 적잖은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 투자배급사가 중국 메이저 회사와 합작을 하면서 안정적인 제작과 유통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에서 성공한 영화들을 리메이크하는 만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반면 대기업이 중국 시장 진출을 선도하면서 각개 약진하던 중소 제작사들의 중국 진출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이 시장을 만들면 대기업이 진출해 산업화를 시키면서 중소기업이 도태되는 형태가 되풀이 될 것 같다. 중국 영화시장에 진출하는 대기업들이 한국 제작사와 협업이 필요한 까닭이다.


중국 시장을 겨냥한 영화들이 우후죽순 만들어지면서 한국영화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낳는다. 갈수록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영화들이 쏟아지는 한국영화계에, 중국발 리스크가 더해질 수도 있는 것. CJ E&M이 한중합작으로 준비 중인 '권법'은 몇 년째 제자리 걸음이기도 하다.


중국 영화시장 진출은, 포화 상태에 이른 한국영화계에는 필수적이다. 한국에선 새로운 시장으로 도약을, 중국에선 선진 노하우의 접목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윈-윈이다. 할리우드는 일찌감치 중국 시장 공략을 노리고, 적극적으로 중국 자본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시장 진출은 돌다리 두들기듯 신중해야 한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을 노리고 진출했다가 노하우를 뺏기고 철수한 사례들이 반복될 수 있다. 하청과 콘텐츠 제공 등 현재 방식만으론 중국 시장 진출 한계가 명확하다.


중국 영화시장 진출이, 한국영화계에 청신호가 될지, 빨간 불이 될지, 아무튼 새로운 전환점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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