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Logo

막내리는 21회 BIFF..'악재' 속 '선방'①

막내리는 21회 BIFF..'악재' 속 '선방'①

발행 :

부산=김현록 기자

[BIFF 결산]

지난 6일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전경 / 사진=이동훈 기자
지난 6일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전경 / 사진=이동훈 기자


제 2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5일 폐막식을 끝으로 10일 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여러 악재와 우려 속에 어렵게 막을 올린 한국 대표의 국제영화제는 외형보다 내실에 힘을 실으며 나름의 선방을 펼쳤다.


2014년 '다이빙벨' 상영 철회 압박으로 시작된 부산시와의 갈등, 영화제의 자율성과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은 올해까지도 영화제에 그늘을 드리웠다. 부산영화제는 민간 이사장 체제 사단법인으로 다시 태어났으나 한국영화계의 집단 보이콧은 완전히 풀리지 않았고,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주요 4개 단체가 참여하지 않은 채 21회 영화제를 치러야 했다.


지난 5일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폐허가 된 해운대 비프빌리지 / 사진=이동훈 기자
지난 5일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폐허가 된 해운대 비프빌리지 / 사진=이동훈 기자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5일 부산을 강타한 제18호 태풍 차바는 분위기에 더욱 찬물을 끼얹었다. 해운대 비프빌리지의 야외무대가 완전히 망가졌고, 그 곳에서 열릴 예정이던 야외 행사들은 영화의 전당에서 치러졌다. 행사 자체는 차질 없이 열렸으나 수많은 인파로 북적이던 해변의 정취, 들썩이는 축제 분위기는 찾기 어려웠다.


더욱이 보이콧이 일부 유지되는 상황에서 스타 배우나 감독들의 부산행도 눈에 띄게 줄어들어 예년처럼 들썩이는 분위기가 나지 않았다. 예산 문제로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가 주최하던 스타로드 행사도 취소됐다. 영화계의 냉랭한 분위기를 살피던 대형 투자배급사들은 때마침 지난달 말부터 시행된 김영란법 등을 빌미로 대규모 파티, 라인업 발표 행사를 취소했다.


불과 개막을 서너달 앞둔 시점까지 개최 여부를 장담할 수 없었던 부산영화제로서도 예년보다 약 30% 줄어든 예산과 스폰서 섭외 난항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각종 부대행사와 이벤트가 줄고 남포동 부산극장 등 대형 상영관 등이 빠지면서 관객 수 감소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해 20회를 맞아 대대적으로 행사를 치른 터라 이같은 차이가 더 크게 다가왔다.


특별대담에 나선 이창동 감독, 허우샤오시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사진=이동훈 기자
특별대담에 나선 이창동 감독, 허우샤오시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사진=이동훈 기자


그러나 탄탄하고 알찬 상영작 라인업은 부산을 찾은 관객들을 기쁘게 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69개국 301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그 가운데 월드 프리미어가 96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27편일 만큼 상영작의 규모는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촉박한 준비 기간에도 프로그래머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세계적 화제작은 물론 다양한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발굴해 선보일 수 있었다.


이상일의 '분노', 구로사와 기요시의 '은판 위의 여인', 신카이 마토토의 '너의 이름은', 벤 영거 감독의 '블리드 포 디스' 등 영화제를 대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 초청작들은 화제성은 물론이고 재미와 완성도를 갖춘 작품으로 호평받았다. 베니스 개막작 다미엔 차젤레의 '라라 랜드', 칸 영화제에서 선보였던 '나, 다니엘 블레이크', '토니 에드만', '페터슨', '세일즈맨' 등 화제의 신작들도 두루 초청됐다. 화제작 매진이 이어졌고 '너의 이름은' 등은 암표가 수십배 가격에 거래될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작고한 이란의 스타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회고전도 의미있는 행사였다.


사진=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포스터
사진=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포스터


올해 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향한 'I SUPPORT BIFF'의 응원, 세계 영화인들의 연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한국의 이창동 감독과 대만의 허우샤오시엔, 일본 고레에다 히코카즈 감독은 함께 아시아 영화의 연대를 이야기하는 특별대담에 나서 시선을 집중시켰다. 포럼에서는 지난 부산국제영화제 사태를 위시한 표현의 자유에 대해 열띤 이야기가 오가기도 했다.


아직 생소한 콜롬비아 영화의 매력을 맛볼 수 있는 특별전, 대만 영화나 아랍 영화에 대한 심도깊은 이야기가 오간 포럼 또한 올해 영화제에서 진행됐다. 영화와 접목된 VR(가상현실) 관련 포럼, 기술시연 및 제작사례 설명 등도 관심을 모았다.


지난했던 영화제 개최 과정 등을 되새기며 "올해 영화제는 기적"이라고 털어놓은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헌신적으로 노력한 스태프와 안팎으로 힘을 보탠 영화계 인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강 집행위원장은 "아시아 영화 발굴과 지원, 교육, 비전이라는 영화제의 기조는 단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면서 "내년 영화제는 무조건 열린다. 미리 서둘러 준비하다보면 내년에는 나아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동훈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영화제의 문을 닫는 폐막식은 15일 오후 6시 부산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다. 배우 김민종과 최여진의 사회로 열리는 이날 폐막식에서는 경쟁부문인 뉴커런츠 부문을 비롯해 배우 김의성 조민수가 전하는 올해의 배우상 등의 시상식도 함께 진행된다. 폐막작으로는 IS에게 납치됐다 구사일생으로 돌아온 여인과 그 연인, 가족을 통해서 IS로부터 고통받는 쿠르디스탄과 전통적 가치의 충돌 등을 조명한 후세인 하싼 감독의 '검은 바람'이 상영된다.


주요 기사

    연예-영화의 인기 급상승 뉴스

    연예-영화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