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도 큰 슬픔을 느끼고 있습니다."
배우 하지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길라임' 가명 사용 보도,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에 대해 언급했다. 당당하고도 담담한 정면 돌파였다.
하지원은 17일 오전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목숨 건 연애'(감독 송민규)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하지원이 주연을 맡은 천정명, 대만 배우 진백림과 함께 호흡을 맞춘 로맨틱 추리수사극이다.
하지만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2011년 차병원그룹 계열 차움의원을 '길라임'이라는 가명을 쓰며 이용했다는 보도가 나온 터. 길라임은 당시 인기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하지원이 연기했던 여주인공의 이름이라 자연히 하지원의 보도 후 첫 공식석상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원은 피하지 않았다. 취재진의 질문이 나오기 전 사회자가 이와 관련해 질문했고 하지원은 "저도 저녁을 먹으면서 마침 (해당 보도가 나온) '뉴스룸'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길라임이라는 이름이 언급된 걸 보고 놀랐다"고 털어놨다.
하지원은 "지금까지도 많은 분들이 길라임이라는 캐릭터를 사랑해 주시고, 물론 저도 좋아하고 지금도 사랑하는 캐릭터"라며 "'목숨 건 연애'에서 맡은 한제인이란 캐릭터도 길라임 이상으로 사랑스러운 캐릭터니까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원은 "한제인은 쓰지 마세요"라고 덧붙였다. 주어는 없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던진 당찬 발언이었다.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 문화예술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하지원은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도 "저도 사실은 몰랐다.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원은 이어 "배우 하지원을 떠나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 한 사람이고 국가에 좋은 일 있으면 기뻐하고 슬픈 일 있으면 슬퍼하는 한 사람이다. 여러분도 마음에 슬픔이 크실 텐데 저도 큰 슬픔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라앉은 분위기에 직접 관련 질문을 했던 이날 사회자 김태진은 "저도 이러려고 '목숨 건 연애' 제작보고회 사회를 본 게 아닌데 자괴감이 든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정치·사회적 이슈와 관련해 뜻하지 않게 언급돼 당혹스러운 상황에서도 솔직하게 이를 정면돌파한 하지원의 세련된 대처가 돋보였다. 시종 밝고 당당한 모습으로 이날 제작보고회를 이끄는 한편 이슈에 대해 언급하며 자연스럽게 신작 영화를 환기시키며 관심을 당부한 대목도 눈에 띄었다.
영화 '목숨 건 연애'는 차기작 구성만 5년째인 추리소설작가가 이태원연쇄살인사건을 모티프로 신작을 쓰다 이웃집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담은 반전 수사극이다. 오는 12월 개봉을 앞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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