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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담' 이현주 감독 "이상희 류선영, 최적의 배우와 찍었다"(인터뷰②)

'연애담' 이현주 감독 "이상희 류선영, 최적의 배우와 찍었다"(인터뷰②)

발행 :

김현록 기자
'연애담' 이현주 감독 / 사진=임성균 기자
'연애담' 이현주 감독 / 사진=임성균 기자

(인터뷰①에서 계속)


-배우가 9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진짜같은 연기를 펼친 배우들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어떻게 캐스팅했나.


▶이상희 배우는 단편을 함께 했고 시나리오도 도중 보여주고 했지만 제안을 하기까지는 굉장히 오래 걸렸다. '연애단'에선 베드신이 중요했는데더 노출해 찍을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두 사람이 소녀처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육체적인 부분이 선명해야 후의 그리움 등도 잘 표현될 것 같았다. 당시 이상희 배우는 원할 때 그런 노출 있는 역을 하고 싶다고 한 상태였다. 그걸 알면서 출연해달라 이야기를 하면 실례 같았다. 그런데 아이템이 바뀌며 시간이 촉박해졌고 노출 등에 대해서도 어울릴지 재고에 들어가면서 조심스레 제안했다. 미리 스케줄 체크는 해 놓고 촬영감독이 친구인데 같이 술을 마시자는 식으로 저희끼리 살살 오디션을 봤다.(웃음)


류선영 배우는 오디션을 통해 만났다. 매력이 엄청나다. 배우가 마음에 들었고 그 배우의 실제 모습을 지수라는 모습을 만드는 데 쓰고 싶기도 했다. 동생인 류혜영과는 완전히 분위기가 다른데 만약 류혜영 배우였다면 캐스팅하지 않았을 것 같다. 이 밖에도 둘의 사랑 이야기라 캐스팅이 어려웠다. 누굴 먼저 캐스팅을 할 수 없는 거다. 연기를 잘 해도 상대와 이미지가 겹치면 못 하게 되기도 하고. 류선영, 이상희를 확정하고서야 다음 배우를 쫙 캐스팅했다. 결국엔 캐스팅이 몹시 잘 됐다.


-디렉션은 어떻게 했나.


▶상희씨는 너무 디테일하게 설명하는 걸 원치 않는다. 제가 오히려 물어봤다. 촬영 때도 '나는 오케이인데 상희씨는 어때' 하며 원하는대로 한번 더 가기도 했다. 선영 배우는 조금 더 디테일하게 갔다. 정도의 차이, 늬앙스의 차이일 뿐 두 배우가 생각하는 캐릭터대로 잘 표현을 해 주셨다. 세부적으로 한 건 없다.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분량이 적더라도 메일 등을 주고받거나 시간을 보내며 이야기를 나눴고, 말투 등을 적극적으로 준비해오기도 해 바라보듯이 했다.


-둘의 케미 때문에 특별히 좋아하는 장면이 있나.


▶추운 날 골목길 올라가는 장면이다. 모니터를 보며 얼굴이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 날이 추워 힘들어서 링거 맞고 촬영에 오고 그랬다. 현장도 날카로운데 막상 모니터를 보면 너~무 잘한다. 저는 대사만 쓰지 않았나. 그 앙상했던 게 풍성하게 나오는 장면들이 있었다. 놀랍고 고마웠다. 특히 '연애담'은 기교가 없다. 촬영감독과도 이야기했는데, 이건 배우가 돋보이는 영화고 감정이 중요하다. 시나리오1, 배우가 9라고 그때도 그랬다. 다른 배우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 않게, 내가 최적의 배우와 영화를 찍었다 싶다. 시작부터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다.


사진='연애담' 스틸컷
사진='연애담' 스틸컷


-베드신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훤한 대낮에 음악도 없고, 배우들도 직접 노출이 없이 표정을 크게 잡는데도 농밀하다.


▶지금 돌이켜보면 노출을 안 한 게 맞는 것도 같다. 노출은 다른 쪽에서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그냥 나온다든지 자연스럽게 보이는 몸 그런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들의 만남이 우연한 끌림 탓일 수도 있지만 진짜 예쁘게 시작했으면 했다. 술김도 아니고, 고민 끝에 용기를 내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이 예뻐 보이길 바랐다. 비밀스러운 밤이 아니라 환한 낮이어야 한다고 초반부터 계획했다. 촬영은 몹시 촉박했는데 두 배우가 너무 잘 연기해줬다. 그건 디렉션을 하는 게 아니다.


음악이 없는 베드신이 좋다. 만질 때의 호흡, 숨이 가빠지고 하는 미묘한 것들이 좋아서 당연히 없었다. 표정을 보여주는 게 좋았다. 행위 자체는 이미 익숙한데 그게 아니라 상대의 표정을 보여주는 게 섹시하다고 봤다. 진짜 같기도 하고. 노출에 있어서는 저도 현장 연출부 시절 여자라서 최전방에서 지켜본 적이 있다. 저도 '편하게 하면 안되나' 잠깐 생각한 적도 있는데, 배우들이 힘들어하고 완성된 뒤에도 두려워하곤 한다. 이상한 놀림감이 될 때도 있다. 제가 사랑하는 배우들이 이 영화로 그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생각한 것, 보여주고 싶은 감정을 끌어내 보자 했다.


-전주죽제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고, 이후에도 매진이 이어지는 등 관객의 반응이 뜨겁다. 정식 개봉은 또 다른 느낌일 텐데.


▶감독도 여자고 배우도 여자고 피디도 여자고 여자 스태프 비중이 많았다. 그런 것들이 영화 색깔을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으로 시작을 해 전주에서 상을 주셨을 때 뭉클함이 있었다. 누군가 잘하는 사람의 도움을 받은 게 아니라 우리끼리 노력으로 만든 영화기 때문에 많이 응원을 받았던 것 같다.


이런 반응은 생각지 못했다. 좋게 평가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이 영화 하나를 반복해 관람해주시는 관객이 있을 거라고는 당연히 생각하지 못했다. 사실 내 친구 이야기이기도 하고, 일기같이 대충 써내려간 진심 어린 어떤 것이기도 한 작은 영화인데 마치 대단한 것처럼 보여서 관객이 실망하실까 걱정도 된다. 사는 것도 힘든데 팍팍한 일상에서 친구를 만나듯, 내가 행복했던 때를 생각하듯 다가와 환기하는 이야기로 기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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