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때문에' 익숙해서 편안한 차태현표 종합선물세트

차태현, 김유정, 서현진 등 호감형 대세 배우의 '종합선물세트'가 관객을 만난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감독 주지홍)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의 몸을 갈아타는 뜻밖의 능력을 가지게 된 남자가 사람들의 사랑을 이어주며 행복한 기적을 만들어 내는 코미디다.

고(故) 유재하의 노래 제목을 그대로 영화에 딴 것처럼, 영화 전반적으로 '사랑'에 대한 멜로디가 흐른다.

주인공 이형 역할을 맡은 차태현은 다양한 사람들의 몸을 갈아타며 웃음을 전한다. 자동차 사고를 당한 뒤, 자신도 모르게 남의 몸에 들어가게 된 이형은 그 몸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나오기가 쉽지 않다.

기억까지 잃은 이형은 전교 1등이지만 임신한 여고생 김말희(김윤혜 분), 가정을 전혀 돌보지 않는 형사 찬일(성동일 분), 먹는 낙으로 사는 수학 선생님 여돈(배성우 분), 치매에 걸린 할머니 갑순(선우용녀 분)의 몸에 차례로 들어가며 이들의 삶을 대신 산다. 처음에는 엉뚱한 몸에 들어온 신세를 한탄하며 자아 찾기에 나서지만, 얼떨결에 이들의 사랑을 이뤄주는 큐피트가 된다. 이 과정에서 이형은 독특한 여고생 스컬리(최유정 분)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자아를 찾으며, 자신의 삶과 사랑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여고생, 형사, 수학선생님, 치매 할머니 등으로 각각 변한 차태현은 캐릭터와 100% 싱크로율을 선보이며 다른 배우들과 케미를 자랑한다. 특히 차태현과 김유정의 나이를 잊은 케미도 눈에 띈다. 두 사람은 '베스트 프렌드'로 나이차이가 무색하게 연기 호흡을 뽐낸다. 여고생의 교복을 입은 차태현은 상큼 발랄한 김유정의 케미도 어렵지 않게 소화해 낸다.

차태현표 코미디 영화는, 차태현스럽기 때문에 더욱 반갑다. 새롭지는 않지만 익숙한 그 연기가 관객에게 편안한 재미를 전한다.

'사랑하기 때문에'는 여고생의 사랑, 중년부부의 사랑, 첫사랑을 지키는 남자의 사랑, 노년의 사랑 등 다양한 세대의 사랑을 이야기 하며 영화 제목처럼 '사랑하기 때문에'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 그리고 이웃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래서 따뜻하다. 그 따뜻한 이야기가 차태현의 편안한 연기와 만나 더 시너지를 발한다. 영화 내내 흐르는 유재하의 노래도 영화의 매력을 더한다.

아쉬운 면도 있다. 빵빵 터지는 웃음과, 펑펑 눈물 흘릴 감동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임팩트는 없지만 소소한 웃음을 원한다면, 가족과 함께 보기 좋다.

내년 첫 코미디 영화로 포문을 열 '사랑하기 때문에'가 새해 가족 관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7년 1월 4일 개봉, 12세 관람가.

P.s 걸그룹 밀크 출신인 서현진이 영화 속에서 노래 부르는 모습이 반갑다. 그 아름다운 목소리는 탄성이 나올 정도. 하지만 아쉽게도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서현진 본인이 아니다. 서현진은 드라마 촬영 스케줄로 후반 작업에 참여하지 못했고 다른 가이드 녹음 버전이 영화 속에 삽입됐다. 서현진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싶다면 '사랑하기 때문에' OST 뮤직비디오를 보면 된다. 영화 속 노래만큼 아름다운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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