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공범자들'에 대한 MBC 전현직 임원의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개봉 3일을 앞두고서야 정상 개봉이 최종 확정된 셈이다.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가 영화 '공범자들'에 대해 MBC 대표이사와 전·현직 임원 5인이 제출한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공범자들'은 KBS, MBC 등 공영방송의 지난 10년을 돌이키는 다큐멘터리영화다. '자백'을 연출했던 MBC 출신 뉴스타파 앵커 겸 PD 최승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에 '공범자들'에 등장하는 전 MBC 사장 김재철과 안광한, 그리고 현직 임원인 김장겸 사장, 백종문 부사장, 박상후 시사제작 부국장 등 5명은 지난달 31일 '영화가 허위사실을 적시해 당사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초상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상영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당초 지난 11일 결과가 나올 전망이었으나 한 차례 연기돼 이날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공범자들'은 이에 오는 17일 전국 약 200개 극장에서 예정대로 개봉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개봉을 불과 3일 앞둔 시점. 그간 상영금지가처분 신청 때문에 홍보 등에 제약이 생긴 터라 아쉬움은 있다. '공범자들' 측과 영화인들은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재판부가 신청을 일부 인용할 경우에까지 대비했던 '공범자들' 측은 이같은 소동이 관객의 관심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재판부의 결정으로 예정대로 개봉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안도했다.
'공범자들' 최승호 감독은 "영화의 내용은 지난 9년 동안 언론장악의 공범자들이 공영방송에 저지른 패악질을 기록한 것일 뿐이다. 사실 그들이 한 짓에 비하면 영화는 너무 점잖다고 느낀다"며 "그런데 그런 내용의 영화를 막기 위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한 MBC 전현직 경영진에게 재판부가 올바른 판단을 선물해줘서 고맙게 느낀다. 이제 이 영화를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공영방송을 다시 한 번 함께 살려보자고 호소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재판부가 신청을 기각할 것을 촉구했던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영화인들은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수호한 재판부의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본 판결 이후 제작될 제2의, 제3의 영화 '공범자들'이 이와 같은 소송을 통해 다시는 사전검열에 가까운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하지 않길 바라며, 다시 한 번 헌법에 명시된 언론의 자유와 공익성의 중요함을 확인해 준 재판부의 판결에 환영의 뜻을 전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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