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나요?". 관객들의 첫사랑 추억을 소환했던 영화 '건축학 개론' 이후 6년 만에 또 한 번 첫사랑을 떠올리게 할 영화가 온다. 국민 여동생 '뽀블리' 박보영과 배우 김영광이 합을 맞춰 '첫사랑 연대기'를 펼친다.
영화 '너의결혼식'은 3초의 운명을 믿는 승희(박보영 분)와 승희만이 운명인 우연(김영광 분)의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우연은 고등학교 3학년 때 학교로 전학 온 승희에게 첫눈에 반한다. 승희는 모범생이고, 우연은 싸움만 잘하는 문제아였지만 '전학생'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던 두 사람은 서로 급격히 가까워졌다. 그러던 승희가 갑자기 이사를 가게 되면서 이들은 제대로 된 작별인사도 없이 헤어진다.
그렇게 우연의 첫사랑이 끝나는가 싶었다. 대학 진학을 포기한 우연은 치킨 가게에서 일을 하다가, 대학교 입시 자료집 사진 속에 나온 승희의 모습을 발견한다. 우연은 승희를 만나기 위해 국내 최고의 명문대 한국대에 들어 가기로 결심하고 1년 간 비빔밥만 먹고 공부한다. 그렇게 대학 진학을 포기했던 우연은 '사랑의 힘'으로 1년 만에 명문대에 입학한다.

그런데 걸림돌은 승희의 남자친구다. 멋진 럭비부 주장(송재림 분) 남친이 있는 승희는 우연을 향한 선을 긋고 그렇게 두 사람의 타이밍은 또 한번 어긋난다. 영화는 계속 그렇게 흘러간다. 승희가 혼자일 때는 우연에게 여자친구가 있고, 타이밍이 맞지 않은 두 남녀는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

결국 우연의 희생(?)으로 두 사람은 사랑을 이루게 되고, 보통의 연인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첫사랑은 이루어진듯 했지만, 사랑은 현실 앞에 무릎을 꿇었다. 체육교육과 출신인 우연은 승희를 구하기 위해 다친 부상으로 인해 취업이 어려워졌고, 이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승희를 원망하게 됐다. 속으로야 나랏님 욕이라도 못하겠냐만은, 우연은 승희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친구에게 이런 말을 하다가 딱 걸린다. 가장 힘든 시기,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원망하는 말을 들은 승희는 우연에게 결별을 통보한다. '네가 진짜로 그렇게 생각 한다는게 문제가 아니라,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 문제'라는 승희 앞에서 우연은 무릎을 꿇지만 그녀를 잡지 못한다.

'너의 결혼식'은 첫사랑의 추억이 있는 관객들의 추억을 소환하는 영화다. 학창시절부터 사회에 나와서까지, 한 여자를 사랑했고, 또 사랑하는 남자의 시선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철저히 남자의 시선에서 보는 '첫사랑'을 그린다. 박보영이 '너의 결혼식' 인터뷰에서 "남자들의 첫사랑은 원래 이런 것이냐"라고 물을 만큼, 남성적 관점에서 추억하는 첫사랑의 통념을 따라간다. '건축학개론'의 수지가 '국민 X년' 이 됐던 것처럼, 박보영 역시 따지고 보면 잘못한 것 없는데 괜히 얄밉게 느껴진다.

그렇기에 아무래도 이영화는 여성 관객보다 남성 관객의 공감을 얻을 수밖에 없다. 통념적으로 '첫사랑'이라는 의미를 여성보다 더 크게 두고 있다는 남성 관객을 따라가는 '첫사랑 연대기'는 어중간한 서사보다 영리한 선택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영화 속 김영광의 고군분투는 눈에 띈다. 김영광이라는 배우의 매력을 잘 몰랐던 관객에게는 '김영광 입덕' 영화가 될 수 있을듯 하다. 박보영의 매력은 드라마 속에서만큼 완벽하게 발휘되지 못했지만 트레이드 마크인 사랑스러운 매력에 얄미운 모습까지 입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고 싶다면 이 영화로 추억을 소환할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해피엔딩을 원한다면? 제목이 스포다.
8월 22일 개봉.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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