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대사 지겹다' 생각 중 만난 '내가 죽던 날', 無대사 캐릭터 부담" [인터뷰②]

배우 이정은(50)이 영화 '내가 죽던 날' 속 대사가 없는 캐릭터를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이정은 9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내가 죽던 날'(감독 박지완)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이야기다.

이정은은 극중 순천댁 역을 맡았다. 순천댁은 사고로 목소리를 잃은 섬마을 주민이다.

아카데미, 칸국제영화제 등을 휩쓴 영화 '기생충'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킨 이정은이 '내가 죽던 날'을 통해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그는 사고로 목소리를 잃은 무언의 목격자로 분해 극에 긴장감을 더하고 궁금증을 자극한다. 또한 목소리 없이 작은 몸짓과 표정만으로 모든 감정을 전달한다.

이날 이정은은 "사실 찍고 있는 동안에 무대사라는 것에 대해 부담이 됐다. 유아인 배우가 출연한 '소리도 없이'를 보지 못했는데, 굉장히 잘 햇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획기적인 작품을 많이 했으니까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역할을 골랐을 때 대본의 이야기가 흥미로웠지만 한편으로는 언어로 하는 역할을 많이 했었다. 어느 날 대사가 지겹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배우로서 말로 설명하지 않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내가 죽던 날' 대본이 왔다. 여러가지 실험을 해봤는데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재밌는 작업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정은은 "연극할 때는 리허설이 있다. '내가 죽던 날'은 관객이 없는 리허설을 하고, 필름에 담는 작업이 주어진 거다. 저 혼자 연습을 하는 건 아무 소용이 없다. 언어가 없는 연기를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실험 정신이었으며, 저조차도 전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내가 죽던 날'은 오는 1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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