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은 생각했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순수한 열정만 있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믿었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거기서 첫 번째 좌절이 찾아왔다. 그룹 비바소울이 8년의 기다림 끝에 처음 발매한 음반이 실패라는 꼬리표를 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리고 비바소울이 2년의 진통을 겪은 뒤 두 번째 앨범 ‘리프레시(Refresh)’를 발표했다. 세상이 무엇인지 배웠고 씁쓸한 고배의 잔도 마셨지만 비바소울이 어떤 음악을 추구하는 그룹인지 만큼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돌아왔다.
“사회의 쓴맛을 보고 오기가 생겼죠.”
비바소울은 1집에 대한 아쉬움이 남다르다. 자신들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만들어진 이미지 때문이다.
“1집만 생각하면 우리 색깔을 제대로 못 보여줬다는 아쉬움에 지금도 밤잠을 설쳐요. 당시 음반은 우리가 마음대로 한 만큼 그 외의 것은 회사에 전부 일임했었거든요. 그랬더니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게 비바소울이 코믹한 이미지의 힙합그룹이 돼 있었어요.”
기획에 의해 사람이 얼마나 다르게 비춰질 수 있는가를 실감한 대목이다. 특히 모든 노래를 직접 작사, 작곡하며 나름대로 색깔을 만들어 온 그룹임에도 비바소울은 어느새 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진 그룹이 돼 있었다.
“1집 당시 저희는 생각지 못했던 안무까지 소화해야 했어요. 웃으며 안무를 했지만 속으로는 정말 눈물 흘렸어요. 그때 ‘사회는 이런 거구나’라는 느낌이 들었죠. 물론 그때 포기할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오기가 생기더라구요. 이대로 끝내면 우리의 제대로 된 모습도 보여주지도 못한 채 끝내겠구나하는. 그래서 2집으로 비바소울을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2집 타이틀이 ‘리프레시’가 된 이유다. 1집 때 만들어진 이미지를 훌훌 벗어버리고 비바소울이 추구하던 음악과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담겼다. 특히 “1집 때 우리가 망가진 모습을 보고 등을 돌린 팬도 있었다”며 속상한 속내를 드러낸 비바소울은 “2집만큼은 다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2집 ‘리프레시’에는 진짜 비바소울이 담겨 있다.

“다른 작곡가의 노래를 사절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총 15트랙이 담긴 2집은 모두 비바소울의 자작곡이 담겼다.
“다른 작곡가의 곡은 절대 사절이에요. 이것 때문에 지금 회사와 싸우기도 많이 싸웠죠.(웃음) 하지만 남의 곡을 받으면 다른 그룹과 무슨 차이가 있겠어요. 물론 우리끼리 곡을 만들다보니 부족한 점도 있죠. 하지만 그 부족함을 비바소울이란 이름 아래서 채워나가고 싶어요.”
다른 작곡가의 곡을 받는 순간 비바소울은 자신만의 색깔을 잃어버리는 것이라 했다. 또 아무리 좋은 곡이라도 비바소울이 잘 표현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다행히 많은 역경을 거친 덕에 정신적으로 여유로워졌다는 비바소울은 1집 때의 욕심을 버리고 2집은 편안한 마음으로 작업했다.
그래서일까. 이들에게 등을 돌렸던 팬들이 다시 한번 기회를 주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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