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가슴 아픈 사고로 친구이자 음악적 동료였던 故 김민수를 잃은 이진성은 생각보다 밝은 표정이었다. 혹여 인터뷰 내내 우울하기만 할까 했던 걱정은 기우였다. 이진성은 친구의 그림자를 모두 떨치진 못했지만 내내 우울하기 보다는 얼른 기운을 차려 함께 나눴던 꿈을 실현시키는 것이 먼저 간 친구를 더 기쁘게 할 거란 생각에 힘을 냈다.
먼데이키즈가 돌아왔다. 둘이 아닌 혼자이지만 그만큼 고 김민수의 몫까지 해내기 위해 이진성은 몇 배의 노력을 들였다. 이번 음반에는 자작곡까지 수록해 더욱 욕심을 냈다. "자부심이 있다. 팬들에게 빨리 들려주고 싶다"고 말하는 '먼데이키즈' 이진성을 만났다.
"먼데이키즈란 이름으로 앞으로 하고자 했던 꿈을 나눴던 기억이 마음에 많이 남았어요. 그래서 먼데이키즈란 이름을 버릴 수 없죠. 이진성을 몰라봐 줄 거란 마음에 먼데이키즈로 나온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 그냥 처음 가졌던 목표를 갖고 가고 싶을 뿐이에요.
먼데이키즈라는 이름에 다른 멤버를 영입할 생각은 없어요. 아예 새로운 그룹을 결성해 볼 생각도 없고요. 대신 보이스원처럼 프로젝트 개념의 그룹 활동은 많이 하게 될 것 같아요."
고 김민수의 일 때문에 우울한 이미지로만 남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없진 않을 터. 하지만 이진성은 괜찮다며 씩씩하게 웃었다.
"혼자 무대에 서지만 제 음악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어요. 두 사람이 서던 무대를 기억하는 분들은 어색해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제가 많이 다가가면 저만의 무대도 인정해주시겠죠. 좋은 기억들만 많이 하고 싶어요. 편하게 이야기 하고 웃으면서 말하면 대중들도 절 편하게 해주시겠죠."
이번 음반은 이진성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발라드 뿐 아니라 R&B, 록과 접목된 음악도 하고 싶은 게 이진성의 포부다. 타이틀곡 '소리(Sorry)'는 가스펠 느낌의 곡이다. 흑인 음악을 선보이던 헤리티지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곡을 듣고 다들 신기하게 생각하는 반응이 좀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뚝심 있게 했다. 대중들의 반응은 항상 그의 예측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현재 '소리'는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 큰 폭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 음반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곡은 11번 트랙 '레터'다. 지난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또 다른 멤버 고 김민수를 그리는 곡이다. 이진성이 직접 곡을 쓰고 가사를 붙였다. 혹시나 죽은 친구를 이용한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었지만 이진성은 고 김민수에 대한 그리움을 주체할 수 없었다.
"상업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은 했었어요. 하지만 그냥 전 음악을 통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뿐이에요. 민수에 대한 생각이 제 속에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민수에 대한 곡을 안 쓸 수 없었던 거죠. 어떤 노래를 쓰더라도 민수를 생각하는 가사가 나올 수밖에 없었죠. 그냥 팬들과 하늘에 있는 친구에게 보내는 노래라고만 생각해 주셨으면 해요."
5일 케이블채널 Mnet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홀로서기의 첫 발을 내딛는 이진성의 이루고 싶은 꿈은 뭘까. 무엇이 됐든 두 사람 몫을 이뤄내야 하는 이진성의 어깨가 조금은 무거워 보였다.
"오랫동안 이진성, 김민수 두 사람이 활동한 먼데이키즈의 음악을 기억하게 하는 게 목표에요. 잘 안 된다면 먼데이키즈는 그냥 안타까운 그룹으로 남아있을 거잖아요.
대중들은 지금까지 먼데이키즈를 노래 잘하는 그룹으로 기억해주셨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봐주셨으면 하죠. 시간이 지나 제 노래를 들었을 때 추억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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