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만 대 1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가진 서인국. 한 때는 그저 오디션 도전자였던 그가 케이블채널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우승이라는 행운을 거머쥐고 정식으로 가수가 됐다.
데뷔곡 '부른다'가 각종 온라인 음원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가는 곳마다 팬들이 사인 요청을 하지만 여전히 서인국은 얼떨떨하다. 갑작스레 꿈이 실현되는 순간 서인국은 이미 자신이 알던 서인국이 아니었다.
"사실 '무대에 오르고 나면 실감 나겠지' 했는데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길 가다 사람들이 관심 가져주면 그 땐 기분이 좋다가 혼자 있을 땐 드라마의 한 장면을 본 것 같은 기분이다."
지금까지 서인국은 케이블채널 Mnet '엠카운트다운'과 SBS '김정은의 초콜릿' 두 번의 무대에 섰다. SBS '강심장'으로 예능프로그램 데뷔전도 치렀다. 이제는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 가수로 무대에 올라야했기 때문에 더 부담이 됐다.
특히 다른 가수들과 달리 기획사의 연습생 기간을 거치지 않고 바로 '날 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 서인국에게 일부에서는 준비가 덜 된 신인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라디오 같은 데 출연하면 저는 준비된 레퍼토리가 적다. 그간 오디션에만 집중하다 바로 가수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서 방송 출연한 횟수에 비해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지금은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느낄 거고 저 또한 아쉬움에 눈물 흘린 적도 몇 번 있다. 아직은 저 스스로를 더 다듬어야 한다. 사람들이 하는 비판은 저 스스로가 하는 비판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인국에게 쏟아지는 맹목적인 비난은 '잘 모르시는 말씀'이다. 어린 시절부터 키워온 가수의 꿈은 대학에 진학하면서도 계속 됐으며 서인국은 현재도 실용음악과에서 보컬을 전공하며 훈련 중인 학생이다. 이미 '슈퍼스타K'를 통해 수차례 공개된 지극한 효심은 남들처럼 안정된 직장에 취직하라는 유혹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부모를 생각하더라도 포기할 수 없었던 소중한 꿈이 바로 이제야 펼쳐졌다.

'슈퍼스타K'를 만나 나래를 펴게 된 그에게 지금 이 순간은 '신기함' 그 자체다. 스스로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됐고 더 변할 수 있도록 채찍질하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데뷔곡 '부른다'를 훗날 듣게 된다면 다듬어지지 않고 거칠고 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거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고쳐진 제 목소리를 듣고 더 프로다워진 느낌을 받지 않을까 기대된다."
아직 서인국에게는 소속사가 없다. 현재는 '슈퍼스타K'를 진행했던 Mnet에서 매니지먼트를 대행해주고 있다. 서인국이 '슈퍼스타K'에서 우승한 지 이제 1개월이 됐지만 기획사를 선정하는 일은 서인국에게도, 앞으로 또 다른 '슈퍼스타K'를 발굴해야 하는 Mnet에게도 신중한 문제다.
"제 음악 인생이 걸린 문제니까 심각하게 고민하고 주위에 조언도 많이 구하고 있다. 저에게 관심이 많고 저에게 집중해줄 수 있는 회사였으면 좋겠다. 음반을 내게 된다면 힙합이 가미된 R&B 음악을 하고 싶다. 비트가 강한 노래를 들어야 제 마음이 뛴다."
서인국은 가수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한 물음에 스스럼없이 '나 자신'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스스로를 믿는 힘은 서인국을 이제 막 첫 발걸음을 내딛은 신인이지만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게 '가수'라고 자신을 소개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서인국에게 '가수'라는 꿈은 어떤 의미인 걸까.
"가수는 자신이 가슴 속에 담고 있는 사연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인정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바로 가수다. 그런 가수가 되고 싶었다.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중들에게 제 이야기를 공감시키고 웃음 짓게 하고 싶었다."
오로지 꿈 하나만 갖고 지금의 자리까지 온 서인국에게 '슈퍼스타K'를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픈 말을 물었다. 이건 서인국이 이 땅 어딘가에서 '꿈' 하나만을 쫓으며 노력하고 있는 또 다른 서인국들에게 보내는 응원일 것이다.
"꿈이란 건 쫓다보면 언젠가는 현실에 맞닥뜨리기 마련이다. 특히 가수라는 직업은 어른들에게는 한 순간의 꿈으로 비춰질 수 있다. 가수를 목표로 지내온 날 동안 제가 힘들다고 투정하는 걸 안아줄 수 있는 사람들이 없었다. 그럴 때마다 더 꿈에 다가가기 위해 노래를 불렀다. 포기할 줄 모르는 무식함, 그리고 현실감도 잊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도전 정신이 결국에는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기왕이면 도전하고 포기하는 게 후회가 덜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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