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방탄소년단의 군 입대가 확정됐다. 입대 시점은 이제부터 정해봐야 겠지만 1992년생으로 이미 만 30세가 된 맏형 진(김석진)의 입대 시기가 초읽기에 들어가게 됐고, 나머지 멤버들은 아직은 최소 1년 남짓 남아 있기에 누가 먼저 갈지는 (공식적으로는) 아직 알수 없다. 빅히트뮤직의 바람대로 2025년 안에 멤버 모두가 군 복무를 마치고 완전체 컴백을 하려면 물리적으로 늦어도 2023년 안에는 모두 군 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일단은 하이브의 입장처럼 가장 먼저 진이 병역 이행에 나서는 데 이어 1993년생 슈가(29, 민윤기) 1994년생 RM(28, 김남준) 제이홉(28, 정호석), 1995년생 지민(27, 박지민) 뷔(27, 김태형), 1997년생 정국(25, 전정국)은 당장 급한 시기는 아니더라도 각자의 일정 등을 정리하고 군 입대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자 아이돌그룹 멤버들에게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군대다. 대한민국 20대 청년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병역 의무이고 아무리 인기가 많은 아이돌이어도 현행법 상 "예외는 절대 없다"가 기본 방침이다. 과거 1990년대 해외파 출신 한국 국적 연예인들이 이른바 '꼼수'를 부리며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살아가며 국적을 버린 채 한국에서 인기 연예인으로 살았던 사례는 찾아보면 적지 않지만 유승준의 사례가 사회적 이슈로 크게 대두되며 이후 남성 연예인들의 대대적인 병역비리 적발과 함께 병역 의무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게 했다. 그랬는데도 이후에는 군대를 가서 어떻게든 편하게 있으려 하는 사례도 세상에 공개되며 다시금 여론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표적인 이슈가 바로 연예병사 제도였고 지금은 폐지가 됐다.

소위 '까임 방지권'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국방의 의무는 이제 세계적인 장르이자 영향력 있는 음악으로 자리잡은 K팝 신을 주도하는 한국 국적의 인기 남자 아이돌 스타들에게 커리어에 있어서 여전히 큰 고민이지만, 결과적으로 글로벌한 영향력을 발휘해온 빅뱅도, 슈퍼주니어도 군대를 다녀왔다. 물론 일부 물의를 일으키고 도피성 입대를 한 경우도 있고 군대 가서도 특혜 의혹이 있었긴 했지만 결국 제대는 했다.
이제, 방탄소년단의 군백기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 빅뱅의 군백기, 시끄럽긴 했어도 어쨌든 끝났다

2017년 1월 서울 고척 스카이돔. 당시 빅뱅의 군백기 이전 마지막 단독 콘서트 BIGBANG10 THE CONCERT : 0.TO.10 FINAL IN SEOUL이 열렸다. 2017년은 빅뱅이 데뷔 10주년 투어를 이어가고 있던 시점이었고 당시 멤버들의 나이도 1987년생 탑이 지금 만 30세가 된 1992년 진처럼 만 30세를 찍고 입대 연기를 더이상 하는 것이 거의 어려웠던 시점이었다. 여기에 1988년생 동갑인 지드래곤 태양과 1989년생 대성, 1990년 승리까지 한두살 터울의 멤버들이 탑의 군 복무 시작 이후 차례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당시 빅뱅도 군 문제 이슈가 없던 건 아니었지만 지금의 방탄소년단처럼 병역특례 이야기가 크게 나오지는 않았었다. 빅뱅 역시 인기가 최절정을 찍었던 시점에서 활동을 최대한 길게 하고 나중에 병역을 이행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군 입대 이후였다. 탑이 2017년 2월 9일 의무경찰로 복무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마약 이슈가 터진 것. 조사 결과 자택 내부에서 연습생 출신 한서희와 함께 대마초를 흡연한 것이 적발돼 의무경찰 직위 해제를 당했고 결국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등의 선고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탑은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하며 2017년 6월 병원에서 3일 정도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는데 다행히도 생명에 큰 지장이 없는 약물 과다 복용(신경안정제의 일종인 벤조디아제핀 다량 복용 후 기면 상태)이었고 겨우내 깨어나 멀쩡하게 병원을 나왔고, 사회복무요원으로 편입돼 용산구청에서 조용히 2년의 복무 기간을 마칠 수 있었다.



탑이 이렇게 사고를 치는 바람에 지드래곤 태양 대성의 현역 군 복무도 자연스럽게 시선이 갈수밖에 없었다. 지드래곤이 2018년 2월 27일 현역으로 입대를 했고 태양이 2018년 3월 12일, 대성이 2018년 3월 13일 입대했다. 이들 세명은 그래도 무난하게 현역으로 입대하고 제대까지 무사히 마쳤다. 지드래곤이 부상 이슈에 덧붙여진 군 생활 특혜 의혹이 있었고 대성도 복무 도중 불거진 소유 건물 불법 영업 의혹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별 탈은 없었다.

덧붙이자면 이제는 빅뱅 멤버가 아닌 승리도 시끄럽게 군대를 다녀온 케이스에 해당된다. 승리는 단순 폭행 사건으로만 알려졌던 클럽 버닝썬에서의 핵폭탄급 마약 및 성매매 알선 이슈가 2019년 2월 제대로 터지면서 관련 사업에 밀접하게 관련돼 있었던 인물로 조사를 받았고 결국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 무려 9개에 달하는 혐의를 받으며 재판에 넘겨지게 된다. 이에 승리는 2020년 3월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군 입대 절차를 밟으며 황급히 현역 군인 신분으로 전환했지만 제대로 군 생활을 할수가 없었다. 어쨌든 재판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군인 신분으로 군대에서 재판을 받는 상황이 되면서 군 생활 2년의 대부분을 군 재판을 받느라 시간을 보냈고 최종 1년 6개월 실형 선고를 받고 2심 결과를 받아들인 승리도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군 생활을 마쳤다.
◆ 슈퍼주니어, 성실한 군복무 모범사례

슈퍼주니어는 군백기를 가장 잘 보낸 현역 아이돌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꼽힌다. (중국인 멤버 한경을 제외하고) 모든 멤버가 한국 국적을 갖고 있었던 슈퍼주니어는 맏형 라인인 희철을 필두로 막내 규현까지 모두 현역, 사회복무요원 등을 충실히 이행하고 군백기를 마친 상황이다.
엄밀히 따지면 슈퍼주니어의 군백기 스타트를 가장 먼저 끊은 멤버는 팀을 탈퇴한 강인으로 2010년 7월 5일 현역 입대였다. (안타깝게도 강인은 제대 이후 예비군 불참 논란 이슈가 있었다.) 이어 2011년 9월 1일 김희철이 사회복무요원 대체 복무를 시작했고 2012년 10월 30일 이특(현역), 2013년 5월 6일 예성(사회복무요원)이 차례로 병역을 이행했다.



2015년에는 3월 24일 신동, 3월 31일 성민(탈퇴), 10월 13일 은혁, 10월 15일 동해, 11월 19일 시원 등 무려 5명이 군 복무를 시작하며 군백기의 절정을 이뤘고 2016년 10월 11일 려욱에 이어 2017년 5월 25일 규현의 사회복무요원 복무까지 모든 멤버들의 입대가 완료됐다. 멤버 수도 많은데다 입대일 차이도 컸던 탓에 멤버들의 입대가 완료되기까지 무려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규현의 2019년 5월 7일 소집해제를 마지막으로 슈퍼주니어의 햇수로 약 10년 간의 군백기는 마감됐다.

슈퍼주니어는 이후 2019년 10월 정규 9집 '타임 슬립'으로 멋지게 돌아와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사실상 팀 활동의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40대에 가까워진 멤버들의 연령대를 무시할 수 없기에 이전의 앳됐던 슈퍼주니어를 보는 건 어려워졌지만, 이를 멋지게 받아들이는 것 역시 박수를 받을 만했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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