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아시아협회(PAS)가 1월중 5개국 6개팀(베트남, 인도네시아 가자마다대, 인도네시아 국립대, 태국, 우간다, 동티모르)의 제 20기 동계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을 파견, 각국에서 지역사회 봉사활동, 기능교습 및 문화교류 활동을 전개했다. 스타뉴스는 동계방학기간을 활용하여 문화교류의 일선에 나선 대학생 봉사단원들의 현장 체험을 그들의 생생한 육성으로 소개한다.

PAS 청년봉사단 ‘아띠잠보’팀은 12월 29일 한국을 떠난 지 25시간 만에 우간다 쿠미(Kumi)에 도착했다. 어두운 밤에 처음 쿠미 땅을 밟은 단원들의 마음에는 미지 세계로의 두려움과 새로운 세계로의 설렘이 공존하였다. 짐을 옮기며 처음 보았던 밤하늘에는 별들이 수놓아져 있었다. ‘별이 하늘에 수놓이다‘는 표현이 미사여구가 아니라 실제로 쓰일 수도 있는 말이라는 것에 놀라웠다. 반짝이는 별들이 앞으로의 활동을 축복해주는 듯 하였다.
“요가, 요가로이”
봉사활동을 진행한 쿠미 지역은 테소 왕국(Teso)에 속해있어 이곳 주민들은 테소 언어(아테소)를 사용하고 있다. 간단한 테소 언어를 배운 단원들은 첫 수업에 학생들에게 ‘요가(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 학생들은 미소와 함께 ‘요가로이(안녕하세요)’라고 대답해주었다. 이후에도 단원들은 학생들과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에 테소 언어를 익혔고 그 마음을 알았는지 현지 학생들도 한국어 수업에 열정을 보였다. 둘째 날의 한국어 수업 시간에는 문장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잘 있어요, 다시만나요.’ 네 문장을 노래로 익혔다.
수업이 끝나고, 현지 학생들은 한 목소리로 외쳤다. “다시 만나요!”. 쿠미대학교에 재학 중인 오보이 삼손(Oboi Samson)은 “나는 한국어에 흥미가 높다. 수업이 끝난 후에도 매일 한국어 쓰기와 읽기를 연습하곤 한다.”라며 한국어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을 보였다.
오전에는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문화 교류 수업(탈춤, 케이팝, 아리랑)을 진행했다. 2주 간 연습 한 결과, 한국적인 색채가 바탕에 깔린 채 현지 학생들의 느낌이 더해진 신선한 무대가 준비되었다. 또한 우리 단원들은 상호 문화 교류를 위해 현지인 학생들로부터 전통춤(테소 춤)을 배웠다. 남성들은 몸을 하늘로 향한 채 허리를 흔들고 손을 들며, 여성들은 몸을 바닥으로 향하게 하며 허리를 흔들고 손바닥을 땅에 비빈다. 본능적인 동작이 강조되었기에 단원들은 민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현지 학생들이 땀범벅이 되어가면서까지 진지한 모습으로 수업을 진행해 주었기에 단원들은 테소 지역의 문화를 느끼며 춤을 배웠다.
테소 춤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냐는 질문에 오촘 레비(Ochom Levi)는 “테소 춤은 부모가 자녀를 위해서 돈을 벌고 학교를 세운다는 뜻을 담고 있다. 허리를 흔들며 손바닥을 비비는 것은 학교를 짓기 위하여 돌을 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통춤 수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했던 아루포 메럽(Alupo Merab)은 “우리의 문화를 배우려고 노력해줘서 고맙다.” 라는 말로 감동을 주었다.

안타까운 그들만의 사정
항상 밝은 웃음으로 우리를 맞아주던 이곳의 학생들 중 일부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학업을 진행하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쿠미대학교에 재학 중인 오켈로 모세스(Okelo Moses)는 배움에 열정이 많아 질문이 많은 학생이었다. 흥이 날 때면 춤을 선보이던 그였지만 안타까운 사정이 있었다.
“나는 어릴 적부터 고아로 자랐다. 아무도 나를 책임져 주지 않았기에 어린 몸으로 직접 시장에서 물건을 팔아서 살아남았다. 운 좋게 후원자를 만나 쿠미대학교에 올 수 있었지만 이번 학기에 후원이 끊겼다. 돈이 없어서 지난 시험기간에는 이틀간 굶을 수밖에 없었다. 당장 다음 학기가 2월 초에 시작되는데 등록금이 없어서 2월부터는 대학교에 다니지 못할 것 같다.”는 사정을 덤덤하게 설명했다.
또한 초등교육을 전공한 오무론 켄넷(Omuron Kenneth)은 앞으로 자신의 학생들에게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 프로그램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한국어 수업시간에 발표를 하고 싶어서 팔이 아프도록 손을 들던 그는 또한 “전문대학교를 졸업하였지만 초등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원 과정을 밟아야만 한다. 하지만 우리 집에는 아홉명의 형제, 자매가 있어 아버지가 나에 대한 지원을 해줄 수 없는 상황이다. 빨리 학업을 마쳐 직업을 가지고 싶지만 앞길이 꽉 막혀있다.”며 속상한 마음을 비추었다. 이 두 학생은 이러한 어려운 사정을 호소하였지만 묵묵히 2주간의 프로그램을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수료하였다.

“다시 만나요!”
수업이 모두 종료되고, 그간 수업의 결과를 발표하고 활동을 마무리하는 클로징 세레모니가 1월 16일(월)에 쿠미대학교 채플실에서 진행되었다. 클로징 세레모니에는 탈춤 무대, 현지 학생들의 한국어 대화 발표, 케이팝 무대, 태권무 무대, 전통춤(테소 춤)무대 등이 준비되었다. 모든 무대는 현지 학생들과 한국인 단원들이 함께 준비해 선보였다. 마지막 무대는 전체 참가자들과 단원들이 무대에 올라가 손잡고 부르는 아리랑이었다. 하나 된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가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한국어 대화를 발표한 존 밥티스트(John Baptist)는 “끝이라니 너무 슬프다. 다음 방학 때에도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PAS팀이 떠나고 남은 방학은 무척이나 지루 할 것 같다. 여러분을 평생 잊지 않을 것이다.”라며 마지막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오전의 클로징 세레모니를 마치고 오후에는 한국 음식을 직접 맛보는 코리안 푸드 페스티벌이 있었다. 김밥, 잡채, 김치전, 떡볶이 등이 준비되었고 학생들은 음식에 큰 호기심을 보이며 음식의 이름과 재료, 만드는 방법을 물어보았다. 쿠미대학교에 재학 중인 무기샤 패트릭(Mugisha Patrick)은 “한국 음식은 매우 색다르다. 특히 고춧가루가 많이 들어가는 것 같다. 더욱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싶다.”며 한국 음식에 대한 느낌을 남겼다. 음식을 먹고 현지 학생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 마지막 인사를 하며 학생들은 ‘다시 만나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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