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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의 체인지업]고양 원더스, 이대로 사라지게 놔둘것인가

[장윤호의 체인지업]고양 원더스, 이대로 사라지게 놔둘것인가

발행 :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아직 골든 타임 남았다... KBO와 700만 야구팬, 고양시 누구든 나서라

고양원더스 창단당시의 허민 구단주(왼쪽)와 김성근 감독./ 사진=OSEN
고양원더스 창단당시의 허민 구단주(왼쪽)와 김성근 감독./ 사진=OSEN


원더스(Wonders). 영어 사전을 찾아보면 ‘원더(wonder)’의 뜻으로 동사로는 ‘궁금하다, 궁금해하다, 놀라다’ 등이 있고 명사로는 ‘이상함, 불가사의함, 놀라움. 경이로움’이 나열돼 있다.


고양 원더스(GOYANG Wonders)가 지난 2011년 9월15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있는 야구회관에서 경기도 고양시와 함께 창단을 선언했을 때, 그리고 11월에 선수 출신 및 일반인들까지를 대상으로 선수 공개 트라이아웃을 실시하고 12월12일 킨텍스에서 KBO 구본능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공식 창단식을 연 순간에도 글쓴이는 현장에 있었지만 바로 그 단어 ‘원더wonder)’의 시각으로 한국 최초 독립 구단의 가능성을 의심했다.


수익 모델이 없는 상태에서 ‘허민 구단주의 사비로 과연 얼마나 버틸 것인가, 이상하고 불가사의한 팀이 생겼다’며 미래를 궁금해했고 2년을 지나 3년째가 됐을 때 놀랍고 경이로운 팀으로 인정 받게 만든 허민 구단주의 순수한 열정과 고양 원더스가 보여준 땀과 눈물에 감동했다. 그 무엇보다 고양 원더스가 아름다웠던 것은 ‘패배자들에게 준 기회와 희망’이었다.


허민 구단주는 IT 벤처 사업가로 큰 돈을 벌어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을 목표로 고양 원더스를 시작했다. 이에 앞서 그는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하기 위해 3000억 원의 자금을 가지고 나섰다가 당시 KBO의 역학 구도 등 여러 장벽에 가로 막혀 좌절된 바 있다. 그 때 KBO는 현대 유니콘스의 운영을 떠 맡아 막대한 KBO 유보 자금만 쏟아 붓고 히어로즈(현 넥센 히어로즈)에 거저 넘기고 말았다.


만약 허민 구단주가 현대 유니콘스를 맡았다면 현재 한국프로야구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김택진 NC 다이노스 구단주에 앞서 새 바람을 일으켰을 것으로 확신한다. 허민 구단주가 고양 원더스를 창단하게 된 배경은 기본적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 측’의 요청이 있어 그 제안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다만 그 제안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공식적이었던 것인지 아니면 ‘관계자’가 개인적으로 했는지는 서로 주장하는 바가 다르다. 한국야구위원회의 공식적이었던 것이라면 KBO 이사회와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것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이번 고양 원더스 구단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원더스가 ‘열정에 기회를’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22명의 선수를 KBO 소속 프로 선수로 진출시키기도 했으나 ‘이런 의미와 작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3년간 구단을 운영하면서 창단을 제의했던 KBO와 구단 운영에 대한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반복해서 확인하였습니다. 그래서 아쉽지만 한국 최초의 독립 야구단 고양 원더스는 2014시즌을 끝으로 여기서 도전을 멈추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고양 원더스는 KBO가 먼저 제의해 창단했으나 KBO를 포함해 한국프로야구 구단들의 대표자로 구성된 의사 결정 기구인 이사회와 운영 방향에 맞지 않아 결국 해체의 길을 걷게 됐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김성근 감독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일부 구단들이 대승적 차원으로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필요한 고양 원더스의 열정과 가치를 폄하한 것도 인정해야 하고 허민구단주를 비롯해 고양 원더스 창단을 주도했던 분들이 느끼는 무력감과 허무함도 객관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구단들의 이기주의가 한국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가 3년 만에 좌초하는 것을 한국 프로야구계가 방관만 하고 있다는 비난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글쓴이는 무수하게 이어지는 고양 원더스의 해체 기사를 읽으면서 왜 ‘고양 원더스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나 ‘고양 원더스를 살릴 방안’에 대한 논의가 없는 지 궁금했다.


사실 고양 원더스가 이대로 사라지면 한국 프로야구로서는 엄청난 손실이고 후퇴이다. KT가 제10구단을 수원으로 유치할 당시 공약했던 독립구단 창단과 독립 리그 출범 등도 모두 물거품이 된다.


이제 한국프로야구를 이끄는 기구인 KBO와 구본능 총재가 나서야 한다. 고양 원더스를 이대로 해체되게 놔둘 것인가부터 근본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한국야구의 미래를 위해 원더스를 살리겠다면 방법은 있다.



과거 KBO는 현대 유니콘스를 운영했던 경험이 있다. 만약 연간 운영비 15억원 이내로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를 KBO 산하 팀으로 이끌면 적어도 패배자, 혹은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한 낙오자들에게 한국야구계가 기회와 도전의 꿈을 줄 수 있다. 당연히 프로야구 저변도 탄탄해지고 고등학교 야구 팀 10개를 창단하는 이상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10개 구단이 각 2억씩만 내도 충분하다. 한국야구위원회 김인식 기술위원장이 감독을 맡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 KBO와 프로야구단들은 경찰청 야구단을 지원하고 있다. 물론 목적은 소속 선수들이 경찰청에서 뛰며 퓨처스리그에서 야구를 하면서 병역의무를 마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두번째 안은 한국야구 최초의 시민 구단으로의 전환이다. 고양시 최성 시장은 열렬한 야구 팬으로 마케팅에도 전문가이다. 고양에 새 구장을 만들고 고양 원더스 창단에도 기여했다. 아마도 현재 프로야구계는 고양 원더스가 해체되는 것을 기회로 고양에 2군 팀을 가져가려고 움직일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고양시는 일산이라는 배경과 사회인 야구를 기반으로 해서 고양 원더스를 시민 구단으로 전환하는 것도 획기적인 투자가 될 것이다. 기업과 연계하는 것도 방법이고 KBO의 지원을 모색할 수도 있다. 고양 원더스는 마케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명성을 가지고 있고 자리를 잡았다.


허민 구단주는 고양 원더스를 창단해 운영하면서 3년은 무조건 하겠다는 것과 단 한 푼의 돈도 가져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고양 원더스를 이대로 사라지게 놔두면 한국야구계는 엄청난 손실임을 누구나 알고 있다. 고양 원더스와 같이 ‘마지막 도전의 기회를 주는 구단’을 새로 만드는 길은 정말 어렵다. 수수방관하지 말고 KBO와 총재, 프로구단, 야구 관계자들이 운영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마추어 기구인 대한야구협회(KBA)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고교와 대학에서 야구를 했는데 실력 부족 등의 이유로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한 아마추어 출신 선수들이 마지막 기회를 찾았던 구단이 고양 원더스였다. 그런 팀이 사라지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야구 팬들은 고양 원더스 살리기 서명 운동이라도 해야 한다.


다행히 고양 원더스는 프로 구단들의 트라이아웃이 열릴 때까지 몇 달간 소속 선수들의 훈련을 지원하고 김성근감독과 코칭스태프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마지막까지 무엇이든 해보려 하고 있어 더욱 안타깝다.


한편으로는 그 기간이 KBO와 야구계, 고양시, 700만 야구 팬들에게 주어진 ‘고양 원더스’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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