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리그 10개 구단은 지금 한창 해외 전지훈련을 벌이고 있습니다. 날씨가 엄청 추운 국내에서 훈련을 했다가는 부상 위험이 많아 지난 2월 1일 이전에 따뜻한 해외로 가서 두달도 남지 않은 2018년 시즌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특히 올해는 시즌 개막이 예년보다 1주일 정도 빠른 3월24일입니다. 8월 중순에 제18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때문에 프로야구는 휴식기를 갖습니다.
시범경기도 1999년(총 28경기) 이후 가장 적은 40경기(팀당 8경기) 뿐이어서 개막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려면 시간이 촉박합니다.
어쨌거나 따뜻한 해외라도 훈련을 펼치고 연습경기를 갖다 보면 부상 선수가 나올 수 있습니다. 신진 선수들은 감독, 코치의 눈도장을 찍으려고 총력을 기울이다보니 부상이 나오기 쉽고, 중견이나 베테랑 선수들도 4개월만에 훈련과 연습경기여서 다칠 수 있습니다.
특히 지난 정규시즌에 많은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은 부상을 당할 소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각 구단에서는 해외 훈련을 할 때마다 선수들의 부상에 신경을 곤두 세웁니다.
한화는 올해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을 하는데 일본 팀과 연습경기가 무려 14경기나 됩니다. 짧은 기간에 많은 경기가 탈이라도 날까 걱정이 됩니다.
근래 해외 전훈에서 빚어진 부상 선수 사례는 제법 많습니다.
NC의 박민우(25)는 1군 4년 차를 지냈지만 아직 전 경기 출장이 한 차례도 없습니다. 크고 작은 부상 때문입니다. 지난해의 경우 스프링캠프에서 햄스트링을 다치면서 시즌 시작이 늦어졌습니다. 이후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하면서 108경기만 뛰었습니다. 지난해 발목 통증을 치유하기 위해 왼쪽 발목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기도 했습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훈련 중인 박민우는 “일단 캠프 초반에는 재활 훈련에 중점을 둘 전망이지만, 이렇게 몸 관리를 잘 했던 비시즌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지난해 스프링캠프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 위해서 더 열심히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2015년 2월에는 두산의 마무리 투수 후보였던 노경은이 애리조나주 피오리나구장에서 수비훈련을 하다 타구에 턱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습니다. 노경은은 미국 현지 병원에서 턱에 금이 생긴 부위를 와이어로 고정하는 응급처치를 받았고, 도중에 귀국해 서울삼성병원에서 재검진을 받고 회복까지 최소 6주 이상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한화의 중심선수 정근우도 부상을 당했습니다. 일본의 고치 하루노구장에서 열린 일본 세이부 라이온즈 상대 연습경기에 유격수로 나선 정근우는 1회말 수비에서 더블플레이를 처리하다 1루 주자 헬멧을 스치고 굴절된 송구에 턱을 맞았습니다.
정근우는 현지 병원에서 하악골 골절 판정을 받았지만, 귀국해서 서울대치대 부속병원 정밀검진 후 금이 간 정도란 판정을 받아 수술과 장기 결장은 피하게 됐지만, 126경기만 출장했습니다.
롯데의 내야수 박준서는 애리조나 전지훈련 도중 개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 발목을 접질러 귀국 조치됐고, SK의 투수 윤길현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밖에 삼성의 윤성환(허리), 진갑용(허리), 채태인(왼 무릎), 한화의 조인성(등) 등도 작은 부상으로 한동안 소속팀 훈련을 하지 못했습니다.
2014년 2월에는 삼성 내야수 조동찬이 캠프 시작 나흘만에 무릎에 통증을 느껴 귀국했습니다. 우완 사이드암 신용운도 훈련 도중에 귀국했습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 중이던 롯데 전준우도 2월 4일 돌아왔습니다. 발톱이 살을 파고드는 내성발톱 때문에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할 수 없는 상태여서 1주일 가량 치료를 받고 일본 가고시마 캠프에 합류했습니다.
괌으로 간 KIA는 불펜 투수들이 줄줄이 수술을 받기도 했습니다. 군복무를 마치고 불펜 필승조로 활약이 예상되던 곽정철은 무릎이 또 말썽을 부려 수술을 받았습니다. 왼쪽 슬관절 외측 반월상 연골이 파열돼 10~12주 동안 재활치료와 훈련을 병행해야 했습니다.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고졸 신인 차명진도 우측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습니다. 대졸 3년차 박지훈 역시 오른 팔꿈치 인대 부상으로 재활군에 합류했습니다.
전지훈련은 훈련 양보다 실전감각 회복이 중요하므로 여유를 갖고 훈련을 실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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