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태까지 야구하면서 보기 힘든 장면이었죠."(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
"무슨 코미디 보는 줄 알았어요."(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
김경문(68) 한화 감독의 60년 야구 인생을 돌이켜봐도 비슷한 장면을 찾기 힘들었다. 두 사령탑은 물론이고 중계진, 팬들까지도 모두가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플레이였다. 요나단 페라자(28·한화)의 플레이는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명장면이었다.
김경문(68) 감독은 27일 창원 NC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페라자의 플레이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했다.
1회초 1사에서 안타로 출루한 페라자는 문현빈의 우전안타 때 상대 우익수가 공을 더듬는 장면을 보고 3루로 내달리더니 강백호의 3루수 방면 땅볼 타구 때 2루 송구를 보고는 홈으로 내달렸다.
이를 본 2루수 박민우는 2루를 밟은 뒤 1루가 아닌 홈으로 빠르게 공을 뿌렸다. 타이밍상으로는 완벽한 아웃이었지만 페라자의 센스가 돋보였다. 포수 김형준의 태그를 피해 홈플레이트를 지나친 페라자는 세 번이나 김형준의 태그를 피해내며 슈퍼맨처럼 날아올라 홈을 터치했다.
원심은 세이프. NC에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고 느린 화면을 확인한 결과 페라자가 완벽히 태그를 피해 득점을 만들어낸 게 확인됐다.
이호준 NC 감독은 "참 희한한 상황을 다 본다. TV로 봤더니 코미디 하는 줄 알았다"며 "바운드가 커 병살타는 힘든 상황이었다. 혹시 (미트에) 스치치지라도 않았을까 싶었다. 저 상황에서 어떻게 글러브를 한 번 못 댔을까 싶어서 비디오판독을 했다"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NC로선 다행이었다. 3회초 돌입을 앞두고 경기가 우천 노게임 선언됐기 때문이다. 페라자의 슈퍼 플레이는 결국 추억 속에만 남게 됐다.

김경문 감독은 "어제는 1회를 보고 선발이 공도 좋고 비가 안 왔으면 했는데 다 하늘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페라자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살려고 하는 그 모습을 칭찬해야 할 것 같다. 당연히 아웃이 될 줄 알았는데 태그를 못했더라"고 웃었다
열정만 넘치던 2년 전 모습과는 달리 이젠 한층 더 침착해지고 집중력도 높아졌다. 김 감독은 "3루 코치도 그 타구는 더블 플레이하기가 힘들어서 멈추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주춤하던 페라자는 과감히 홈으로 향했고 결국 기지를 발휘해 득점을 만들어내는 집중력을 보였다.
본인에게도 잊지 못할 장면이었다. 페라자는 "바운드가 크고 더블플레이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3루수가 2루로 송구해서 그것을 보고 홈 승부를 했다"며 "공이 도착한 것을 보고 본능적으로 태그를 피하고자 하다보니 그런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 한 주의 첫 경기이고, 비 예보도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선취점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득점으로 이어져 기분이 좋았다"고 돌아봤다.
스스로도 어느 정도 아웃을 직감했다. "좋은 송구였다면 분명 아웃이 됐을 거라 생각하지만, 포구 당시 포수의 위치가 조금은 멀었기 때문에 그런 점을 활용해 태그를 피하려고 최선을 다하다 보니 그런 점프가 나온 것 같다(웃음). 사실 본능적으로 나온 플레이였다"고 전했다.
예상치 못한 득점에 동료들도 누구보다 기뻐했다. 페라자는 "동료들도 꽤나 놀란 것 같았다. 아마 다들 아웃이 될 거라 생각했을 것 같은데 세이프가 돼서 다들 놀랐던 것 같다. 나 역시도 세이프기 돼서 놀라웠고 비디오판독 장면을 보고 정말 재미있었다. 앞으로 이 장면이 하이라이트에 많이 나올 거라고 하더라"며 "어쨌든 앞으로도 더 성숙해지고 더 열심히 하는 페라자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집중력은 이날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이날도 1회초 첫 타석에서부터 일을 냈다. 이번엔 타점과 득점까지 혼자 해냈다. 토다 나츠키를 상대로 포크볼을 걷어올린 페라자는 중앙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10번째 홈런. 2024년 26홈런을 날렸던 페라자는 KBO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까지 작성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