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달라하라 역사지구에서 독립 영웅의 숨결을 확인한 뒤 이동한 인근 도시 사포판은 온 동네가 그야말로 월드컵 축제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특히 현지에서 체감한 한국과 손흥민을 향한 관심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9일(현지시간) 오후 방문한 사포판 역사지구의 보행자 전용 거리는 월드컵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화려한 조형물로 완전히 옷을 갈아입은 상태였다. 과달라하라에서 조별리그 경기를 치르는 국가들을 상징하는 조형물들이 거리 곳곳을 가득 채웠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지역 예술인들이 모여 한 땀 한 땀 손뜨개질로 작업한 형형색색의 국기들이었다. 이 국기들은 거리를 에워싼 나무들을 감싸 안고 있고, 머리 위에는 다채로운 국기 물결이 시야에 가득 담겼다.
이번 월드컵 기간 과달라하라에서는 총 4경기가 열리는데, 이를 치르는 국가의 국기가 천장과 기둥을 따라 쭉 이어져 장관을 연출했다. 거리 시작점인 스페인을 시작으로 콜롬비아가 먼저 눈에 들어왔고, 대한민국 국기는 중앙 부근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 뒤를 이어 우루과이, 콩고 등이 이어졌고 마지막은 개최국 멕시코가 장식했다.

이 거리에서 마주한 현지인들의 한국 사랑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한국 취재진을 보자마자 현지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다가와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현지 분위기를 담고 인터뷰를 하러 갔다가, 역으로 현지인들의 카메라에 가로막혀 사진을 찍히는 상황이 더 많은 정도였다.
과달라하라 현지에서 만난 에블린 에르난데스(24) 씨는 "월드컵 티켓 가격이 너무 비싸서 또래 친구들은 모두 경기장 직관을 포기했다"며 "대신 분위기가 좋은 주변 펍에 모여 한국과 멕시코 경기를 보며 응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국 대표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마자 에블린 씨는 "손흥민을 정말 좋아한다. K-팝 아이돌 같으면서도, 경기장 안에서 보여주는 빠른 속도와 날카로운 슈팅이 너무 멋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동행한 아이데 카브레라(26) 씨 또한 "손흥민은 우리 또래 사이에서도 정말 유명한 선수"라며 "한국 대표팀이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돌아갔으면 좋겠다. 비바 코레아"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거리에서 만난 부산 태생의 멕시코 유학생 박세진(27) 씨는 "멕시코에서 살면서 인종차별을 당해본 적이 전혀 없을 정도로 현지인들이 한국 사람을 굉장히 좋아한다"며 "BTS를 비롯한 한류가 정말 깊숙이 유행하고 있다는 걸 몸소 체감하고 있다. 가끔은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로 대신 사인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황당하고 유쾌한 일도 생긴다"며 웃었다.
이어 박 씨는 "현지에서 월드컵 티켓 가격이 매우 높게 형성된 것은 유명하다. 한국 돈으로 치면 100만 원 정도 하는 수준이라 현지인들도 쉽게 구하지 못한다 들었다. 나 역시 경기장 대신 바에서 친구들과 경기를 즐길 예정"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설명했다.
게다가 사포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부터 현지의 뜨거운 한류 열풍을 고스란히 체감할 수 있었다. 택시기사는 취재진이 한국인임을 알자마자 "두유 노우 손?", "두유 노우 코리안 플레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며 일명 '역 두유노' 질문을 쏟아냈다. 과거 맨유에서 활약했던 멕시코 공격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치차리토)와 박지성의 인연까지 거론하며 한국 축구에 대한 친근감을 과시했다.
월드컵 분위기가 점점 달아오르는 가운데 홍명보호는 오는 12일 오전 11시(한국시간)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체코와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른다. 이어 19일에는 개최국 멕시코와 운명의 2차전을 펼친 뒤, 몬테레이로 이동해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최종전을 끝으로 조별리그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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