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연료 미지급을 사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위원장 한영수, 이하 한연노)과 KBS가 이번에는 연기자실(탤런트실)을 두고 팽팽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한연노 측은 15일 낮 12시 서울 영등포에서 기자들과 만나 "KBS가 KBS 별관 내 연기자실을 패쇄했다"고 밝혔다.
한연노에 따르면 KBS는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별관 내에 연기자실을 폐쇄, 한연노 측의 출입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한연노 측 관계자는 "KBS가 지난 50년 동안 연기자들이 사용한 연기자실을 폐쇄한 것은 부당하다"며 "KBS가 연기자들을 가족처럼 여긴다고 하면서 연기자들이 출입할 수 있는 대기실을 폐쇄했다. 이는 연기자들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15일) 한연노는 KBS 2TV 주말극 '내 딸 서영이'의 촬영거부투쟁을 벌일 예정이다"라며 "KBS가 청원경찰을 동원, 출입구 봉쇄 등으로 맞서고 있다. 50년 동안 연기자들이 드나든 곳을 폐쇄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KBS의 이 같은 조치는 한연노가 KBS를 상대로 KBS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을 해결해 달라고 벌인 촬영거부투쟁에 따른 것이다"며 "촬영장에 있는 연기자와 한연노와의 만남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KBS 측은 "KBS별관 연기자실을 폐쇄하지 않았으며 한연노 점거에 대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KBS 드라마국 한 관계자는 "연기자실을 폐쇄하지 않았다"라며 "연기자 대기실은 별관 내 세트장에서 촬영을 진행할 연기자들의 쉼터다. 한연노가 촬영이 없는 연기자들을 모아 연기자실을 점거할 것을 대비해 출입인원을 통제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한연노가 KBS를 상대로 출연료 미지급 사태를 해결해 달라고 하는데, KBS는 출연료 이중지급을 할 수 없다"며 "연기자들의 상황은 안타깝다. 하지만 한연노의 촬영장 점거, 출연자들의 촬영거부 유도는 엄연한 불법행위다"고 말했다.
KBS는 15일 오전부터 KBS 별관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중이다. 건물 내로 출입할 수 있는 출입구에는 청경이 출입자들의 출입증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 녹화가 없는 연기자들의 출입에 대해서도 신원 확인과 업무 상태를 파악한 후 출입시키고 있다. 건물 셔터를 내리고 지정된 출입문으로 관계자들을 출입시키고 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KBS 별관에는 한연노가 예고한 '내 딸 서영이'의 촬영거부투쟁으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편 한연노는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KBS가 약 13억원에 달하는 출연료를 출연자들에게 미지급, 종전에 지급보증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12일부터 KBS를 상대로 촬영거부투쟁을 벌이고 있다.
한연노 측은 지난 12일 수원 세트장에서 진행되는 KBS 1TV '대왕의 꿈'을 상대로 출연거부투쟁을 했다. 이어 지난 14일 오후에는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진행될 KBS 2TV '개그콘서트'의 녹화에 앞서 촬영거부투쟁 집회를 열었다.
또한 KBS 2TV 주말극 '내 딸 서영이'와 KBS 1TV 일일극 '힘내요, 미스터 김!', '산 너머 넘촌에는2'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촬영거부투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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