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류진은 '속아도 꿈결'을 '허당 캐릭터'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덕분에 이전보다 더 시청자들이 친근하게 바라보게 됐다.
류진이 출연한 KBS 1TV 일일드라마 '속아도 꿈결'은 다른 문화의 두 집안이 부모의 황혼 재혼으로 만나 하나의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다. 지난 1일 종영했다.
극 중 류진이 맡은 금상백은 금종화(최정우 분)의 장남이다. 금상백은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아 결국 집안 살림을 도맡는 주부가 됐다. 착한 성격이지만 가정경제 파탄 낸 팔랑귀, 허당 캐릭터로 아내 인영혜(박탐희 분)의 속을 긁는다. 절치부심 하고 차린 식당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가족들 앞에서 가장으로 당당하게 일어섰다.
류진은 금상백을 통해 기존 멋진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특히 금상백의 속터지는 '허당 가장'부터, 정 많은 아버지이자 남편의 모습까지 다채로운 색을 입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었을 법한 류진의 친근한 연기였다. 작품 종영 후 류진은 스타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종영 소감을 비롯해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을 털어놓았다.

-'속아도 꿈결'을 마친 소감은?
▶ 무척 서운하다. 보통 작품을 끝낼 때 아쉽기도 하지만 힘든 부분도 크기 때문에 얼른 쉬었으면 좋겠는 마음도 있다. 그렇지만 이번 드라마는 함께 한 동료 선후배 배우들과 정이 많이 들어서인지 시원함보단 섭섭함이 너무 커서 조금 더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
-종영까지 시청해준 시청자들께 전하는 말이 있다면?
▶('속아도 꿈결'이)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을 시청자분들도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기존 일일극 스타일이 아니라 약간 호불호가 있었다고 들었다.
'속아도 꿈결'처럼 가슴에 와닿는 드라마가 있어야 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을 이해하고 끝까지 봐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했고 덕분에 많은 힘을 얻었다.
-극 중 금상백과 류진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높다고 생각하는가.
▶ 싱크로율 면에서 처음에는 걱정이었다. 김정규 감독님은 이전 KBS 2TV '국가가 부른다'에서 같이 하면서 친해진 사이다. 그래서 아직 방송에 비춰지지 않았던 나의 다른 모습들, 허당끼나 코믹하고 순수한 모습 등을 감독님께서 아시고 캐스팅했지만 이전에 맡았던 캐릭터들과 많이 달랐기 때문에 감독님과 저 모두 걱정이 좀 됐다. 그러나 드라마 종영이 가까운 지금 시점에서는 90프로 싱크로율이라고 생각할 만큼 많은 부분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에서 박탐희와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고, 잔잔한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서로 호흡은 어땠는가. 또 비하인드가 있다면?
▶박탐희 배우와 연기 호흡은 매우 좋았다. 전에 작업을 같이 안 해봐서 잘 몰랐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박탐희 배우가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라는 것을 알고 많은 것을 배웠다. 덕분에 진짜 부부처럼 서로 믿고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정도로 호흡을 맞춰갔다.
비하인드는 박탐희 배우가 웃음이 많다. 원래 웃음을 잘 못 참는 성격인데 캐릭터는 웃음이 별로 없는 편이라 웃음 때문에 NG가 많이 났지만 덕분에 현장 분위기도 더욱 좋아진 것 같다.
-극 중 금상백이 연이은 실패를 맛 봤다. 혹시 공감했던 에피소드가 있는가.
▶ 상백이 경비로 일하는 동안 무척 성실하게 일했음에도 같이 일하시는 분을 위해 일을 그만둘 때다. 실제로도 그런 일들이 있을 것 같아서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극 중 딸 금민아(김인이 분)가 혼전 임신, 예상치 못한 결혼을 하게 됐다. 만약, 실제 내 아이가 이런 일을 겪는다면, 아빠 류진은 어떤 대처를 할 것인가.
▶ 저는 약간 보수적인 경향이 있어서 처음에는 무조건 반대하고 안 된다고 화낼 것 같지만, 만약에 결혼 상대가 내가 보기에 괜찮은 사람이라면 상백이처럼 응원해주고 도와주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겠다.(웃음) 아들은 부모인 내가 안 믿으면 어떻게 하나, 자식이니까 믿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나이로 50세가 됐다. 앞으로 어떤 배우로 거듭나게 될지 궁금하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드라마가 끝난 지금, 예전 작품 속 역할들을 보며 저런 역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제 상백이스러워졌다.(웃음) 그래도 상백이 역할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은 부분도 있고 해서 뭐든지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예전에는 내 나이는 생각 안하고 아버지 역할을 꺼려하기도 했다. 아버지 역을 했어도 5, 6세 아이의 아빠 역만 했는데 지금은 20세 성인 아이들의 부모님인데다 얼마 전에는 손자를 낳아 할아버지가 된 촬영까지 하니까 기분이 묘했다. '이럴 수도 있겠구나' 싶다가도 아직은 적응이 잘 안되기도 해서 당분간 할아버지 역할만은 조금 더 미뤄둬야 할 것 같다.(웃음)
- 앞으로 하고 싶은 연기 장르나 도전하고 싶은 배역이 있다면 무엇인가.
▶ 드라마가 끝난 지금, 예전 작품 속 역할들을 보며 저런 역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제 상백이스러워졌다. 그래도 상백이 역할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은 부분도 있고 해서 뭐든지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굳이 꼽자면 요즘 장르물이 많이 나와서 장르성이 짙은 작품을 도전하고 싶다. 스릴러든 공포든 최근 화제가 된 '오징어게임'처럼 개성이 강한 장르물을 해보고 싶다. 배역은 악역이든 선한 역이든 상관없이 장르물에서 센 역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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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s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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