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이자 가수, 가수이자 배우 서인국은 장벽을 깨는 사람이다. 케이블 방송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데뷔한 서인국은 케이블 채널을 넘어서 지상파로 진출했고, 가수를 넘어 드라마 주연배우가 됐다. 가수가 배우로서 드라마 주연을 맡으며, 스스로 걱정할 만큼 고민도 많았지만 서인국은 해냈고, 안방극장, 스크린 그리고 무대를 누비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여전히 하고 싶은 것이 많다는 서인국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2009년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오디션 프로그램 Mnet '슈퍼스타K'의 우승자. 서인국은 그렇게 가수로 데뷔했다. 훈훈한 외모로 데뷔 초부터 주목 받던 서인국은 가수로서 뿐 아니라 배우로서도 능력을 인정 받았고, 데뷔 14년차인 지금은 노래 잘하는 가수이자 연기도 잘하는 주연 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서인국은 지난해 일본 나고야에서 진행 된 '2022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인 재팬 (2022 Asia Artist Awards IN JAPAN, 이하 2022 AAA)'에서는 베스트 아티스트상을 수상했고 다음날 열린 '2022 AAA' 갈라쇼에는 헤드라이너로 서서 무대를 이끌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데뷔할 때부터, 지금 성큼성큼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서인국의 모습까지. 본인이 생각하는 서인국의 모습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많은 사람들이 서인국을 향해 '장벽을 깨는 사람'이라고들 한다. 케이블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 지상파로 진출하고, 가수가 주연배우가 되고, 또 영화 주연을 맡고. 자신을 향한 그런 수식어를 어떻게 생각하나.
▶ 부담스러우면서도 기분이 좋다. 음. 부담이 더 크다. 솔직히 제 안에 열등감이 있었다. 저는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고, 그 당시에 공중파는 케이블 출신이라 못나갔다. 그때는 지금과 달랐고, 솔직히 좋은 시선은 아니었다. 제가 뭔가를 할 때마다 어떤 시스템적인 문제와 시선들. 그런 벽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 저 스스로 움츠릴 때가 많았다. 그 때마다 저를 보는 시선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부담스러웠고 무서웠던 것이 사실이다. 제가 많은 것에 도전했지만, 저도 도전이 처음이었다. 익숙하지 않았고 모자란 부분도 많아서, 겁이 많이 났다. 다행히 운 좋게 좋은 분들과 좋은 파트너들을 만나서 제 안에 쌓였고, 이런 것들이 저를 만들었다. 그래서 저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사랑비'의 조연으로 연기 데뷔를 했고 첫 주연을 맡은 '응답하라 1997' 주연을 맡으며 배우로 사랑 받고 있다. 고등학생 부터 왕 역까지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며 배우 생활을 하고 있다.
▶그때 그때 타이밍에 맞게 다양하게 작품 제안이 들어왔고, 제가 재미 있다고 느끼는 것에 꽂히면 한다. 장르물을 하기도 하고 로맨스를 하기도 했다. 제 배우 인생을 돌이켜 보면 잘한 것 같다. 저에게 장르물이나 로맨스물이나 준비 과정은 똑같다. 캐릭터성은 겉모습으로 보여지는 것이지만, 주변사람들과 이야기해서 만들어가는 과정은 같다. 감정을 건드린다는 것은 똑같다. 어떤 이야기를 가진 캐릭터가 서인국을 통해서 나온다는 것, 그것에 최대한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작업은 똑같다.

-첫 주연인 '응답하라 1997'에서 연기를 잘해서 칭찬 받고 배우로 바로 자리를 잡았다. 그 때를 떠올리자면?
▶나도 몰랐는데 잘하는 부분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응답하라 1997' 촬영 중간에 이시언 배우가 우리집에 같이 와서 공부하기도 했다. 작품 리딩을 해야되는데 어떻게 해야 되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하면서 이시언 배우와 친해졌다. 저는 배우는 것도 재밌었지만, 혼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 연기 도전했던 '사랑비'는 촬영 직전에 너무 긴장이 돼 딕션 같은 것을 연기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지만, '응칠'은 혼자 공부를 많이 했다. 제 인생을 바꾼 터닝포인트였던 것 같다. 연기는 여전히 재밌다.
-'응칠'을 시작하기 전에는 본인이 그렇게 잘 할 것이라고 생각을 안했었나?
▶전혀 생각을 못했다. 대본을 읽을 때도 제 목소리가 밖으로 나오고 제 귀로 들리는데 너무 어색하더라. '큰일 났다' 싶었다. 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으면 어떻게 하지 너무 걱정 됐다. 그런데 제가 운이 좋았던 것 중 하나가, 제가 울산 출신 아닌가. 다행히 작품이 경상도 사투리로 하는 역할이다보니 제가 연기적인 부분이 많이 부족했음에도 사투리라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좀 더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었다. 그렇게 현장에서 작품을 하면서 어떻게 대사를 하고 표현을 하고, 내가 표현한 것이 사람들에게 느껴지게 하는지를 배웠다. 지금 생각했을 때, 만약 제 첫 작품이 표준어를 쓰는 작품이었으면 지금과 달랐을 껏 같다. 저고 가끔 '응칠' 짤이 뜨면 보는데, 보면 너무 어색하다. 주변에서는 '응칠' 연기가 최고라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지금 다시 돌아간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지금 하면 그때의 풋풋함을 없을 것 같다.

-가수 서인국, 배우 서인국 어떤 이름이 더 익숙한가. 계속해서 배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할 계획인가.
▶ 가수 서인국과 배우 서인국 중에 부담은 더 큰 것은 아직도 가수 서인국이다. 제가 가수만 했으면 아마 부담이 더 컸을 것이다. 여러 선배님들이 계속 노래하면서도 고민하는 것을 보면 정말 이해되고 와 닿는다. 하지만 다행히도 연기를 하면서 그 부담이 상쇄되는 부분이 있다. 더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할까. 제가 연기를 더 잘하니까 괜찮다 이런 것은 아니고, 스스로 제 안에서 잘하는 부분들을 찾게 된다. 가수라는 직업도 노래 하나를 잘하는게 전부가 아니라 만들고 표현하는 디테일이 다르다. 그런점에서 연기 활동을 하면서 배워서 가수를 하면서 도움 되면서 편해지는 부분이 있다. 노래 부르는게 재미있고 콘서트 하고 앨범 내는 것도 좋다. 하지만 항상 노래하는 것에 대한 부담과 걱정은 있다. 저는 계속해서 가수와 배우 활동을 병행해서 할 예정이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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