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커지고 더 웃긴 디즈니+ '더 존: 버텨야 산다 시즌2'(이하 '더존2')가 왔다. 멤버들의 합도, 제작진의 아이디어도 기발한 가운데 PD들이 새로운 유재석의 등장을 바랐다.
조효진PD, 김동진PD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디즈니+ '더존2' 공개를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더존2'는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상황 속 더 리얼하고 강력해진 극강의 8개 시뮬레이션에서 다시 뭉친 '수.유.리' 유재석, 이광수, 권유리! 인류 대표 3인방의 상상 초월 생존기를 그린 리얼 존버라이어티를 그린다. 지난해 9월 시즌1, 이달 14일 시즌2가 공개됐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조 PD는 "('더존2' 공개 후) 주변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 예전에 같이 일했던 친구들이나 이런 분들에게 연락이 많았는데 스케일이나 멤버들 케미나 이런 얘길 많이 하더라. 어떤 사람은 부럽다고도 하고 기획을 잘 해냈으니 그런 거 같다. 재밌게 잘 봤다고 하더라. 어떤 작가가 간만에 보면서 현웃 터졌다고 하더라. 냉정한 애가 그런 얘기를 하나 싶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유)재석이 형이 전화 두 번 왔다. 원래 그렇게 전화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엔 좀 관심이 있었나 보다. ('더존2') 녹화가 잘됐다고 재밌었다고 했다. 유리 씨도 좋았다고 하고 1보다 2가 더 좋았다고 하더라"고 반응을 전했다.
◆ "유재석, 새롭지 않으면 안 한다..촬영 2시간 만에 끝나기도"

'더존'은 시즌2를 맞이해 규모도, 구성도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제작진들이 새롭게 각오를 다진 만큼 멤버들도 같은 마음을 가졌을 터. 이에 조 PD는 "재석이 형은 모든 프로그램을 하기 전에 새로운 게 없으면 안 하는 사람이다. 시즌 1때도 사실 우리가 엄청 친하지만, 프로그램 들어가기 전에 4~5번은 얘기했다"라며 "'버티자'란 단어가 나오기 전까지 한참 얘기했다. 그러다 나온 게 '4시간 동안 버티는 거 어때' 였다. 시즌2 시작 전에도 많이 얘기를 나눴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알다시피 뭘 하겠다는 걸 말 못하지 않나. 침대도 그렇고, 사람 만나는 것들도 그렇다. 물론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공포나 좀비물은 예상했을 것이다. 우리에게 돌발 상황을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유재석의 바람대로 '더존'은 야외로 나가서 신선함을 보인다. 특히 원격 조종되는 침대의 경우, 시청자에게도 충격을 안겼다. 조 PD는 "생각보다 멤버들이 사람 만나는 걸 부끄러워하더라. 나중에 만나니 좋아하긴 했지만. 축의금 역시 우리가 만든 상황이니 제작비로 충당하겠다고 했지만 재석이 형이 괜찮다고 했다. 전혀 아깝지 않다더라"고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이번엔 돌발 상황이 많은 만큼, 어떤 회차에선 2시간 30분 만에 녹화가 끝나기도 했다. 조 PD는 "사실 예능이 뭘 하라고 하면 뭘 더 만들 수 있긴 하다. 그렇지만 당시 내용이 너무 재밌기도 했고 재석이 형도 그때 빨리 녹화가 끝났지만 중도 포기 후 '그래 이게 예능이지' 하더라"며 "다음 회차를 길게 보내면 된다고 생각은 하긴 했지만, 해당 녹화는 크게 걱정하진 않았다"라고 밝혔다.
◆ "시즌1보다 제작비↑..첫회 가장 많이 공들여"

'더존'은 여느 촬영 세트장이 아닌 건물이나 야외에서 이뤄지는 촬영이 많아 보기에도 거액의 제작비가 있어야 하는 프로그램이다. 조 PD는 제작비와 관련해 "지상파 프로그램 제작비와 단순 비교를 할 수 없다. 사실 지상파에서 제작비가 세이브 되는 게 많다. 그래서 비교가 쉽진 않은데 두 배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또 시즌1에 비해선 조금 늘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즌2에선 1회가 많이 들긴 많이 들었다. 건물을, 엘리베이터도 그렇고 미끄럼틀을 만드는 등 여러 작업이 생각보다 많이 들더라. 귀신 날아오는 거 등 레일을 깔아야 한다. 이런 것도 돈이 꽤 많이 들었고 하고 싶은 걸 몇 개 포기하긴 했는데 1회가 가장 많이 들었다"라고 얘기했다.
김 PD는 "보통 일주일 가량 건물에 가서 준비했다. 전기도 안 들어오는 곳이라 조명을 깔고 세트나 이런 걸 하는데 꼬박 일주일 걸렸던 거 같다. 시즌2 1회니까 많은 인력을 따졌다"라며 1회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쓰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번 '더존2'에서는 야외 촬영이 많아 급박한 상황이 다수 그려졌으며 출연진뿐만 아니라 제작진의 합도 필요했다. 조 PD도 이에 동의하며 "1회 같은 경우에도 어디 가서 안 터지는 게 있지 않나. 타이밍이 틀리게 나오면 하나도 안 무섭게 느끼지 않을 거 아니냐. 다른 곳으로 극대화할 수 있게끔 타이밍을 신경 써야 한다. 그래서 1회를 많이 고민했다"라며 "2회가 진짜 힘들었다. 섬으로 자주 갔는데 사람이나 장치는 만들고 시키면 된다. 자연현상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전날 가고 전전날에도 가서 약 다섯시간 정도인 걸 알아서 만들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촬영하면서 소품을 치우면서 가야 했다. 그래서 아예 그 사람들을 단체복을 입혀서 치고 가면 치우고 넣긴 했다. 그런데 전날보다 30분 빨리 빠졌다. 멤버들이 고작 5~10분 얘기했는데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된 거다. 그들도 비상이 났지만, 우리도 긴박했고 방송으로는 좋았지만 정말 못 빠져나갈까 봐 걱정이었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나중에 보면 반 정도 의도지만 반 진실이 미친 듯이 흔들리고 거치고 다녀 찍는 거밖에 없고 그렇지 않나. 편집을 보고 난 입장에서 그대로 살리긴 했는데 현장에선 고성이 오가고 긴박했다"라고 덧붙였다. 김 PD는 "마지막에 형이랑 내가 나왔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 지금 안 나가면 혼난다, 싶었다"라고 전했다.
◆ "요즘 관찰·여행 예능 多, 제2의 유재석 필요해"

사실 조효진 PD는 오랜 시간 유재석과 호흡을 맞춰왔다. 이광수와 권유리 역시 그동안 방송에 많이 나오는 연예인으로, 일각에서는 '더존2'와 관련해 "이미 봤던 케미라 익숙하다"란 평을 내리기도 했다. 조 PD는 예능 기대주 발견이 어렵냐는 질문에 "다양하게 많이 나오는 시대 아닌가. 의외로 '더존'은 신선하다는 평을 얻기도 한다. 요즘 유행하는 게 여행, 관찰, 연애 소재가 지배적이다. 그래서 예전에 연예인들 데리고 하는 게 많지 않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신선하고 아무 생각 없이 할 수 있다. 버라이어티를 할 때 새로운 인물과 하고 싶다. 이거 같은 경우엔 결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도 넷플릭스 '피지컬: 100'을 재밌게 봤는데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늘 좋다. 그런데 그들을 활용하기 위해선 아예 모른 채로 만나서 서사를 쌓아야 몰입하면서 보게 되지 않나"라며 "'더존'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구성에서 반응을 내는가다. 그래서 다양한 시도가 중요하다. 이걸 하기엔 유재석이 적합하다. 만약 똑같은 구조의 처음 방송을 하는 사람을 데리고 온다면 20분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런데 배우나 일반인들이 많은 예능이 나오는 상황이니 제2의 유재석이 나오는 것도 필요하다. MC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즘 젊은 시청자들은 짧은 영상이나 유튜브를 즐겨보기에 상대적으로 OTT나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PD의 고민이 커질 터. 조 PD는 "맞다. 나도 그걸 고민하고 있다. 내가 잘하는 걸 한번 깨고 나와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지금 거의 삼국지이지 않나. 고전적 의미의 방송국, OTT 시장, 그리고 유튜브다. 거의 같이 가고 있는 거 같다. 생각보다 오래갈 거 같기도 하다. 젊은 PD들과 자주 얘길 나누고 있다. 도전해야 한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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