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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왼쪽)이 29일(한국시간) 콜로라도전에서 5회 마운드를 찾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류현진은 지난 29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원정 경기에서 4이닝 9피안타(3홈런) 1볼넷 4탈삼진 7실점(7자책)으로 부진했다. 시즌 10승에 4번째 실패하며 2패(9승)째를 당했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1.27에서 1.83으로 치솟았다.
좋은 경험을 했다. 류현진은 앞으로 구장과 상대 타자에 따라 좀더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류현진의 ‘천적’이라 불리는 놀런 아레나도와 이날 5회 대타 홈런을 터뜨린 팻 발라이카는 투구가 사정권에 들어왔다 싶으면 바로 배트가 나가는 타자들이다. 투수라면 누구나 볼넷 허용을 싫어하겠지만 때로는 전략적으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분간하기 어려운 코스로 던져 ‘안 치면 볼넷으로 내보낸다’는 생각도 해야 한다.
류현진이 상대하는 타자들 중 좌타로는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와 프레디 프리먼(애틀랜타), 오른손으로는 아레나도와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등이 최정상급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이런 타자들은 특별한 작전이나 평소와는 다른 방법으로 상대해야 한다.
이날 8회 아레나도는 다저스의 4번째 투수 JT 샤그와에게 2구째 바깥쪽으로 빠지는 슬라이더에 헛스윙을 한 뒤 4구째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이렇듯 전략적인 승부를 류현진이 참고해야 한다. 다저스 팀 동료 마에다 겐타의 공도 그래서 통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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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한국시간) 콜로라도와 원정경기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
류현진은 곧바로 마운드를 내려왔고, 이 홈런은 이날 경기 콜로라도의 역전 결승 투런포가 됐다. 어쩌면 쿠어스필드에서는 과거 아마추어에서 알루미늄 배트를 쓰던 시절을 생각하며 타자를 상대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류현진은 이날 운이 따라주는가 했으나 한순간에 확 무너지고 말았다. 이런 모습은 오랜만이다. 앞으로 특수한 구장과 강한 상대를 맞아서는 더욱 세밀한 전략과 작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케 한 경기였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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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