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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한국시간) 워싱턴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
1회초 다저스 공격부터 기대에 미흡했다.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얻고도 단 1득점에 머물렀다. 1점을 먼저 내고 이어진 1사 만루에서 A.J 폴락이 3볼-0스트라이크에서 타격을 해 투수 땅볼에 그친 것이 결정적이었다.
물론 볼카운트 3-0에서도 공격적으로 칠 수는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야구의 기본을 생각해야 한다. 상대 선발 아니발 산체츠가 바로 앞 타자 맥스 먼시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주고, 폴락에게도 연속 3개의 볼을 던졌다. 그런 상황에서 공이 가운데로 들어오자 폴락으로선 순간적으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타격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것 하나에 판도가 확 바뀌었다. 초반부터 볼을 남발하며 수세에 몰렸던 산체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후 자신감을 얻은 산체스에게 다저스는 7회까지 단 1명의 타자도 출루하지 못하고 꼼짝 없이 당했다.
고비를 잘 넘기고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류현진은 7회말 상대 타자의 잇단 번트와 내야 수비 불안으로 1점을 내주고 말았다. 선두 브라이언 도저의 좌전 안타 후 빅터 로블레스의 번트 안타, 그리고 대타 헤라르도 파라의 번트 때 다저스 3루수 저스틴 터너의 실책이 나와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류현진은 빠른 볼을 잘 안 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번트를 대기 쉬운 편이다. 따라서 류현진과 다저스 내야수들은 항상 타자의 번트를 의식하고 대비해야 한다.
로블레스의 번트 안타는 워낙 코스가 좋아 터너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치자. 그러나 파라 타석 때는 1점 뒤진 무사 1, 2루에서 당연히 번트가 나올 것이 예상됐는데, 터너가 어설픈 대응으로 포구 실책을 하고 말았다.
이어진 트레이 터너의 3루 땅볼 때 터너의 홈 송구도 적절치 못했다. 타구를 잡은 뒤 빠르게 송구를 했어야 하는데, 느슨하게 던져 공이 마지막에 휘면서 들어갔다. 그런 바람에 포수 러셀 마틴의 1루 송구도 늦어져 더블 플레이를 만들지 못했다.
결국 류현진은 애덤 이튼의 좌전 안타로 동점을 허용한 뒤 투구수 103개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저스 좌익수 알렉스 버두고가 정확한 홈 송구로 추가 실점을 막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러나 터너의 수비가 원활하게 이뤄졌다면 아웃 카운트를 늘리고 류현진도 투구수를 줄여 7회까지는 마무리할 수도 있었다. 곧바로 8회초 다저스가 3점을 뽑았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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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한국시간) 워싱턴전에서 류현진을 응원하는 관중들. /AFPBBNews=뉴스1 |
비록 승리는 추가하지 못했지만, 류현진은 또 한 번의 호투로 시즌 평균자책점을 1.76에서 1.74로 낮췄다. 다저스가 결국 4-2로 승리한 데는 류현진이 어려운 고비들을 넘기고 1점으로 막아준 덕이 크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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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