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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왼쪽)-김광현. /AFPBBNews=뉴스1 |
류현진 볼티모어전 6이닝 4피안타 1실점 승
김광현 시카고 컵스전 3⅔이닝 3피안타 1실점
류현진(33·토론토)의 목소리는 밝았다. 경기 직후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온 류현진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볼에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필자가 봤을 때도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은 피칭이었다. 제구가 한결 정교해졌고, 공에 힘도 있었다.
무엇보다 변화구나 바깥쪽 승부 뒤 우타자 몸쪽 빠른 공으로 허를 찌른 것이 주효했다. 힘 있는 패스트볼에 날카로운 제구까지 곁들여지니 타자들의 방망이가 늦게 대응했다.
대표적인 장면은 6회 1사 1루 엔서니 산탄데르 타석이었다. 앞서 1회와 4회 바깥쪽 공에 연달아 우익수쪽 안타와 2루타를 내줬는데, 세 번째 대결에서는 시속 90.6마일(약 146km) 빠른 공을 몸쪽 낮게 던져 유격수 앞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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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18일(한국시간) 볼티모어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물론 누상에 주자를 늘리는 것은 피해야 했지만,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더욱이 상대 4번타자가 가운데로 오는 속구를 놓칠 리가 없다. 다행히 1타점 안타로 막았지만 큰 것 한 방이라도 내줬다면 단번에 2점 차로 쫓길 수 있었다.
류현진에게 “타자가 빠른 공을 노리고 있는데 치기 좋은 공을 던졌다. 중심 타선을 상대할 때는 그런 점도 주의를 해야 한다”고 조언하자 본인도 수긍했다. 앞서 12일 마이애미전에서 토론토 투수 앤서니 배스도 9회 프란시스코 세르벨리에게 볼카운트 3-0에서 어설픈 공을 던져 동점 스리런 홈런을 맞지 않았는가.
류현진의 피칭을 종합하자면, 볼 스피드는 지난 등판 때와 비슷했지만(MLB.com 기준 이날 최고 구속은 91.8마일, 약 148km) 제구가 잘 된 데다 결정적인 순간 몸쪽으로 빠른 공을 던져 타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것이 통했다. 80마일 정도의 체인지업 뒤 갑자기 90마일 패스트볼을 던지면 타자에게는 더욱 빠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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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투구하는 김광현. /AFPBBNews=뉴스1 |
김광현은 볼 스피드가 평소보다는 나오지 않아 보였다(이날 최고 구속은 91.6마일, 약 147km). 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아직 완벽한 느낌은 아니었다. 따라서 김광현은 빠른 공의 구속을 좀더 끌어올려 대처해 나갈 필요가 있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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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