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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6일(한국시간) 탬파베이를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류현진 3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 승패 없음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던 4회 2사, 투구수는 62개에 불과했다. 어느 투수가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싶었겠는가.
그러나 류현진(34·토론토)은 현명했다. 엉덩이에 통증을 느끼자 스스로 벤치에 신호를 보내 마운드를 내려왔다. 결과적으로 본인에게도 좋고, 팀도 승리를 거둘 수 있게 한 최상의 판단이었다. 만약 더 버텨보겠다고 생각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
투구수가 적기는 했으나, 이날 피칭은 앞선 보스턴전(21일·5이닝 4실점 패전)에 비해 나아 보였다. 볼에 힘이 있고, 제구가 정교했다.
특히 변화구의 각도가 무척 예리했다. 3회 선두 프란시스코 메히아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공(MLB.com 기준 커브, 시속 73.4마일·약 118㎞)은 엄청나게 휘어들어가 타자 뒤쪽으로 떨어질 정도였다. 같은 이닝 안디 디아스의 루킹 삼진 때 던진 커터(84.3마일·약 136㎞) 역시 움직임이 매우 날카로웠다. 평소에 던졌던 커브, 커터와 질적으로 달라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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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한국시간) 탬파베이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
그러자 내야에 훨씬 안정감이 느껴졌다. 비셋과 비지오는 기본적으로 수비가 불안하다. 어쩌다 호수비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선수 같으면 평범하게 막을 공을 어렵게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토론토는 투수력(평균자책점 3.04·아메리칸리그 1위)은 좋지만, 공격력(타율 0.225·리그 10위)이 빈약한 편이다. 그렇다면 내야 수비라도 좀더 강화하는 게 나아 보인다. 그게 비셋과 비지오에게도 좋고 팀에도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류현진은 경기 후 부상이 그다지 심각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천만다행이지만, 앞으로 상태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몸을 잘 추슬러 빨리 완쾌하기를 바란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국가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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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