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운데 직구도 못친다, 류현진 절묘한 볼배합에 최강팀도 얼어붙었다 [국민감독 김인식의 MLB 通]

신화섭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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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19일(한국시간) 보스턴전에서 7회초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류현진이 19일(한국시간) 보스턴전에서 7회초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19일(한국시간) 홈 보스턴전 8-0 승

류현진 7이닝 무실점 시즌 4승(2패)


멋진 설욕이었다. 지난 4월 21일 원정 보스턴전(5이닝 8피안타 4실점 패전)의 아쉬움을 약 한 달 만에 말끔히 씻어냈다.

류현진(34·토론토)의 경기 운영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지만, 이날 경기에선 특히 절묘한 볼 배합이 돋보였다. 상대 타자들이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이나 커터를 노리고 있을 때, 시속 89~90마일(약 143~145㎞)의 패스트볼을 한가운데로 자신 있게 꽂아 넣기도 했다. 보스턴 타자들은 예기치 못한 볼 배합에 허를 찔려 공을 '보고도 못 친 채' 흘려보내곤 했다.

보스턴 산더르 보하르츠가 19일(한국시간) 경기 6회 류현진에게 삼진을 당한 뒤 헬멧을 던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보스턴 산더르 보하르츠가 19일(한국시간) 경기 6회 류현진에게 삼진을 당한 뒤 헬멧을 던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경기 후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온 류현진은 "(4번타자) 산더르 보하르츠에게 좀더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보하르츠는 지난 4월 대결에선 류현진으로부터 홈런과 2루타를 때려냈으나, 이날은 삼진 2개와 내야 안타 1개에 그쳤다. 류현진은 "전에 몸쪽 공에 맞아서, 이번에는 볼이 되더라도 몸쪽으로 더 파고 들거나 바깥쪽으로 체인지업을 던진 것이 주효했다"고 돌아봤다.


가장 큰 위기가 있었다면 1-0으로 앞선 4회 초였다. 선두타자 알렉스 버두고에게 2루타를 맞고 1사 후 보하르츠를 유격수 내야 안타로 출루시켜 하마터면 동점이나 역전을 내줄 뻔했다.

19일(한국시간) 보스턴을 상대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19일(한국시간) 보스턴을 상대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토론토 내야가 또 문제였다. 특히 유격수 보 비셋은 타구가 어렵거나 쉽거나, 아슬아슬한 수비를 해 마음을 졸이게 한다. 3루수는 이날 지명타자로 나선 캐번 비지오 대신 선발 출전한 산티아고 에스피날이 공을 잡고 던지는 게 더 안정적이다.

토론토 타선은 선발타자 전원이 18안타를 때리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 보스턴에 완승을 거뒀다. 모처럼 5회 정도에 팀이 일찌감치 여유 있는 리드를 잡아 류현진도 편안한 마음으로 공을 던질 수 있었다. 부상 복귀 후 이제 3번째 등판했는데, 2경기 연속으로 7이닝을 던지며 건강을 회복한 모습을 보인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다행스럽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국가대표팀 감독

김인식 전 감독.
김인식 전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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