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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9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류현진 5이닝 4피안타 2실점 시즌 5승(2패)
"고교 때 겨울 전지훈련 온 것 같았어요."
야구하기엔 참 힘든 날씨였다. 비바람에 추위까지 겹쳐 류현진(34·토론토)도, 야수들도 손을 입에 대고 호호 부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MLB.com 기준 이날 구장의 풍속은 초속 11m였다).
경기 후 전화를 걸어온 류현진은 "고교 시절 2월쯤 국내 전지훈련을 가서 연습경기하던 날씨와 비슷했다"고 말했다. 필자가 "1회에 보니 공이 영 안 가던데, 그래도 꾸역꾸역 막아내더라"고 농담조로 얘기하자 류현진도 "맞습니다. 꾸역꾸역 던졌습니다"라며 웃었다. 그 악조건을 이겨내고도 덤덤한 모습이었다.
1회말 류현진이 3안타를 맞으며 2실점할 때만 해도 '오늘 큰 일이 나겠다' 싶은 걱정이 들 정도였다. 제구가 되지 않고 공의 위력도 평소보다 떨어졌다(이날 류현진의 최고 구속은 1회 에디 로사리오 타석 3구째 시속 88.5마일, 14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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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공을 던지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도 고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류현진은 달랐다. 팀 타선이 2회초 곧바로 동점을 만들고 3회초 역전에 성공하자 이내 힘을 내고 안정을 되찾았다.
더욱이 이날 상대한 클리블랜드는 2014년 첫 대결 이후 7년 만에 다시 만났다. 생소한 타자들이 많았음에도, 타순이 한 바퀴 돈 2회부터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철저하게 봉쇄했다.
역시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의 결과다. 평소같은 컨디션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여유와 관록을 앞세워 승리를 따냈다. 아울러 올해는 토론토 타선의 지원이 많아졌다는 점도 류현진에게는 힘이 되고 있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국가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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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감독. |